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펄떡이는 물고기처럼’의 진짜 비결은 하나되게 하는 비전과 팀웍이다!
지난 2000년, 미국 시애틀의 어느 생선가게 상인들의 성공을 담은 <펄떡이는 물고기처럼>라는 책이 선풍적인 인기를 끈 적이 있다. 남편을 잃고 혼자 가정을 꾸려가던 주인공은 새 직장에서 문제가 많은 부서를 떠맡게 되었다. 변화가 절실했던 그녀는 어느 날 파이크 플레이스 어시장에 들렀다가 열정과 즐거움이 가득해 보이는 구성원들의 모습을 보고 충격을 받는다. 그녀가 놀란 것은 파이크 플레이스 어시장은 몇 해 전만 해도 그녀가 맡은 부서처럼 무기력하고 실적이 좋지 않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현재 그곳은 생선도 사고 놀이도 즐기고 삶의 생기를 충전하려는 사람들로 발디딜 틈이 없었다. 그녀는 어시장에 변화를 주도했던 관리자를 찾아 결정적인 변화를 이끌었던 비결을 얻었다. . 기왕 선택한 일, 어차피 주어진 하루를 좀 더 즐겁고 생산적으로 보내자고 구성원들이 모두 마음을 고쳐먹은 것이다. 개인과 조직을 긍정적이고 쾌활한 사고로 바꾸는 것, 경쟁력의 근본을 '인간'에 두고 고객과 내부 구성원을 연결하는 서비스등 이렇게 보이지 않는 작은 것들이 그들을 성공으로 이끈 것이다.
손님이 생선을 주문하면 접수자는 주문받은 것을 매장에 대고 외친다. 그러면 모든 직원이 그것을 반복해서 외치고, 손질을 하는 직원에게 쇼를 하듯 생선을 던진다. 손님들과 인사와 농담을 주고받으며 손님을 기억하는 직원들의 활기는 고객에게 신선한 즐거움으로 다가 왔다. 그리고 직원들의 고객을 존중하는 마음을 느끼는 고객들은 자연스럽게 이들에 동화되었다. 파이크 플레이스 어시장의 이러한 판매전략을 신조류 경험마케팅(experiential marketing)과 관계 마케팅(relationship marketing)으로 불렀다. 그리고 IMF 외환위기로 침체된 기업환경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본보기로 보았다. 이어 한국판 <펄떡이는 물고기처럼>이라 불리는 <총각네 야채가게>가 탄생하기도 했다.
10년이 지난 지금도 ‘파이크 플레이스 어시장’은 그때의 성공을 유지하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어시장”으로 불리는 이곳의 신화는 계속되는 것이다. 책 <HOW? 물고기 날다 When fish fly>는 이러한 성공이 계속 유지되는 비결을 이야기 한 책이다. 저자는 ‘파이크 플레이스 어시장을 성공으로 이끈 CEO, 존 요코하마와 이들에게 변화를 주도했던 컨설턴트 조셉 미첼 리가 공저를 했다. 낚시를 좋아하던 존은 자신이 일하던 생선가게를 맡게 된다. 야채가게를 하는 직원과 손님을 함부로 대하는 아버지의 영업방식이 싫어 물려받지 않으려고 생선가게를 맡았지만, 자신도 아버지를 닮아가는 모습을 보고 적잖이 실망하게 되고, 급기야 도매업에 진출했다가 큰 실패를 보고 간신히 가게 문을 닫는 파국을 막고 새로운 마음으로 장사를 하기 위해 경영 컨설턴트인 짐을 만나게 된다. 컨설턴트인 짐이 존과 직원들에게 던진 한 가지 화두는 ’파이크 플레이스 어시장이 어떤 곳이 되기를 바라는가?‘라는 것이었다. 그리고 ’세계적으로 유명한 생선가게가 되자‘고 결론을 내렸다.
이들이 처음 내린 결정은 ‘어시장을 유명하게 만들어서 장사가 잘 되게 해서 성공하자’ 였다. 이런 단순한 생각은 사장과 직원 모두의 뜻을 하나로 만드는 ‘비전’을 만들었다. 그리고 그들은 이러한 비전을 가지고 장사를 하면서 시간이 지날수록 자신만의 ‘세계적 명성의 차이’가 어떤 것인지 참의미를 생각하게 되었다. 그것은 바로 시장을 찾는 고객을 비롯해 일상에서 만나는 모든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제공해서 세계적인 명성을 얻어야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그에 대해 컨설턴트 짐은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세계적인 파이크 플레이스 어시장’을 만들기로 했고, 그것은 우리가 만나는 모든 사람들에게 차이를 보여줘 세계를 유명해지는 것이었습니다. 우리의 목적은 단지 유명해지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사람들에게 멋진 그 무언가를 제공하는 일을 즐김으로써 유명해지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실제로 그렇게 되었답니다.”
(37 쪽)
‘세계적인 파이크 플레이스 어시장’이라는 비전을 위해 CEO인 존이 비전 실현을 위한 세가지 맹세는 아래와 같다.
1. 우리 가게를 찾는 모든 사람들에게 세계적인 명성에 걸맞는 삶의 즐거움을 제공한다.
2. 직원들이 서로에게, 고객에게 그리고 공동체에게 세계적 명성에 걸맞는 행동을 할 수 있도록 변화시킨다.
3. 직원들을 임파워먼트했을 때 그들 스스로에게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를 보여준다.
파이크 플레이스 어시장은 단순히 재미있는 ‘생선손질 쇼’를 통해 언론에 소개되고 유명해지려고 한 것이 아니었다. 이것은 손님들이 자신의 가게를 찾아와 느끼고 가는 즐거움의 일부였다. ‘삶의 현장’에서 활기차고 즐겁게 일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서 ‘인생을 사는 이유는 바로 저런 것이 아닐까’하는 힘을 얻게 하려고 노력했다. 이러한 비전을 실현하기 위한 그들의 노력은 대단했다. 그들은 생선을 파는 행위를 ‘세계적인 명성의 차이를 만든다’는 생각을 갖고 차별화하려고 노력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이라는 수식어는 그들에게 공동 목표에 대한 헌신을 요구했다. 그래서 직원을 채용함에 있어서도 3개월 간의 수습기간을 두어 그들의 비전을 받아들일 수 있는 인물인지 신중하게 검토한 후 채용했다. CEO와 직원들은 2주에 한 번씩 저녁식사를 하며 서로 비전을 논의하고, 동참을 권유하고, 비전을 이루기 위한 헌신을 다짐했다. 서로의 말에 경청하고, 서로 기꺼이 코칭을 했다. 고객의 불만을 ‘차이를 만드는 기회’로 삼아 경청에 힘썼다.
책에서는 보잘 것 없던 ‘파이크 플레이스 어시장’이 비전을 갖게 되면서 직원 모두가 서로 헌신하고 협력하는 팀으로 거듭나는 과정에 대해 자세히 설명했다. 서로에게 힘이 되는 대화를 하는 법, 또 고객은 물론 직원끼리도 경청하는 방법, 서로에게 코칭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자세하게 밝혔다. 특히 일터에서 가장 곤혹을 치루는 ‘일과 사람’ 그리고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벌어지는 걸림돌들을 해결하는 방법에 대해 이해하기 쉽게 풀어 놓았다. 이들이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을 간단히 하면 다음과 같다.
1. 하나의 팀으로서 힘과 가능성의 비전을 만들어라.
2. 비전에 맞는 개인과 팀의 헌신을 고취하라.
3. ‘되기being'와 ’하기doing'의 차이점을 구분하라.
4. 리더를 변화의 매개체로 재규정하라.
5. 힘을 약화시키는 내적 및 외적 대화들을 버려라.
6. 방어난 비난을 위해서가 아닌, 차이를 만들기 위해 경청하도록 이끌어라.
7. 효과적인 코칭을 통해 서로에 대한 헌신을 실천하라.
8. 장애물을 돌파구로 인식하라.
식당이든, 기업이든 장사가 잘 되고 사업이 잘 되는 곳을 가면 ‘말할 수는 없지만 다른 무엇’을 우리도 느낄 수 있다. 우리는 이것을 활기活氣 혹은 생기生氣라고 한다. 느긋한 미소를 머금고 사장과 직원 모두가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모습을 보면 제 3자인 손님도 절로 기분이 좋아지고 흥이 난다. 그리고 그들에게서 물건을 구입하는 행위를 ‘함께 동참했다’고 느끼게 된다. 이런 환경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CEO와 직원 모두 ‘비전을 공유’해야 한다고 이 책은 말한다. 책의 역자이자 지식생태학자로 잘 알려진 유영만은 여기에서 말하는 비전이란 ‘듣는 순간 3초 이내에 가슴이 두근거리고 주먹이 불근 쥐어지며 입술이 깨물어지고 자다가도 벌떡 일어날 정도로 의미심장하게 다가오게 하는 무엇’이라고 밝혔다.
‘파이크 플레이트 어시장’의 경우는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어시장’이었다. 내가 속한 일터에서 가져야 할 ‘비전’은 무엇일까 고민하게 했다. 역자인 유영만은 따로 부록으로 ‘꿈의 일터를 만드는 사람들 이야기’를 두어 ‘파이트 플레이트 어시장’의 성공을 우리의 일터에 적용할 수 있도록 ‘커뮤니케이션 7단계‘를 제시했다. 이 책을 통해 얻은 결론은 결국 노사勞使를 하나 되게 하는 힘은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에 있다는 것의 재확인이었다. 그렇지만 하나가 되려면 서로 어떻게 노력해야하고, 무엇을 할까 하는 것에 대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을 것이다.
파이크 플레이스 어시장의 물고기쇼를 직접 보고 싶으시다면...
Justin Hall, Pike Place Market Fishmonger를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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