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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상대방도 춤추게 하는 협상의 10계명

대한유성 2009. 8. 21. 17:53

CEO·변호사… 7000여명 수강한 IGM 협상 스쿨을 가다
상대 마음 저 깊은 곳 '숨은 욕구' 건드려라

#1. 강사의 말

"자, 다들 눈 감으세요. 제한시간은 30초입니다. 지금부터 옆에 계신 분과 팔씨름을 합니다. 상대방 손이 테이블에 닿을 때마다 1점씩 얻습니다. 가장 점수를 많이 얻은 두 분께 상품을 드립니다. 시~작!"

몇년 만의 팔씨름인가? 옆 사람 손을 잡고 용을 써본다. 40대인 상대방 힘도 만만치 않다. 쉽지 않은 승부. 1점 얻기도 어렵다. 그런데…. 저쪽 어디선가 '쿵쿵쿵쿵쿵쿵쿵…' 뱃고동 소리가 들려온다.

"그만!" 강사의 게임 종료 선언. 금빛 포장의 초콜릿은 '무려' 32점씩을 사이좋게 획득한 두 사람에게 돌아갔다. 어떻게? 두 사람은 이심전심(以心傳心)으로 승패를 주고받으며 두 사람 손과 테이블의 충돌음으로 '뱃고동'을 울려 퍼뜨렸다. 이때 폐부를 찔러오는 강사의 설명.

"여러분, 제가 이기면 1점 드린다 했지, 팔씨름 진다고 감점한다고는 하지 않았죠? 그걸 읽어낸 두 분은 부지불식간에 멋진 협상을 하신 겁니다. 이렇듯 협상은 상대방을 넘어뜨려야만 이기는 '씨름'이 아닙니다. 서로 윈윈(win-win)의 이익을 추구할 수 있는 '댄스'입니다."

아이고…. 덜 떨어진 나는 그만 댄스 파티장에 샅바 차림으로 나타나 씨름을 했구나!

협상스쿨 강좌를 듣고 있는 수강생들. / 허영한 기자youngha@chosun.com

#2. 영화 '선생 김봉두'의 한 장면이 스크린에 흐른다.

두 농부가 고성(高聲)과 삿대질과 욕설을 교환하며 격하게 싸우고 있다. '(물건을 운반해야 하니) 경운기로 이 길을 지나가야 하네', '(그러면 길 위에 올려놓은 내 호스가 찢어지니) 절대 경운기를 지나가게 할 수 없네' 하는 다툼이다.

이때 두 농부를 진정시키는 선생 김봉두(차승원)의 멋진 갈무리. "그러니까 남진이 아버님은 (비닐) 하우스에 물을 대야 하니까 호스를 이 길에 꼭 놓아야 되고, 성남이 아버님은 (물건 운반을 위해) 경운기가 꼭 이 길로 지나가야 한다는 말씀이잖아요? 그것만 해결되면 되는 거잖아요?"

선생 김봉두는 삽을 들고 땅을 파고는 호스를 묻고 흙으로 덮는다. 그렇다. 이제 경운기가 지나가도 호스가 찢어질 염려는 없다.

"됐죠?" '중재자 김봉두'는 의기양양하게 자리를 뜬다. 영화를 보던 수강생들이 일순 조용한 탄식을 내뱉는다.

강사의 해설. "남진 아버지가 '경운기의 이 길 통과를 허락 못한다'고 핏대를 세우는 것은 겉으로 드러난 '요구(position)'일 뿐입니다. 마치 물 위로 솟아오른 빙산의 일각과 같은 거죠. 중요한 것은 물 밑에 잠겨 있는, 즉 상대의 마음 속에 잠겨 있는 진정한 '욕구(interest)'입니다. 여기선 '비닐하우스에 물을 대고 싶다'는 게 욕구죠. 즉 호스가 찢어지지만 않는다면, 이 길 위로 경운기가 지나가든 탱크가 지나가든 남진 아버지는 상관 없는 거죠? 그 '욕구'를 정확히 읽어낸 김봉두 선생은 '땅을 파서 호스를 묻고 난 후 경운기는 통과시킨다'는 '창조적 대안(creative option)'을 만들어 협상을 타결시킨 것입니다."

최근 경영인들 사이에 협상 노하우 공부가 붐이다. 세계경영연구원(IGM)의 '협상 스쿨'은 명강좌 중 하나로 꼽힌다. Weekly BIZ의 인기 코너 'Case Study'의 단골 메뉴 중 하나도 바로 이 연구원의 '협상 이야기'다. 이 강좌를 듣고 난 후 남용 LG전자 부회장은 "협상은 골프와 같아서 체계적으로 배우면 결과가 엄청나게 차이가 나는 걸 확실히 느꼈다"고 했다. 김신배 SK C&C 부회장은 "짧은 시간에 협상 원리를 효과적으로 체득했고, 협상을 알고 나니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길이 명확히 보인다"고 했다. 대기업의 CEO·임원·중견 간부나 주요 로펌의 변호사, 고위 공무원 등 무게 있고 다양한 수강생의 누적 숫자가 7000명을 넘겼다.

기자도 지난 14~15일 이틀간 열린 이 강좌에 참여했다. 강사진은 IGM 최철규 부원장(영국 LSE 경영학석사), 이계평 이사(서울대 경제학박사·전 컨설턴트), 신철균 교수(KAIST 산업공학박사·전 삼성SDS 전략기획그룹장)였다.

위의 두 '#1', '#2'는 바로 16시간에 걸쳐 이어진 이 코스의 초반 풍경들이다. 그리고 이 두 풍경이 주는 교훈은 협상의 시작이자 끝이고, 기초이자 핵심이었다.

1일차 강좌의 초반 5시간은 간단한 모의 협상을 곁들이면서 '협상의 10계명'을 익히는 과정이었다. 후반 3시간은 '제대로 된 모의 협상'에 할애됐다. 5명씩 협상팀을 이뤄 1시간 반 동안 전략을 짠 후 상대방의 5인조 팀과 1시간 반 동안 모의 협상을 벌였다. '쇼핑몰을 짓고 있는 부동산 개발사'와 '이곳 입주를 검토하는 할인점'을 대표해 임대료와 임대기간·조건에 대해 밀고 당겼다.

이 협상 장면은 고스란히 비디오로 녹화됐고, 2일차 후반부 3시간의 '피드백' 수업 교재로 활용됐다.(2일차 전반부 5시간은 '실제 협상 전략과 협상 준비서 작성')

피드백 수업의 대형 스크린을 통해 오랜만에 맞닥뜨린 스스로의 옆모습과 목소리는 어색했고, 아둔함과 해망쩍음은 당혹스러웠다. 얼굴은 화끈거리다 못해 뜨겁게 달아올랐다. '내가 저렇게 빠른 속도로, 남들이 이해하기도 힘들게 말하는구나', '협상에서 거짓말 한번 잘못 하면 두고두고 욕보는구나' 하는 깨달음만으로도 수강의 보람은 본전을 넘어섰다.

■ 협상의 10계명

①상대방'요구(position)'에만 얽매이지 말고 '욕구(interest)'를 찾아내라.

가장 유명한 '콜라 비유'.

뜨거운 여름날, 땀을 닦으며 우리 가게로 들어온 손님이 "콜라 주세요" 한다. 그런데 이런…. 콜라가 다 팔렸네. 이때 "콜라 다 떨어졌네요"라고만 응답하면 그 손님은 나간다. 협상 결렬이다.

여기서 '콜라'는 그의 요구일 뿐이다. "콜라는 떨어졌지만, 시원한 사이다는 있네요"라고 답하면 협상은 타결될 가능성이 높다. '목이 마르니 시원한 청량 음료수를 마시고 싶다'는 손님의 욕구를 찾아내고 부응했기 때문이다. 마치 선생 김봉두가 남진 아버지의 욕구를 읽어냈듯이….

②  양쪽 모두를 만족시키는 창조적 대안(creative option)을 개발하라.


1967년 6일 전쟁에서 이스라엘은 완승했다. 이집트는 항복하고 시나이 반도를 홀랑 빼앗겼다. 이후 평화협상은 난항. 시나이 반도가 생선 가시처럼 협상의 목에 걸렸다. 두 나라 모두 시나이 반도 반환이란 원칙에는 공감했지만, 이집트는 "100% 반환"을, 이스라엘은 "일부 반환"을 요구하며 11년간 평행선을 그었다. 1978년, 사이러스 밴스(Vance) 당시 미국 국무장관이 홀연 나타나 탁월한 협상가로 이름을 남긴다.

밴스 장관은 두 나라의 '욕구(interest)'를 파헤치기 시작했다.

이집트는 왜 그리 '100% 반환'에 집착하지? 시나이 반도는 자원도 없고 비옥하지도 않은데…. 알고 보니 이집트의 욕구는 "6일 만에 항복하며 실추된 자존심을 '100% 반환'으로 회복시키겠다"는 것이었다. 반면 이스라엘의 욕구는 '군사 전략적 완충'이었다.

밴스 장관이 내놓은 '창조적 대안(creative option)'은? "시나이 반도를 100% 반환해 이집트 자존심은 세워주고, 대신 UN 평화유지군을 주둔시켜 '군사적 완충지대'를 만들자." 11년간 표류한 협상은 깔끔하게 타결됐다. 20세기 최고 성공작이라는 '캠프 데이비드 협상'이다.

③ 상대방의 숨겨진 욕구를 찾아내 자극하라

창조적 대안은 양쪽 모두를 만족시키는 상큼한 해법. 하지만 늘 찾을 수는 없다. 그럴 경우는 어떻게 할까? 손해 보는 쪽의 '숨겨진 욕구(hidden interest)'를 찾아내 건드릴 필요가 있다.

1940년대 유명한 육체파 여배우 제인 러셀과 저명한 영화 사업가 하워드 휴스의 전설적 협상 이야기.

러셀은 1년 전속료로 당시로선 어마어마한 100만달러를 요구하며 요지부동이었다. 이 가격에 사실상 타결되는 상황. 휴스는 막판에 '5만달러씩 20년 분할 지급하겠다'고 제안했다. 물가 상승을 감안하면 60만달러로 깎는 셈. 그러나 손해 보는 듯한 러셀은 이를 받아들였다. 다음과 같은 휴스의 설득 논리가 러셀의 '숨겨진 욕구'를 성공적으로 자극했기 때문이다.

"일시불 100만달러가 당장이야 좋겠지. 하지만 몽땅 날릴 수도 있어. 매년 5만달러가 들어오면 20년 동안 안심할 수 있잖아?" ('미래 불안 회피 욕구' 자극)

"(지급 방식은 발표하지 않으니) 어차피 발표는 '전속료 100만달러'라고 할 거야. 당신은 순식간에 전례 없는 '100만달러 수퍼스타'가 되는 거지." ('명예욕' 자극)

"일시불 100만달러에는 세금이 절반 가까이 붙어. 왜 그걸 내?" ('납세 거부감' 자극)

휴스, 참 머리 좋다. 사람에게는 이렇듯 명예·안전·출세·과시·공평·인정(認定)·안락·가족·인간관계 등을 향한 다양한 욕구가 숨어 있다.

④ 윈윈(win-win) 협상을 위해 노력하라

좋은 협상, 윈윈의 협상은 좋은 뒷맛을 남긴다. 반면, 최악의 협상은 상대방을 쥐어짠 끝에 타결되는 경우. 당장은 내가 이득을 본 것 같지만, '협상에서 쥐어 짜였다'고 느끼는 상대방은 기회만 오면 복수하겠다고 칼을 갈게 마련이다. 심지어 계약을 제대로 지키지 않을 수도 있다. "쥐어짜기는 소탐대실(小貪大失)이므로 '창조적 대안'과 '숨겨진 욕구'를 적극 활용해 반드시 윈윈의 결과를 만들라"는 조언이다.

⑤ 서로 인정할 객관적 기준부터 먼저 정하라

객관적 기준(standard)을 정하지 않은 채 막연하게 "1억원 깎자", "못 깎는다"고 다투면 '협상'이 아니라 '흥정(bargaining)'이다. 시세, 장부 가격, 비슷한 규모 기업의 시가총액, 비슷한 협상의 최종 타결가, 공정한 제3자 전문가의 평가액 등을 서로 인정하는 객관적 기준으로 삼을 수 있다.

아파트를 사고판다고 치자.

흥정; "5억에 팔겠다"와 "4억에 사겠다"던 두 사람이 "그럼 반씩 양보해서 4억5000만원에 하자"고 타결.

그래픽=김의균 기자 egkim@chosun.com

협상; 역시 "5억"과 "4억"을 부른 집주인과 원매자가 인근 시세, 비슷한 평형의 최근 매매가, 조망(眺望), 교통 같은 객관적 기준을 놓고 두루 검토한 후 "4억5000만원"으로 타결.

에이, 결국 똑같은 결론이구먼. 협상한 쪽이 괜히 시간만 들였잖아? 이런 의아심에 강사는 다음처럼 답했다.

"설사 결과가 똑같더라도, 객관적 기준을 놓고 협상을 거친 쪽은 결과에 훨씬 더 '수긍(首肯)'과 '납득(納得)'을 합니다. 수긍을 하면 협상에 대한 만족도가 올라가고, 결국 윈윈의 좋은 협상이 되는 것이죠. 객관적 기준을 공유하고 협상한 쪽이 단순히 흥정만 한 쪽에 비해 더 적절하고 합리적인 결과를 도출할 가능성이 훨씬 높은 것은 물론이고요.'

⑥ 합리적 논거를 지렛대로 활용하라

무작정 윽박지르고 고압적 태도를 보이는 사람이 '터프(tough)한 협상가'라고? 절대 아니다. 스스로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합리적 논거'를 많이 장착한 사람이 진정 강력한 협상가. 그래야 협상 상대방을 설득할 수 있다. 합리적 논거란 객관적 데이터, 권위 있는 이론, 관습, 전통, 내규 등을 뜻한다.

똑같이 100억원에 팔더라도, 합리적 논거를 많이 들이댄 협상가는 상대방으로 하여금 '100억원이 결코 비싸지 않군' 하는 인식(認識)을 갖게 하고 높은 만족도로 도장을 찍게 만든다. 협상이란 결국 서로 상대방의 인식을 바꿔내는 과정.

⑦ 배트나(BATNA)를 최대한 활용하라

강사의 조크. "세상에서 가장 협상하기 어려운 상대는 아들 딸이랍니다. 왜냐? 아들 딸은 대신할 차선의 대안(代案)이 없잖아요? 처나 남편 같은 배우자는 대안을 찾을 가능성이 조금은 있잖아요?"

수강생들의 폭소가 터진다. 배트나(Best Alternative To Negotiated Agreement)란 '협상이 결렬될 경우 대신 취할 수 있는 차선의 대안'을 뜻한다. 협상력을 키우는 강력한 무기. 이를테면 회사와 연봉 협상 중인 김 차장이 얼마 전 경쟁사로부터 '부장으로 오라'는 스카우트 제안을 받았다면 훌륭한 배트나를 손에 쥔 셈이 된다.

훌륭한 협상가는 배트나를 잘 키운다. 배트나가 없으면 만들어내기도 한다. 경쟁사 지인을 통해 스카우트 제의가 있는 듯이 슬쩍 흘리는 식으로 말이다.

좋은 배트나가 있다면? 협상 상대방에게 알리는 게 좋다. 다만 '관계'가 매우 중요한 협상이라면 배트나를 드러냈다가 상대 감정을 상하게 해 낭패를 볼 수 있다. 또 배트나를 알릴 때에는 본인이 노골적으로 밝히기보다는, 상대방 기분이 상하지 않도록 3자를 통해 점잖게 알려지게 하는 편이 좋다.

자신의 배트나가 좋다면? 협상의 시간을 끌어도 좋다. 배트나가 나쁘면? 되도록 협상을 빨리 끝낸다.

⑧ 좋은 인간관계를 맺어 협상의 토대로

상대방이 오랜 협상 끝에 합의해놓고는, 오늘 갑자기 "원점부터 재협상하자"고 나온다.

"이분이 왜 이러시나? 무슨 말씀을 하시는 거예요?"

이렇게 받아치면 하수(下手)다.

"저는 당신이 약속을 쉽게 번복하는 분이 아닌 것을 잘 압니다. 그런 분께서 이런 말씀을 하시니 뭔가 사정이 있다고 짐작이 갑니다. 하지만 재협상은 불가능합니다. 두 회사의 장기적 관계에도 악영향을 미칩니다. 합의 사항은 유지하되 다른 사안에서 절충하시죠."

이렇게 이슈와 사람을 분리하는 협상가가 고수(高手). 이슈에는 강하게 나가더라도, 사람에게는 반드시 부드럽게 하라. 협상 시작 전에 되도록 차 한잔 마시며 담소를 나누고, 협상 과정에서는 상대방을 명예로운 사람으로 만들라. 그래야 좋은 인간관계가 구축되고 협상도 잘 흘러간다. 그렇다고 스스로를 너무 꾸미려고 하면 역효과.

강사의 충고. "모를 때는 모른다고 솔직히 말하세요. 화가 난다면 너무 숨기려고만 하지 말고 화난 모습도 보여 주세요. 자기 본연의 모습에 충실할 때 가장 좋은 인상을 줍니다."

⑨ 질문하고 질문하고 또 질문하라

하버드 대학의 한 놀라운 연구 결과. 협상 과정에서 상대방 욕구(interest)를 알아내기 위한 질문을 단 한 번도 하지 않는 경우가 무려 전체의 50%나 된다. 왜 그럴까?

상대방의 욕구를 이미 알고 있다고 생각하거나, 혹은 질문을 하면 무지(無知)와 불평을 드러낸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둘 다 큰 착각이다. 풍부한 질문을 통해 상대방의 욕구를 알아내야 협상에서 성공한다.

질문도 잘해야 한다. "가격을 3%만 깎아주시면 안 돼요?"라고 질문하면 "안돼요"라는 짧은 대답으로 대화가 끊기기 마련. 이렇게 '예스 노'를 묻는 '닫힌 질문'은 협상을 교착으로 근접시키기 쉽다.

"가격 인하를 하면 어떤 점이 곤란해지시는 건가요?"처럼 대답을 길게 이끌어내는 '열린 질문'을 해야 한다. 그래야 대답 속에 상대방의 정보가 나오고 '창의적 대안'이나 '숨은 욕구'를 찾아낼 단서가 보인다.

질문과 더불어 중요한 것은 경청(傾聽)의 미덕. 듣고 듣고 또 들어야 협상에서 유리하다. 상대방의 말을 끊지 말고, 충분히 공감(共感)하면서 들어라. 잘 듣고 고개만 잘 끄덕여도 좋은 인상을 주고 협상에 유리해진다. 공감과 동의는 다른 것이니, 공감에는 인색하지 말라.

상대방 질문에 동의하기 어려울 때의 화법.

"아니죠, 왜냐하면…" 식으로 부정(否定)을 내세우지 말라. 대신 "맞습니다. 그런데 말이죠…" 식으로 긍정(肯定)을 일단 내세운 후 설명을 하라. 상대방과 기분 좋은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요령이다.

⑩ 준비하고 준비하고 또 준비하라

"단체 협상을 할 때 가장 괴로운 순간은 언제일까요?"
강사의 질문에 침묵이 흐른다.

"옆에서 헛소리할 때입니다. 아군이 적군처럼 어이없는 얘기를 할 때 가장 힘들죠."
폭소가 터진다.
"협상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뭘까요?"
다시 침묵이 흐른다.

"준비, 준비, 철저한 준비입니다."
너무 뻔한 이야기 아닌가?

"뻔하지만, 준비야말로 압도적으로 중요합니다. 우리와 상대방의 요구, 욕구, 창조적 대안, 숨겨진 욕구, 객관적 기준, 배트나 등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협상 준비표를 통해 예습하고 준비해야 합니다. 아군의 헛소리와 헛발질은 바로 준비 부족에서 오는 가장 치명적 상황이거든요."

2009.07.25  장원준 기자 wjjang@chosun.com

출처 : 삼월회(이종업종)
글쓴이 : 짱가효창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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