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칭스킬/기타 낙서장

[스크랩] 우암 송시열선생 시 금강산

대한유성 2010. 6. 15. 06:45

    한달이 더 지나도록 한시 감상 코너를 닫았으니 그 동안 여간 마음이 무거운것이 아니었다. 원래 격주로 하기로 한것을 지난달

집을 옮기는 일로, 그리고 이삿짐 정리 때문에 이제 겨우 숨을 돌리게 되었으나 불방을 찾으시는 분들께와 대학교회 멤버 분들께

미안한 마음이 크다. 그러나 다시 시작 할 수 있다니 여간 즐겁지 않다.

   교회 멤버들과는 격주로 하기로 한것이지만 나는 이 불방을 통해 매주 한편씩 이 공간을 채울까도 생각하고 있는데 그냥 되는대로

해볼까도 생각하면서 그동안 적조했던 것에 대한 미안함으로 두편의 시를 준비하였다. 붓을 잡지 않은 날이 많아서인지 획이 씌여지지

않아 한참을 애먹었다.

   그래도 이제는 해야 한다는 의무감이 있으니 혜량을 바라며 부끄러운줄도 모르고 올리게 되었다.

두편의 글도 무슨 글을 선할까 끙끙대다 편 페이지가 우암선생의 금강산이란 시였다.

   작금의 남북한 관계가 매우 불안정한 때이니, 금강산 관광이 어려움에 처해 있으니 더 의미 있는 글이라 생각되기도 하여...

또 한편의 글은 이인로선생의 산거라는 글인데 이 또한 봄이 오는 듯 가버리고 지금은 삼복이나 다름 없는 연일의 고온다습한 한여름이

되고 보니 이 글을 정했다.

   글씨가 안되기는 매한가지지만 의무감으로 쓴것이라 넓은 혜량을 바라면서 올리는 것이다.

 

 

 金 剛 山 (금 강 산)

 

雲 與 山 俱 白 (운여산구백)

雲 山 不 辨 容 (운산불변용)

雲 歸 山 獨 立 (운귀산독립)

一 萬 二 千 峰 (일만이천봉)

 

구름이랑 산이랑 다 함께하니

구름인지 산인지 몰라 볼러니

구름은 돌아가고 산 홀로 서니

아하! 일만이천봉

作者

 

宋時烈 (1607~1689, 선조 40~숙종 15)

학자, 자 英甫(영보), 호 尤庵(우암), 본관 恩津(은진)

서인의 거두, 후에는 노론의 영수, 좌의정 등을 엮임 했다.

당쟁으로 누차의 파란을 겪다가 숙종 15년 세자 책봉 문제로 유배되 어 사사(사사)되었다 후에 신원되다.

주자학과 예론에 정통했으며 글씨도 당대의 명필로 높힘 받았다.

우암집 등 100여권의 저서를 남겼다. 시호는 문정(문정)

 

 

俱白: 함께 함. 똑 같이 함.

不辨容: 용모를 분별 할 수 없슴

雲歸: 구름이 갇혀 있다 하늘로 걷혀 올라감.

 

감상을 위한 말

 

   금강산 같은 첩첩장관이야 천만어로 다 말할 수 있으리오, 하물며 20자 절구에, 표주박만한 그릇에 얼마나 담을 수 있겠는가? 이미 고래의 시인 묵객들이 면면기관의 나열은 하나 둘은 건지고 팔구는담지도 못하는 말, 글은 그만 두고 차라리 입을 다물자! 엌 ! 하고 말자는 작자의 생각, 눈으로 본자가 말하고 있다,

不如一見 !

   흰 구름을 장막삼아 비장해 두었다가 어느듯 비가 개고, 햇살 좋은 한 때를 골라 일만이천봉이 극적으로 펼쳐져 보이는 일이랴!

   조물주의 낙성현장을 육안으로 보게 하는 것이다. 감흥은 보는 이 각자의 몫이고 작자가 앞장 설 일이

아니다.

   다물었던 입을 장관에 취하여 아예 다물지 못하고 있음에랴! 내가 즐겨 쓰고 읊조리는 소동파의 煙江疊嶂圖(연강첩장도)의 일절, 山耶雲耶遠莫知 煙空雲散山依然(산아운야원막지 연공운산산의연)-산인지 구름인지 아득하더니 연기가 걷히고 구름이 흩어지니 산은 예런 듯(의연하다)이 생각난다.

   작금의 시국에서 북한 당국이 취한 모든 문제들이 해결되고, 금강산 관광이 재개되기를 바라는 마음이고 이 시가 보여주는 押韻(압운), 頭韻(두운), 반복, 연쇄 등이 가세하여 마치 사슬이 맞물리듯 긴박함, 박동감이 호흡하는 듯하다

   금강산을 다시 보려는 내 희망이기도 하다.(2010, 6. 11)

출처 : 로설헌주인의 흔적들
글쓴이 : 夢齋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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