코칭스킬/경.공매

[스크랩] 정충진변호사의위장임차인 색출기1

대한유성 2014. 4. 10. 07:38

벌써 6월이다....코끝을 기분좋게 간지르는 미풍의 산들거림에 스르르 눈이 감겨온다.. 

수많은 상념속에서 작년 이맘때의 기억들이 아련하게 피어오른다.. 

이리 치이고 저리차이고 ...!! 희망없이 암담하기만 했던...그저 힘들기만 했던 1년전의 기억들이 시간너머 아득하다..

 

미래에 대한 희망을 품어 보고 싶어서.. 사람같이, 인간처럼 살고 싶어서 돌파구를 모색하다가 우연찮게  

경매계로 접어 든지 벌써 1년.. 

경매입문 초입에는 환금성 좋은 아파트가 주된 관심의 대상이었다.. 얼마를 투자해서 얼마후에 급매를 놓고  

얼마의 차익을 내면 얼마의 수익률이 되고 ..장미빛 환상속에서 끝없이 공부하고 끝없이 현장조사 

하고 끝없이 응찰하고 끝없이 낙방했다..

 

희망과 좌절의 비율이 적절히 배합된, 그럼으로써 하루하루 견딜수 있었던....그저 버티기만?도 성공인 그런 나날이었다.. 

어느정도 경험이 쌓이자 경매의 꽃이라고 할수 있는 아파트에 본격적으로 눈을 돌렸다.. 

당시 아파트에만 10여건을 집중적으로 응찰했는데 한건도 낙찰받지 못했다.. 

그때에도 실수요자나 아줌마 부대들을 고려하여 평범하고 누구나 쉽게 판단할 수 있는 물건은 거들떠 보지도 않았었는데..

 

유치권신고된 물건이나 선순위 가처분이 있는 물건...대지권 미등기물건이나 예고등기 있는 물건... 

이도저도 아니면 최소한 토지별도등기라도 있는 물건에 응찰을 했으나 평균적으로 20명이상씩 응찰하여

2등을 2번했던 기억말고는 모두 순위조차 알수 없거나 1등하고의 금액차가 너무 커서 순위조차 알고  

싶지 않았던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그중에 기억나는 물건이 하나 있다!! 

서울 성북구 정릉동에 소재한 30평형대 재건축된 아파트.. 

거의 감정가의 반에 육박하는 거액의 유치권이 신고되어 있었고 대지권은 미등기에다가 ?지권 유무 불명이아닌,

아예 대지권 없음이 공지된 물건..그리고 채무자의 소유권과 경매신청채권인 저당권이 추후 소송결과에 따라

말소되리란 예고등기까지 있었던 물건이었다..

 

최저가는 감정가 대비 50%대... 오랫만에 물건이다 싶어 장장 일주일을 권리분석에 매진(?)했다.. 

현장탐문결과 유치권은 허위의 개연성이 상당했고 신고금액의 10%정도면 협상이 가능하리라 판단했었다.... 

예고등기 또한 대법원 싸이트 검색결과 원고 패로 이미 소송이 끝난 상태였기 때문에 아무런 문제가 없었으나

문제는 대지권 미등기였다..

 

대지지분이 아예 없는 것으로 물건명세서상 공고되었고 당연히 감정가에도 대지지분은 포함되지 않았다..

결국 외관상으로는 낙찰자가 현재 대지소유자에게 대지지분을 매수해야하는 상황이었다. 

토지등기부 등본을 떼보니 누군가가 위 아파트 호수의 대지지분을 미리 사놓고 있었다....이름이 낯익어 자세히 보니

바로 유치권자였다..

 

유치권자가 대지지분을 사놓고 위 건물을 낙찰받으려는 의도였다...저가에 낙찰받기 위해 허위의 유치권을 신고해 두고...흠 

판례를 검색하다가 '대지권이 이미 성립한 후에 건물과 분리하여 대지권만을 매도하는 경우에는 그 매매계약은

무효이고 대지권은 건물의 처분에 종속하여 건물소유자에게 귀속한다'는 내용의 판례를 찾아냈다..

잘하면 공짜로 대지권을 얻을 수 있겠다 싶었다.. 

여러 자료들을 분석하여 나름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구성해 보고 별문제 없겠다 싶어서 응찰했다..

이렇듯 복잡한 물건에 누가 들어오겠는가....!

 

그래도 혹시 몰라 신중을 기하기로 하고 응찰가를 최저가보다 1000만원정도 더 쓰고 끝자리는 평소 습관에 따라

붙여 넣었는데...!! 

서울 중앙지법에서 세번째로 진행된 이 건 개찰에 응찰자로 호명되어 나가는 사람이 끝도 없었다.. 

나가면서떵 모두들 어의없어 했다...이런 물잰에.. 도대체 이 많은 사람들이....!!! 

모두들 표정이 어두웠다..대부분 최저가 언저리에서 응찰가를 써 넣었으리라... 

중풍에라도 걸렸는지 지팡이를 짚고 비척이는 걸음걸이로 간신히 법대앞에 나온 사람이 인상적이었다..

 

도대체 무슨 사정이 있길래 저런 몸을 이끌고....!!  

마음은 더 무거워 졌다...우린 안되도 저사람은 꼭 돼야 할 것 같았다.. 

자포자기의 심정으로 기다리는 데 낙찰가는 거의 감?가의 90%에 육박하는 수준이었다.. 

환하게 웃고있는 낙찰자는 건강해 뵈는 젊은 친구였다..

 

곧이어 지팡이를 짚고 또다시 힘겹게 계단을 올라가는 사람의 뒷모습!! 

처연했다...하마터먼 눈물이 날뻔했다.. 

내가 떨어져서가 아니라 지팡이의 주인공의 뒷모습이 너무나 지쳐보여서.... 

그 한걸음 한걸음이 너무도 위태로워 보여서.. 

암튼 그때 이후로 나는 아무리 좋아 보여도 아파트는 거들떠도 보지 않았다...

그래서 다가구 주택으로 눈을 돌렸고 상계동 소재 다가구 주택과 팽성읍에 있는 단층주택을 낙찰 받았다..

 

그럼에도 환금성 좋고 대출잘되는 아파트의 매력은 떨쳐버릴수 없었나 보다.. 

상계동 물건이 해결되고 여유가 생기자 강남역 인근에 소재한 90평짜리 주상복합아파트가 우연찮게 눈에 띄었다....

90평짜리 아파트인데 감정가가 12억원에 불과했고 감정시점도 한창 아파트값이 폭등하기전인 2005년도 였다....

현재 최저가는 감정가 대? 64%인 7억 4천여만원...

 

물건이다..!!   가슴이 뛰기 시작했다....!!!


출처 : 복돌이의 부동산산책
글쓴이 : 복돌이-박 창 훈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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