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13371

늙음의 미학(美學)과 인생무상(人生 無常)

늙음의 미학(美學)과 인생무상(人生 無常) ◯ 늙음의 美學 느티나무 잎 하나 빙그르르 휘돌며 떨어진다. 내 삶의 끝자락도 저와 같다. 어느 바람에 지는 줄 모르는 낙엽이 땅에 떨어지기까지는 순간이지만, 그럼에도 자세히 관찰해보면 그것은 분명히 절규가 아니라 춤추는 모습이다. 낙엽 지기 전의 마지막 모습은 어떠했을까. 아름다운 단풍이었다. 말년의 인생 모습도 낙엽처럼 화사(華奢)하고 장엄(莊嚴)한 파노라마(panorama) 이어라. 적어도 나의 경우에는 봄꽃보다 가을 단풍을 더 아름답게 본다. 아침 이슬도 아름답지만, 해 질 녘의 저녁놀은 더 아름답다. ‘삶의 유혹(誘惑)’과 ‘죽음의 공포(恐怖)’ 이두 가지에서 벗어나고자 고민하는 것이 인생의 참 공부다. 죽음을 향해 가는 길이, 늙음의 내리막길이다. 등..

소욕지족(少欲知足)

소욕지족(少欲知足) 이 세상에 태어날 때 빈손으로 왔으니 가난한들 무슨 손해가 있으며, 죽을 때 아무것도 가지고 갈 수 없으니 부유한들 무슨 이익이 되겠는가. 할 수 있으면 얻는 것보다 덜 써야 한다. 절약하지 않으면 가득 차 있어도 반드시 고갈되고, 절약하면 텅 비어 있어도 언젠가는 차게 된다. 덜 갖고도 우리는 얼마든지 행복하게 살 수 있다. 덜 갖고도 얼마든지 더 많이 존재할 수 있다. 소유와 소비 지향적인 삶의 방식에서 존재 지향적인 생활 태도로 바뀌어야 한다. 소유 지향적인 삶과 존재 지향적인 삶은 우리들 일상에 두루 깔려 있다. 거기에는 그 나름의 살아가는 기쁨이 있다. 그러나 어떤 상황에 이르렀을 때, 어느 쪽 삶이 우리가 기대어 살아갈 만한 삶이며, 가치를 부여할 수 있는 삶인가 뚜렷이 드..

100세 시대(時代) 단상(斷想)

100세 시대(時代) 단상(斷想) 캐나다 퀸스대학 철학교수 크리스틴 오버롤의 저서 "평균 수명 120세, 축복인가? 재앙인가?"를 만난 것은 8년 전이다. 평균수명 120세! 그때는 인간들의 희망사항으로 여겨져 웃고 말았다. 최근 보험회사들이 쏟아 내는 ‘100세 보장’ 광고를 대하면서 내 생각을 내려 놓기로 했다. 오래 사는 것이 재앙이기를 바라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래서 ‘100세 시대의 리스크’를 조목조목 열거하며 위험(risk)을 경고하기에 이른 것이리라. 리스크 목록들 중에서 4대 리스크로 꼽히는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돈 없이 오래 살 때 (無錢長壽) *2. 아프며 오래 살 때 (有病長壽) *3. 일 없이 오래 살 때 (無業長壽) *4. 혼자되어 오래 살 때 (獨居長壽) 우리는 이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