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속의 시스템
병원 응급실에 가보면 집에서 다쳐온 꼬마들의 울음소리가 가득하다. 응접실 탁자 모서리에 다치고 부엌에서 다치고 문짝에 다친 어린이들이다. 심지어는 아파트 창문에서 거꾸로 떨어져 사망한 아이도 있었다. 아이들만 다치는 게 아니라 어른들도 다쳐온다. 이렇듯 안전사고는 공사장이나 산업 현장에만 있는 게 아니라 가정에도 많다. 가정에서의 안전사고를 예방하는 길은 무엇일가? 식구들과 마주 앉아 가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사고가 무엇인지 생각해보자.
바람에 떨어진 버티컬(Vertical)을 다시 끼우려고 의자를 놓고 올라서지만 키가 모자란다. 방석을 하나 더 얹어놓고 그 위에 올라서면 될 것 같아 방석 하나를 올려놓는다. 올라서 보니 하나가 더 필요하다. 급한 마음에 하나를 더 얹는다. 그래도 조금 모자라 하나를 더 놓고 그 위에 올라선다. 올라서자마자 방석들이 튕겨지면서 어른이 공중에서 넘어진다. 콘크리트 기둥에 부딪혀 중상을 입을 수도 있고 창 밖으로 떨어질 수도 있다. 이런 사고를 예방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높게 올라서서 일을 할 경우에는 반드시 가정용 사다리를 갖다 놓고 누군가가 사다리를 잡아주는 것을 원칙으로 해야 한다. 이런 가능성을 미리 생각해보지 않은 사람, 시스템적 대안을 갖추지 않은 사람은 이런 사고를 당할 수 있다.
이사를 한 후 얼마 안돼서 급히 참고해야 할 책이 있었다. 책들은 모두 박스에 들어 있었다. 박스들이 창고에 차곡차곡 쌓여있었다. 한 권을 찾기 위해 창고에 가득히 쌓인 박스 모두를 꺼내서 조사할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 면도칼로 박스의 옆구리를 네모로 오려 내부를 들여다보며 책을 찾았다. 다행이 그 책이 있었다. 박스의 크기가 달라 박스와 박스 사이에는 틈새가 있었다. 그 틈새로 팔을 넣어 중간 위치에 끼어있는 박스를 꺼냈다. 힘들게 꺼내긴 했지만 박스가 밖으로 튕겨나오자 마자 산더미처럼 쌓여있던 다른 박스들이 그 공간을 메웠다.
아차 하는 순간에 팔이 박스 더미에 끼어 빼낼 수가 없었다. 팔이 납작해지는 것처럼 고통스러웠다. 집에는 아무도 없었다. 다른 손으로 주위에 있던 물건들을 하나씩 집어다 박스 사이에 틈을 만들어 가면서 틈새를 만들어 가까스로 팔을 빼내긴 했지만 자신의 일하는 방법이 참으로 한심했다는 생각이 뒤늦게 들었다. “아! 이런 일은 집에 두 사람 이상이 있을 때에만 해야겠구나!”, “일을 시작하기 전에 안전사고가 날 수 있는 요소가 무엇인지, 이를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 사전에 생각한 후에 예방조치부터 하고 대들었어야 했는데!”.
여름이면 맞바람 치라고 문을 열어놓는다. 바람에 문이 닫히면 무서운 힘을 낸다. 거기에 아이들이 들어 있으면 크게 다친다. 모든 문고리를 끈에 묶어 피아노 다리 등에 잡아매 놓던지, 무거운 물건으로 문이 닫히지 않게 눌러놓아야 한다. 이것은 매우 중요한 안전수칙이다. 아이들이 다른 집에 갔을 때, 그 집에서 발생할 수 있는 안전사고의 경우를 식구들마다 가상해 보자. 방충망을 튼튼하다고 믿고 창틀에 올라간 아이가 어떤 사고를 당할까. 복도 식 아파트가 많다. 이런 곳에서는 아이들이 추락사고를 많이 일으킨다. 가끔씩 가족들이 조금씩만 생각해도 수많은 착안점을 발견해낼 수 있다. 착안점이 많을 수록 사고가 줄어든다.
홍수의 물결 속에서 간신히 균형을 유지하고 있는 사람을 구하기 위해 개울 양쪽에 있는 두 사람이 밧줄의 양끝을 쥐고 있다. 줄넘기 식으로 늘어진 밧줄의 중앙을 개울 가운데 있는 사람이 안전하게 잡게 하려면 밧줄을 상류에서부터 내려 주어냐 하겠는가 또는 하류에서부터 훑어 올려줘야 하겠는가. 필자는 이 질문을 인명구조를 책임지는 소방서 초급간부들에게 여러번 물어보았다. 대부분이 밧줄을 상류 쪽에서 내려 주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만일 밧줄을 상류에서부터 내려주면 성난 물결이 밧줄을 마구 때릴 것이다. 이런 밧줄이 구조될 사람의 몸을 살짝 만이라도 쳐보자. 즉시 균형을 잃고 떠내려갈 것이다. 따라서 밧줄은 하류에서부터 훑어 올려줘야 한다. 이렇게 설명해주니까 거의 모든 간부들이 동의했다.
만일 상류에서부터 내려줘야 한다고 생각했던 간부들이 인명을 구출하러 나섰다 하자. 그들은 목숨을 구하려다 오히려 목숨을 잃게 했을 것이다. 시간이 많을 때에는 수많은 경우를 상상하고 그에 대한 대비책을 느긋하게 생각할 수도 있고, 토의에 붙일 수도 있겠지만 위급한 상황에서는 그러한 여우가 없다. 따라서 시간이 있을 때에 지혜를 짜내야 한다.
첫째, 토의와 연구를 통해 각종 상황에 대한 시나리오를 가상해내고 둘째, 그 각각에 대한 상황처리 방법과 절차를 연구해내서 이를 표준화하고 셋째, 구조 장비와 표준화된 절차를 연합시켜 구조요원들에 대한 교육을 시켜야 한다. 이것이 재난구호 시스템에 대한 기본적인 접근방법이다.
어느 아파트 내, 어름이 깔린 보도 위에 교회 버스를 기다리는 아이들이 줄지어 있었다. 버스가 조심스럽게 다가와 멈추기 직전에 맨 앞에 서있던 어린 아이가 갑자기 미끌어져 버스 바퀴가 그녀의 다리 위를 넘었다. 순식간에 다리가 덜렁거리고 아이는 사색이 돼 있는데도 주위에 있던 어른들은 혀만 차고 누구 하나 나서지 못했다. 아이의 목숨은 주위에 의협심 있는 사람이 있느냐 없느냐에 달려있다. 다행이 의협심 있는 사람을 만나면 우리는 운이 좋다고 말한다. 운이 목숨을 구하는 세상인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119라는 시스템이 생겼다. 그만큼 시스템이 향상된 것이다.
미국의 육군 연구소는 3백 마리의 양을 실험용 산에 풀어놓고 포탄을 발사했다. 부상을 당하기도 하고 즉사하기도 했다. 각 부상 부위별로 죽어 가는 시간을 측정했다. 이는 전시에 쏟아지는 수많은 부상자들에게 후송 및 치료에 우선 순위를 부여하는 데 사용되고 있다. 이러한 개념에 따라 1980년대 초부터 미국은 현장의사를 하나의 과정으로 설치하여 양성하기 시작했다.
의사가 사고 현장에 나가 현장 및 후송과정에서 될수록 많은 응급치료를 하면 그만큼 생명이 연장된다. 후송 도중 의사는 병원을 선정하고, 도착하자마자 무슨 조치부터 취해야 하는지에 대한 사전 명령을 내린다. 이를 뒷받침하는 시스템도 설치돼 있다. 환자에게 단 1초의 시간이라도 더 절약해주려는 노력인 것이다. 이런 현장의사 시스템은 현 한국의 의료보험 체제가 존속하는 한, 꿈조차 꿀 수 없는 시스템이다. 시스템 적으로 보면 현 의료보험 시스템은 의료 시스템 선진화에 가장 큰 걸림돌이다.
머리 좋은 두 학생이 같은 반에서 공부를 했지만 1등은 언제나 정해져있었다. 2등을 한 학생은 "이제 모든 내용을 완전히 소화했으니 문제가 나오면 그때그때 응용력을 발휘해서 풀면 된다"라는 자세로 시험에 임했다. 1등을 한 학생은 제한된 시간 내에 자기의 실력을 가장 효율적으로 발휘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예상되는 문제의 패턴을 상상해내고 각 패턴별로 문제풀이 요령과 절차를 표준화해서 그에 따라 훈련을 한 것이다.
건축 현장에서는 일용 근로자로 집을 짓는다. 시간이 돈이라는 인식 때문에 아무런 교육도 없이 인부를 곧장 일터에 투입한다. 사고가 안 나면 그게 이상한 일이다. 현장 관리자는 여기 저기에서 몰려온 인부들이 저지를 수 있는 사고의 유형을 통계자료 분석을 통하여 설정해내고, 각 유형에 대한 예방책을 마련하여 충분히 교육을 해야 한다. 일하는 요령도 자세하게 교육해야 한다. A/S가 발생할 수 있는 요소들을 사전에 제거하기 위해 교육하고, 가장 쉽고 안전한 방법이 무엇인가에 대해 교육해야 한다.
이런 비용을 아끼다보면 사고가 나고 불량이 속출한다. 사고가 나면 수백 배의 비용이 날아가고 A/S가 많이 생기면 기업이미지가 나빠지고 수많은 고객의 발길을 돌리게 한다. 따라서 1시간 교육하고 7시간 일시키는 것이 0시간 교육하고 10시간 이상 일시키는 것보다 더 효과적일 것이다. 인부들은 그들의 생명을 지켜주려는 회사를 위해 더 열심히 일한다. 사람들은 보이는 비용만 아끼려 하지만 이는 앞으로 남고 뒤로 많이 밑지게 하는 선택이다. 훌륭한 경영자는 눈에 보이지 않는 비용을 볼 줄 아는 사람이다.
광양제철에는 시스템 운동이 한창이다. "생산성을 높이자 또는 품질을 높이자, 그래서 시스템 운동을 전개하자". 이렇게 말하면 근로자들은 "누구 좋은 일인데?"하고 외면한다. 그래서 광양제철은 "인명과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시스템 운동을 전개하자"라고 호소했다. "자네가 죽거나 다치면 가족은 어떻게 되겠는가? 자네 몸을 보호하려면 정신만 차린다고 되는 일이 아닐세. 시스템이 있어야 할 게 아닌가? 자네 가족들이 환경 공해로 병들고 있네. 그렇다고 자네만 다른 데로 이사할 수는 없지 않은가? 우리 고쳐 나가세. 마음만 바로 먹는다고 어디 될 일인가? 자네 혼자 한다고 되겠는가? 시스템이 필요하네".
몇 개의 시스템 성과를 경험한 근로자들은 시스템 없이는 살 수 없는 사람들로 변해버렸다. "산꼭대기 위에 갖다 놓아도 나는 충분히 살아남을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가득 차 있었다. 이는 1997년의 이야기였지만 그 이후에는 얼마나 발전했는지 알 수 없다.
병원 응급실에 가보면 집에서 다쳐온 꼬마들의 울음소리가 가득하다. 응접실 탁자 모서리에 다치고 부엌에서 다치고 문짝에 다친 어린이들이다. 심지어는 아파트 창문에서 거꾸로 떨어져 사망한 아이도 있었다. 아이들만 다치는 게 아니라 어른들도 다쳐온다. 이렇듯 안전사고는 공사장이나 산업 현장에만 있는 게 아니라 가정에도 많다. 가정에서의 안전사고를 예방하는 길은 무엇일가? 식구들과 마주 앉아 가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사고가 무엇인지 생각해보자.
바람에 떨어진 버티컬(Vertical)을 다시 끼우려고 의자를 놓고 올라서지만 키가 모자란다. 방석을 하나 더 얹어놓고 그 위에 올라서면 될 것 같아 방석 하나를 올려놓는다. 올라서 보니 하나가 더 필요하다. 급한 마음에 하나를 더 얹는다. 그래도 조금 모자라 하나를 더 놓고 그 위에 올라선다. 올라서자마자 방석들이 튕겨지면서 어른이 공중에서 넘어진다. 콘크리트 기둥에 부딪혀 중상을 입을 수도 있고 창 밖으로 떨어질 수도 있다. 이런 사고를 예방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높게 올라서서 일을 할 경우에는 반드시 가정용 사다리를 갖다 놓고 누군가가 사다리를 잡아주는 것을 원칙으로 해야 한다. 이런 가능성을 미리 생각해보지 않은 사람, 시스템적 대안을 갖추지 않은 사람은 이런 사고를 당할 수 있다.
이사를 한 후 얼마 안돼서 급히 참고해야 할 책이 있었다. 책들은 모두 박스에 들어 있었다. 박스들이 창고에 차곡차곡 쌓여있었다. 한 권을 찾기 위해 창고에 가득히 쌓인 박스 모두를 꺼내서 조사할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 면도칼로 박스의 옆구리를 네모로 오려 내부를 들여다보며 책을 찾았다. 다행이 그 책이 있었다. 박스의 크기가 달라 박스와 박스 사이에는 틈새가 있었다. 그 틈새로 팔을 넣어 중간 위치에 끼어있는 박스를 꺼냈다. 힘들게 꺼내긴 했지만 박스가 밖으로 튕겨나오자 마자 산더미처럼 쌓여있던 다른 박스들이 그 공간을 메웠다.
아차 하는 순간에 팔이 박스 더미에 끼어 빼낼 수가 없었다. 팔이 납작해지는 것처럼 고통스러웠다. 집에는 아무도 없었다. 다른 손으로 주위에 있던 물건들을 하나씩 집어다 박스 사이에 틈을 만들어 가면서 틈새를 만들어 가까스로 팔을 빼내긴 했지만 자신의 일하는 방법이 참으로 한심했다는 생각이 뒤늦게 들었다. “아! 이런 일은 집에 두 사람 이상이 있을 때에만 해야겠구나!”, “일을 시작하기 전에 안전사고가 날 수 있는 요소가 무엇인지, 이를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 사전에 생각한 후에 예방조치부터 하고 대들었어야 했는데!”.
여름이면 맞바람 치라고 문을 열어놓는다. 바람에 문이 닫히면 무서운 힘을 낸다. 거기에 아이들이 들어 있으면 크게 다친다. 모든 문고리를 끈에 묶어 피아노 다리 등에 잡아매 놓던지, 무거운 물건으로 문이 닫히지 않게 눌러놓아야 한다. 이것은 매우 중요한 안전수칙이다. 아이들이 다른 집에 갔을 때, 그 집에서 발생할 수 있는 안전사고의 경우를 식구들마다 가상해 보자. 방충망을 튼튼하다고 믿고 창틀에 올라간 아이가 어떤 사고를 당할까. 복도 식 아파트가 많다. 이런 곳에서는 아이들이 추락사고를 많이 일으킨다. 가끔씩 가족들이 조금씩만 생각해도 수많은 착안점을 발견해낼 수 있다. 착안점이 많을 수록 사고가 줄어든다.
홍수의 물결 속에서 간신히 균형을 유지하고 있는 사람을 구하기 위해 개울 양쪽에 있는 두 사람이 밧줄의 양끝을 쥐고 있다. 줄넘기 식으로 늘어진 밧줄의 중앙을 개울 가운데 있는 사람이 안전하게 잡게 하려면 밧줄을 상류에서부터 내려 주어냐 하겠는가 또는 하류에서부터 훑어 올려줘야 하겠는가. 필자는 이 질문을 인명구조를 책임지는 소방서 초급간부들에게 여러번 물어보았다. 대부분이 밧줄을 상류 쪽에서 내려 주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만일 밧줄을 상류에서부터 내려주면 성난 물결이 밧줄을 마구 때릴 것이다. 이런 밧줄이 구조될 사람의 몸을 살짝 만이라도 쳐보자. 즉시 균형을 잃고 떠내려갈 것이다. 따라서 밧줄은 하류에서부터 훑어 올려줘야 한다. 이렇게 설명해주니까 거의 모든 간부들이 동의했다.
만일 상류에서부터 내려줘야 한다고 생각했던 간부들이 인명을 구출하러 나섰다 하자. 그들은 목숨을 구하려다 오히려 목숨을 잃게 했을 것이다. 시간이 많을 때에는 수많은 경우를 상상하고 그에 대한 대비책을 느긋하게 생각할 수도 있고, 토의에 붙일 수도 있겠지만 위급한 상황에서는 그러한 여우가 없다. 따라서 시간이 있을 때에 지혜를 짜내야 한다.
첫째, 토의와 연구를 통해 각종 상황에 대한 시나리오를 가상해내고 둘째, 그 각각에 대한 상황처리 방법과 절차를 연구해내서 이를 표준화하고 셋째, 구조 장비와 표준화된 절차를 연합시켜 구조요원들에 대한 교육을 시켜야 한다. 이것이 재난구호 시스템에 대한 기본적인 접근방법이다.
어느 아파트 내, 어름이 깔린 보도 위에 교회 버스를 기다리는 아이들이 줄지어 있었다. 버스가 조심스럽게 다가와 멈추기 직전에 맨 앞에 서있던 어린 아이가 갑자기 미끌어져 버스 바퀴가 그녀의 다리 위를 넘었다. 순식간에 다리가 덜렁거리고 아이는 사색이 돼 있는데도 주위에 있던 어른들은 혀만 차고 누구 하나 나서지 못했다. 아이의 목숨은 주위에 의협심 있는 사람이 있느냐 없느냐에 달려있다. 다행이 의협심 있는 사람을 만나면 우리는 운이 좋다고 말한다. 운이 목숨을 구하는 세상인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119라는 시스템이 생겼다. 그만큼 시스템이 향상된 것이다.
미국의 육군 연구소는 3백 마리의 양을 실험용 산에 풀어놓고 포탄을 발사했다. 부상을 당하기도 하고 즉사하기도 했다. 각 부상 부위별로 죽어 가는 시간을 측정했다. 이는 전시에 쏟아지는 수많은 부상자들에게 후송 및 치료에 우선 순위를 부여하는 데 사용되고 있다. 이러한 개념에 따라 1980년대 초부터 미국은 현장의사를 하나의 과정으로 설치하여 양성하기 시작했다.
의사가 사고 현장에 나가 현장 및 후송과정에서 될수록 많은 응급치료를 하면 그만큼 생명이 연장된다. 후송 도중 의사는 병원을 선정하고, 도착하자마자 무슨 조치부터 취해야 하는지에 대한 사전 명령을 내린다. 이를 뒷받침하는 시스템도 설치돼 있다. 환자에게 단 1초의 시간이라도 더 절약해주려는 노력인 것이다. 이런 현장의사 시스템은 현 한국의 의료보험 체제가 존속하는 한, 꿈조차 꿀 수 없는 시스템이다. 시스템 적으로 보면 현 의료보험 시스템은 의료 시스템 선진화에 가장 큰 걸림돌이다.
머리 좋은 두 학생이 같은 반에서 공부를 했지만 1등은 언제나 정해져있었다. 2등을 한 학생은 "이제 모든 내용을 완전히 소화했으니 문제가 나오면 그때그때 응용력을 발휘해서 풀면 된다"라는 자세로 시험에 임했다. 1등을 한 학생은 제한된 시간 내에 자기의 실력을 가장 효율적으로 발휘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예상되는 문제의 패턴을 상상해내고 각 패턴별로 문제풀이 요령과 절차를 표준화해서 그에 따라 훈련을 한 것이다.
건축 현장에서는 일용 근로자로 집을 짓는다. 시간이 돈이라는 인식 때문에 아무런 교육도 없이 인부를 곧장 일터에 투입한다. 사고가 안 나면 그게 이상한 일이다. 현장 관리자는 여기 저기에서 몰려온 인부들이 저지를 수 있는 사고의 유형을 통계자료 분석을 통하여 설정해내고, 각 유형에 대한 예방책을 마련하여 충분히 교육을 해야 한다. 일하는 요령도 자세하게 교육해야 한다. A/S가 발생할 수 있는 요소들을 사전에 제거하기 위해 교육하고, 가장 쉽고 안전한 방법이 무엇인가에 대해 교육해야 한다.
이런 비용을 아끼다보면 사고가 나고 불량이 속출한다. 사고가 나면 수백 배의 비용이 날아가고 A/S가 많이 생기면 기업이미지가 나빠지고 수많은 고객의 발길을 돌리게 한다. 따라서 1시간 교육하고 7시간 일시키는 것이 0시간 교육하고 10시간 이상 일시키는 것보다 더 효과적일 것이다. 인부들은 그들의 생명을 지켜주려는 회사를 위해 더 열심히 일한다. 사람들은 보이는 비용만 아끼려 하지만 이는 앞으로 남고 뒤로 많이 밑지게 하는 선택이다. 훌륭한 경영자는 눈에 보이지 않는 비용을 볼 줄 아는 사람이다.
광양제철에는 시스템 운동이 한창이다. "생산성을 높이자 또는 품질을 높이자, 그래서 시스템 운동을 전개하자". 이렇게 말하면 근로자들은 "누구 좋은 일인데?"하고 외면한다. 그래서 광양제철은 "인명과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시스템 운동을 전개하자"라고 호소했다. "자네가 죽거나 다치면 가족은 어떻게 되겠는가? 자네 몸을 보호하려면 정신만 차린다고 되는 일이 아닐세. 시스템이 있어야 할 게 아닌가? 자네 가족들이 환경 공해로 병들고 있네. 그렇다고 자네만 다른 데로 이사할 수는 없지 않은가? 우리 고쳐 나가세. 마음만 바로 먹는다고 어디 될 일인가? 자네 혼자 한다고 되겠는가? 시스템이 필요하네".
몇 개의 시스템 성과를 경험한 근로자들은 시스템 없이는 살 수 없는 사람들로 변해버렸다. "산꼭대기 위에 갖다 놓아도 나는 충분히 살아남을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가득 차 있었다. 이는 1997년의 이야기였지만 그 이후에는 얼마나 발전했는지 알 수 없다.
출처 : 지만원의 시스템클럽
글쓴이 : 상실시대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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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신앙2 > 리더십·CEO'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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