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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시너지란 무엇인가? (추천)

대한유성 2006. 4. 23. 08:07

 

시너지란 무엇인가?



시너지(synergy)란 시스템이 내는 에너지 즉 시스템 에너지의 준말이다. 개개인
의 에너지로 성과를 내려말고 시스템의 힘으로 성과를 내라는 뜻이다. 지금은 시너
지가 기업의 운명을 좌우하는 시대다. 시너지를 많이 내는 기업은 살고 그렇지 못
한 기업은 도태한다. 우리기업이 선진기업에 밀리는 것은 오직 하나 시너지라는 게
임 때문이다.

첫째, 어떤 시스템을 만드느냐는 오직 CEO에게 달려있다. 둘째, 모든 기업은 시
스템 황무지다. 따라서 이제부터 한국의 모든 CEO와 CEO를 지망하는 모든 이들은
시너지라는 것이 인생의 승부수요 기업의 승부수라는 냉엄한 사실을 빨리 받아들여
야 한다. "부족하긴 해도 우리 기업에는 시스템이 있다"고 생각하면 매우 큰 오산이
다. 한국의 초 우량기업, 초대형 기업도 시스템 황무지라는 사실을 하루빨리 인정해
야 발전이 빠르다.

시너지에 대한 고전적인 해석은 이렇다. 마을의 동쪽과 서쪽에 신발가게가 하나
씩 있었다. 하루에 평균 열 켤레씩 팔렸다. 분산돼 있던 신발가게를 한 곳에 모았더
니 백 켤레씩 팔렸다. 흩어져 있던 것을 단지 한 곳으로 모았을 뿐인데 열 배의 효
과가 난 것이다. 이 이해할 수 없는 힘을 시너지 효과(synergy effect)라고 부른다.

두 개의 가게가 각기 떨어져 있을 때에는 낱개 가게의 합에 불과했다. 하지만 두
개의 가게를 한 군데 합치니까 "시장"이라는 시스템이 생겼다. 10배의 효과는 바로
시장이라는 시스템이 낸 것이다.

미국에서는 많은 백화점들이 쇼핑센터에 옹기종기 몰려있다. 먹자골목에 들어
있는 음식점들이 더 잘된다. 을지로-충무로 지역에 인쇄 관련 업체들이 모여있다.
어선을 만드는 지역에 어구 업체들이 몰려 있다. 자동차 조립업체가 있는 곳에 부
품업체들이 밀집해 있다. 모두가 시너지를 내고 있는 사례들이다.

업체들이 업체군(群)으로 연합하는 것은 본능적인 현상이다. 본능에 의해 떼를 짓
고, 떼를 지으면 시너지는 자연히 발생한다. 떼를 지음으로써 나타나는 에너지는 각
업체의 노력에 의해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모임" 자체가 내는 힘이다. 모임이 시너
지를 내고 있다 해서 개별 기업이 시너지를 내고 있는 것은 아니다. 같은 기업군
내에서도 시너지를 내지 못하는 기업은 밀려난다. 이 책에서 다루려는 문제는 모이
기만 하면 나올 수 있는 자연 발생적인 시너지가 아니라 개별 기업의 운명에 직결
되는 기업이 내는 인위적인 시너지에 관한 것이다.

옛날 한 동안은 누가 정치권력을 등에 업고 은행으로부터 더 많은 돈을 빌리느냐
가 생존게임을 좌우했다. 하지만 정치권력은 영원할 수 없을뿐더러 WTO의 투명성
역시 정경유착을 용납하지 않는다. 더구나 유착을 전제로 하는 기업은 정신적으로
부패한다. 정신적으로 부패한 기업에는 자생력이 자랄 수 없다. 이러한 기업은 정치
권력이 사라지는 순간부터 쓰러지기 시작한다.

기업을 위해서나 국가를 위해 기업은 자생력으로만 성장해야 한다. 자생력의 핵
은 시너지다. 이제부터 기업은 한번도 치러본 적이 없는 "시너지 전쟁"을 치러야 한
다. 과거에는 망하지 않던 기업이 WTO 시대에 들어오자마자 망하는 이유는 무엇
인가? 과거에는 외국으로부터 완제품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장벽을 쳤다. 선진국 국
민이 200 달러에 사 쓰는 제품을 우리 국민에게는 700 달러에 팔았다. 이러한 현상
이 영원히 지속될 수 있었다면 한국에는 지금까지 망하는 대기업이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WTO가 되자 모든 장벽이 허물어 졌다. 선진국에서 싸고 좋은 완제품이
물밀 듯 들어오게 되었다. 700달러를 받아야 수지가 맞던 회사가 갑자기 200달러
짜라 제품이 들어오자 경쟁력에서 밀리는 것이다. 우리는 시너지를 낼 줄 몰라서
700달러를 받아야 수지를 맞출 수 있었고, 선진기업은 시너지를 낼 줄 알았기 때문
에 200 달러를 받아도 수지가 맞았다.

우리 기업들이 장막 뒤에 안주하면서 방만한 경영을 하고 있는 사이에 선진 외국
기업들은 과학경영을 생활화했다. 선진기업에게 제품가격은 기업이 결정하는 가격
이 아니라 국제 시장이 정해주는 가격이었다. 국제시장가격에 맞추기 위해 설계를
개선하고 경영혁신을 생활화했다. 이를 DTC(Design To Cost)라 한다. 하지만 한국
기업은 2중 가격을 사용했다. 국제시장에는 덤핑하여 150 달러에 출혈수출하고, 내
수시장에는 700 달러로 팔았던 것이다.

인생과 기업과 국가의 승부수로 떠오른 시스템! 시스템은 무엇인가? "두 개 이상
의 객체가 연합하여 객체 상호간의 논리적 연관성을 가지고 외부의 간섭 없이 스스
로 치고 받으면서 특정 목적을 수행하는 유기체(entity)"로 정의된다. 인체는 가장
훌륭한 시스템의 표본이다. 수많은 내장이 있다. 이들 상호간에는 견제와 균형이라
는 논리적 연관성이 있다. 일일이 대뇌가 간섭하지 않더라도 내장끼리 스스로 치고
받으면서 건강을 유지한다.

2만여 개의 자동차 부품을 일렬로 나열하면 시스템이 만들어지지 않는다. 논리적
연관성에 따라 배열할 때에 비로소 자동차라는 시스템이 나온다. 자동차라는 시스
템이 내는 힘은 괴력이다. 하지만 자동차를 만든 사람들이 맨손으로 발휘하는 힘은
미미하다. 여기에 엄청난 교훈이 숨어 있다. 괴력을 내려면 먼저 괴력을 낼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고 그 시스템으로 하여금 괴력을 발휘케 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우리
는 이렇게 중요한 교훈을 알지 못하고 훈계와 통제로 일을 하려 했다. 공자 말씀,
규정들을 나열해 가면서 벌과 상으로 다스리려는 것이 우리의 경영이었다.

과거 수십 년간 은행객장에 질서가 없었다. 그런데 10여년 전, 국민은행을 선두로
일본으로부터 순번대기표시스템이 도입됐다. 그 간단한 시스템이 등장하자 수십 년
간의 고질병이 순간적으로 치료됐다. 은행에 "보이지 않는 손"(invisible hand)이 설
치된 것이다. 이 간단한 시스템 하나 설치하면 될 것을 가지고 우리는 과거 수십
년간 애꿎은 국민의식만 탓했다. 지금 와서 보면 과거의 무질서함은 의식 탓이 아
니라 시스템 탓이었다.

1982년 필자는 처음으로 싱가포르를 방문한 적이 있다. 도착하면서부터 시스템이
눈에 띄기 시작했다. 내리기 직전 기체 내에서 안내방송이 나왔다. "손님들께서 공
항 택시를 이용하실 때에는 미터기 요금에 싱가포르 달러로 3달러를 더 얹어 주십
시오. 미터기 요금은 시내 주행용으로 설정됐습니다. 시내와 공항은 3달러만큼 이격
돼 있습니다". 보상해주기 때문에 그만큼 바가지를 씌우고 싶은 마음이 줄어든 것이
다.

택시를 타면 앞좌석 앞에 붙어있는 인적사항부터 수첩에 적어놓는 게 좋다. 미국
달러와 싱가포르 달러간의 환율 계산에 혼돈이 와서 돈을 더 주었다거나 택시에 두
고 내린 물건이 있을 경우를 위해서다. 이럴 경우 손님은 그가 묵고 있는 호텔의
프론트 데스크에 택시 번호를 제시하고 사정을 설명한다. 그러면 경찰이 택시 기사
를 데리고 와서 문제를 즉시 해결해 준다. 바가지를 씌울 생각은 아예 꿈조차 꾸지
못한다.

공항건물 처마 밑에 택시 승차대가 마련돼 있었다. 택시를 기다리는 손님들이 지
그재그로 줄을 섰다. 좁은 공간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이 차례대로 줄을 서는 방법
이다. 누가 통제하는 것도 아닌데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이 차례를 지켜 한 줄로 선
것은 바닥에 노란 색의 선명한 선이 그어져 있기 때문이었다.

택시가 일렬로 들어와 일곱 갈래의 승차대로 나란히 갈라섰다. 한꺼번에 일곱 대
의 택시가 손님을 태우고 떠났다. 손님도 택시도 지루하지 않았다. 손님이 많으면
택시도 많이 들어왔고 손님이 없으면 택시도 끊겼다. 공항 방송만 틀면 택시 사정
에 대한 정보가 흘러나왔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김포공항에서는 지금 이 순간까지도 손님도 일렬, 택시도 일렬이다. 맨 앞
에 서있는 택시가 짐 많은 손님을 태우는 동안 길게 늘어선 택시들은 엄청난 시간
을 낭비한다. 스무 번 째 서있는 택시는 20분 정도를 기다려야 한다. 짜증이 날 수
밖에 없다. 그들에게 시간은 돈이기 때문에 기다린 시간만큼 보상을 받으려 한다.
일단 바가지 마인드가 생기면 바가지 액수도 오른다.

싱가포르 백화점에서 택시를 기다리면 택시가 줄줄이 들어온다. 아르바이트 학생
이 손님 수를 세어서 무전으로 택시회사에 연락해준다. 손님 있는 곳에는 항상 택
시가 있다. 이처럼 싱가포르에 가면 편리한 서비스를 받는다. 저절로 그렇게 되는
게 아니다. 싱가포르 국민의 의식이 우리 나라보다 높아서 그런 것도 아니다. 누군
가가 시스템을 설치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하라"고 말하는 건 시스템이 아니다. "
그렇게 될 수밖에 없도록" 만드는 게 시스템이다.

200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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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지만원의 시스템클럽
글쓴이 : 상실시대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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