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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형, 춘추전국시대 인물 속에서 21세기형 리더십과 인재경영을 찾다!
이 책은 다독가이자 변화경영 전문가인 구본형이 쓴 책으로 ‘리더에 대한 환멸의 시대’를 살고 있는 오늘, 과거 속에서 리더십과 인재경영의 정수를 찾아 미래로 가는 길을 모색했다. 그는 2,500년 전을 전후한 중국의 ‘춘추전국시대’는 가장 불안하고 거칠고 폭력적이면서 창의적이었던 실험의 시대였다고 규정하고 이는 오늘날의 21세기를 닮았다고 보았다. 그는 책을 펼 때 마다 인문학과 경영학을 조화롭게 접목시켜 새로운 시대적 패러다임이 요구하는 '변화의 키워드‘를 짚어내곤 했다. 이번에 그는 지식사회를 맞은 현대 경영학의 가장 중요한 이슈이며, 숙제는 바로 ’사람에게 구하라‘며 이렇게 말했다.
“경영은 사람이, 사람과 더불어, 사람의 일을 하는 것이다. 인간을 이해하지 못하고 경영한다는 것은 스스로 삼류임을 자처하는 것이다. 이제 인간을 이해하지 못하는 리더는 인간을 이끌 수 없다. 인간을 이해하지 못하는 경영자는 사람의 열정을 다룰 줄 모른다. 현신을 넘어 꿈을 꾸게 할 줄 모른다. 돈 이면의 의미와 보람을 찾게 하지도 못하고, 몰입하여 인생을 걸게 만들어 주지도 못한다. 더욱이 사회와 공존하고 함께 번영하려는 사람들을 키워 낼 수도 없다. 이런 것이 없이 리더가 되려는 사람들을 나는 미워한다. (120 쪽)
사진출처: http://blog.aladdin.co.kr/pilgrimhouse/2689801
이 책에서 주목되는 점은 중국 고전의 고사와 현대 경영사에 빛나는 인물들의 경영철학을 접목해 이 시대가 요구하는 인재경영상을 풀어나갔다는 것이다. 훌륭한 리더는 과거에서 배우지만 과거에 갇히지 않고 미래에 대한 꿈을 꿀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 저자의 생각이다 그래서 인문학과 역사에 관심을 둬야 한다고 말은 하지만 실제로 공부해 보면 역사를 통해 현재의 무엇을 봐야 할지 어디에 접목해야 하는지 알 길이 없다. 그에 대해 이 책은 좋은 방법론이자 교본이 되고 있었다. 최근 경영계에 ‘인문학을 통한 경영‘ 바람이 불고 있는데, 이 책은 현재를 이해하기 위해 역사를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를 알려주고 있다. 그 중 인상적인 한 예를 들어보자.
자기경영 리더십을 설명하는 예로는 여불위를 들 수 있다. 여불위는 사람을 상품으로 환산해 볼 줄 아는 계산력과 사람에게 투자할 줄 아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는 점에서는 지극히 현대적인 안목이었지만, 사마천의 말처럼 ‘여불위는 소인小人’이었기에 비극적인 최후를 맞이했다. 사마천이 말하는 소인이란 ‘겉과 속이 다른 채 살아가는 것에 대해 아무런 회의를 하지 않는 사람’이란 뜻이다. 이익 앞에서 옳고 그름을 따지지 않았기에 그는 소인이 된 것이다. 여불위가 시사하는 바에 대해 헨리 포드는 이렇게 말한 바 있다. “경영자는 이익을 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망할 것이다. 그러나 오직 이익을 내기 위해서 비즈니스를 한다면...그 경우에도 망할 것이다. 왜냐하면 더 이상 존재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비즈니스맨은 이익을 찾아 전력을 다하되 그 이익이 합당한 것인지 물어 이익의 단명함을 피하고, 비극적 파탄을 면하는 길을 모색해야 한다. 오늘날은 인재전쟁이 벌어지고 있지만, 우리는 인간 중심의 원칙과 도가 살아 있는 경영에 대해서는 목말라있음을 알아야 한다고 저자는 경계했다.
이 책의 핵심은 공자를 이야기한 ‘이런 사람은 절대 쓰지 마라’이다. 저자는 인간경영을 할 때, 가장 먼저 떠올리는 인물은 바로 ‘공자’라면서 2,500 년 전 의 사상가가 아시아 국가들의 문화적 DNA의 중추를 이루고 있는 것을 보면 공자의 경쟁력은 기업이나 인물의 비교를 초월한 슈퍼 경쟁력에 있다고 보았다. 그리고 ‘순자荀子’에 언급된 공자가 소정묘라는 사람을 주살하는 고사의 예를 들어 ‘경계해야 할 사람’을 설명했다. ‘어짊’을 주요시하는 공자는 권력을 잡자마자 소정묘를 주살한 후 이렇게 해명했다.
“사람에게는 다섯 가지의 죄가 있다. 물건을 훔치는 죄 따위와는 비교되지 않는 중대한 죄다.
첫째는 머리 회전이 빠르면서 마음이 음험한 것이다.
둘째는 행실이 한쪽으로 치우쳤으면서도 고집불통인 것이다.
셋째는 거짓을 말하면서도 달변인 것이다.
넷째는 추잡한 것을 외고 다니면서도 두루두루 아는 것이 많아 박학다식해 보이는 것이다.
다섯째는 그릇된 일에 찬동하고 그곳에 분칠을 하는 것이다.
이 다섯 가지 중에 하나라도 있다면 죽여도 된다.
그런데 소정묘는 이 죄악을 두루 겸했다. 어찌 죽이지 않을 수 있겠는가?”(111-112 쪽)
저자는 공자가 미워한 사람의 예를 뒤집어 공자의 군자론, 즉 인재가 갖추어야할 다섯 가지를 밝혔다.
첫째, 머리 회전이 빠르지만 마음이 음험해서는 안 된다. 이 말은 곧 다른 사람의 성공을 도와주는 사람만이 훌륭한 리더가 될 수 있다는 말이다. 둘째, 편협 되고 고집불통인 사람들은 등용하지 마라. 이 말은 곧 인재는 사물을 대하고 자신의 입장을 정할 때, 지나침이 없도록 늘 균형점을 찾아낼 수 있는 사람이다. 셋째, 말을 기막히게 잘하더라도 거짓을 말하는 사람은 등용하지 마라. 말을 잘 한다는 것은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뛰어나다는 것이다. 커뮤니케이션 능력은 내용의 깊이를 체득하여 대상에 따라 가장 적절한 표현 방식을 찾아내는 능력이다. 거짓을 경멸하라. 분식회계 때문에 문 닫은 기업들이 얼마나 많으며, 영광의 자리에서 돌연 악덕 기업가의 나락으로 떨어진 경영자들이 또한 얼마나 많은지 생각해 보라. 넷째, 이리저리 아는 것이 많은 박학다식에 속지 마라. 말은 그저 뜻을 얻기 위해 필요한 것이다. 뜻을 얻었다면 말은 많이 필요치 않다. 진짜 전문가는 사용하는 언어가 단순하고 명쾌하다. 현란한 말솜씨 대신 고객의 숨은 마음에 자신의 마음을 가져다 붙일 수 있는 사람이 가장 훌륭한 비즈니스맨이다. 다섯째, 부화뇌동하지 않고 자신의 가치관을 가지고 사는 사람들에 주목하라. 제대로 된 인간은 이해에 따라 파당과 파벌을 짓지 않는다. 이미 파당을 지으면 자신의 가치관을 지키기 어렵고, 그것을 지키지 못하는 파당의 논리에 자신을 팔아야 한다.
이렇듯 이 책에는 공자, 맹자를 비롯해 사마천, 오기, 관중, 구천, 유방, 한신, 유비, 자공 등 춘추전국시대를 대표했던 인물들의 고사가 소개되고 마치 댓구를 이루듯 피터 드러커, 애니타 로딕, 허브 켈러허, 리자청, 마오쩌둥, 스티브 잡스, 스티브 발머, 빌 게이츠, 하워드 슐츠, 워렌 버핏 등 세계적인 경제학자의 이론과 글로벌 기업들의 CEO의 사례들이 더해져 21세기가 필요로 하는 인재상을 심도 있게 조명했다. 말 그대로 공서고금을 막론한 ‘인재론’이 아닐 수 없다.
한편 책을 읽으면서 고전이 말하는 ‘인재론’을 결코 간과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강해졌다. 그들의 인간관계는 오늘날과 달라 상대에 따라서 신뢰를 얻고 잃음으로 목숨을 걸어야 하는 상황을 만나기 때문이다. 왕에게 머리를 조아리고 전하는 신하의 진언이나, 전쟁을 직전에 두고 내려야 하는 전략 역시 말 한마디, 행동 하나에 목숨이 날아가거나 신체의 일부가 아무렇지도 않게 잘려질 수 있었던 시대의 ‘인재론’을 어떻게 무시할 수 있겠는가? 이 시대가 요구하는 진정한 인재를 알고 싶다면, 또 ‘인재경영’의 의미를 알고 싶다면 읽어둬야 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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