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 부자의 마음을 훔친 '맨땅에 헤딩' 영업
[1등 PB의 DNA]<8-1, 끝> 농협 분당PB센터 김재용 팀장이 말하는 1등 비결
"잠재 고객들을 찾아 끊임없이 만납니다. 그들이 건방지게 볼 수도 있지만, 돈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하나부터 열까지 자세히 들려줍니다. 처음엔 어렵고 힘들지만 시간이 지나면 결국 그들의 신뢰를 얻을 수 있습니다."
농협 분당PB(프라이빗 뱅킹)센터 김재용 팀장(41)이 말하는 이른바 '맨땅에 헤딩' 영업 노하우다. 오픈 한 지 이제 겨우 2년6개월. 3년도 채 안된 짧은 시간에 분당 자산가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그만의 비법이다. 김 팀장은 "농협이라는 믿음직한 브랜드는 있지만 PB영업을 시작한지 얼마 안 됐기 때문에 어려움이 많았다"며 "영업망이 잘 갖춰진 시중은행과 경쟁하려면 뭔가 차별화된 요소가 필요했다"고 말했다. PB영업을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은 농협으로선 다른 은행처럼 자산 이관제도(A영업점에서 B영업점으로 자산을 양수도 하는 제도)는 어려운 일이었다. 또 센터도 적기 때문에 신규 고객 유치가 절실했다. 결국 충성고객을 확보, 입소문을 내는 게 급선무였다. 고객에게 먼저 연락을 취해 다가가는 '아웃바운딩(Out Bounding)영업'은 필수였다. 그는 분당에서 이제 2년6개월 정도 영업을 하다 보니 나름대로 고객관리 비법이 생겼다고 말한다. 다른 은행 PB들과 똑같이 해선 마음을 얻을 수 없다는 것. 농협 PB로서 차별화된 전략으로 접근하는 거다. 김 팀장은 "자산가들은 처음 접근할 때부터 어려움이 많은 게 사실이다"며 "한 번 만남으로 친해질 수도 없고, 짧은 기간 그들을 고객으로 만들기도 힘들다"고 말했다. 이어 "그들을 위한 다양한 포트폴리오와 여러 마케팅 프로그램으로 1년 정도 지나니 실적으로 나타났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남들과 다른 방법으로 어떻게 고객을 끌어들일 수 있느냐다"고 덧붙였다. 다른 은행 PB들이 수익률이나 시장상황 위주로 고객 응대에 치중한다면 김 팀장은 그들과 다른 방법으로 접근한다는 것. 당연히 알 것이란 막연한 생각에서 벗어나 상품의 구조와 운용방법 등 세세한 것까지 모두 알려준다는 생각으로 접근하다 보면 어느새 자산가들의 마음을 얻을 수 있었다. 이런 노력으로 지난해보다 올해 실적이 50% 넘게 늘었다. 3년 전만 해도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지만 이제 농협 PB라는 명성을 서서히 세우고 있다. 김 팀장은 "시중은행 PB들이 재테크라는 명목으로 수익률을 강조할 때, 나는 재무 설계 개념을 통한 기본을 집중으로 강조한다"며 "처음에는 이런 나를 이상하게 보지만 시간이 지나면 달라진다"고 설명했다. 분당 PB센터는 개설 3년차에 접어든 올해 초 영업 강화를 위한 승부수(?)를 띄웠다. 사실 그동안 본격적인 영업을 위한 준비단계였기 때문에 다른 은행 PB센터와 차별화 전략이 없었다. 그래서 내놓은 게 'PB 전용상품'이다. 사모펀드를 비롯해 자산운용사를 끼고 자산가들이 요구하는 상품을 직접 설계하는 것이다. 목표 수익률은 8∼9%로 예금 이자보다 좀 높게 설정, 안전성에 초점을 맞췄다. 지금까지 네 개의 상품 모두 히트를 쳤다. 소문이 나자 고객들이 고객을 몰고 오는 사례도 빈번하다. 한 고객이 보통 4∼5명의 자산가를 소개해주고 또 하나의 상품을 만든다. 오는 8일에도 새로운 상품이 나올 예정이다. 김 팀장은 "1등 비결은 결국 고객들의 변치 않는 관심과 사랑이다"며 "고객들이 나를 보고 올 수도 있겠지만 농협을 보고 찾아오는 경우가 많은데 무리한 욕심을 버리고 고객들이 정말 신뢰할 수 있도록 신뢰를 심어주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상품 운영 현황이나 모든 것을 투명하게 관리하는 게 핵심이다"며 "그러면서 고객의 마음을 읽을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특히 요즘처럼 불확실성이 크고 경제 상황이 좋지 않을 때 더욱 그렇다. 전통적으로 자산가들이 선호하던 부동산 시장이 침체된 데다 채권시장도 마찬가지다. 결국 주식시장밖에 없는데 자산가들은 안전성을 최우선으로 친다. 그는 "고객들은 대체로 안전하면서 예금이자보다 수익이 좀 더 나는 것을 원하는 경향이 있다"며 "고객들에게 지수연동 원금 보장형 상품들을 적극 추천하는 것과 동시에 적립식 펀드 등에도 관심을 가지라고 강조하고 있는데, 거기에 맞는 특화 상품을 통해 고객의 마음을 얻는다"고 말했다. 다만 요즘 하늘 높은지 모르고 가격이 치솟고 있는 금(金)에 대해선 주의를 당부했다.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때 일정 부문을 넣는 것은 괜찮지만, 너무 많은 비중을 차지하면 위험하다는 거다. 김 팀장은 "자산 포트폴리오를 짜는데 중요한 건 여러 전제조건을 생각해야 한다"면서도 "연령과 용도, 자산 성격에 따라 다르겠지만 보통 1억이 있다면 60∼70%정도는 정기예금과 신탁에 20∼30%는 주식형 사모펀드와 적립식에 투자할 것을 조언한다"고 말했다. 이어 "나머지 10%나 좀 더 여유가 있으면 금 등에 분산투자하면 좋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CFP를 공부하면서 재무 설계의 중요성을 인식했다. 돈을 버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돈을 어떻게 사용하거나 예산을 어떻게 짜는지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기간을 넓게 보면 불확실성도 줄어들고 분산투자쪽으로 접근하면 된다는 것이다. 조급한 마음을 없애면 투자에 성공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신념이다. 김 팀장은 "재무설계는 돈을 버는 노하우(know-how)보다 돈에 대한 노와이(know-why)를 적용해야 하는 분야다"며 "돈 관리를 왜 해야 하는지부터 생각하도록 접근 방식을 다르게 하면 결국 돈은 들어오게 돼 있다"고 말했다. 1996년에 입사한 김 팀장은 주로 개인 영업점에서 근무했다. 무엇보다 영업을 좋아하는 스타일이라고 자평한다. 분당 PB센터를 더욱 강하고 영업에 통달한 지점으로 만들 계획이다. 김 팀장은 "농협 PB는 농협에서 지금 한 번도 가지 않은 길을 가고 있다는 각오로 접근하고 있다"며 "새로운 길을 개척한다는 자세로 지속적인 노력을 펼칠 계획이다"고 말했다. 이어 "농협 PB만이 갈 수 있는 특별한 길을 계속 만들어 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투데이포커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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