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두 하역 작업의 나날이 계속되었다.
피곤한 하역 작업만큼이나 정주영을 괴롭히던 일이 있었으니, 그 정체는 다름 아닌 빈대였다. 그곳의 노동자 합숙소는 온통 빈대천지였는데, 몸이 솜처럼 피곤한데도 밤이면 빈대 때문에 도무지 잠을 잘 수가 없었다.
정주영은 어느 날 꾀를 냈다.
이불을 깔고 바닥에서 자면 빈대에 뜯기기 좋기 때문에, 모양새가 좀 웃기긴 하지만 밥상 위에 올라가서 잠을 잔 것이다. 예상대로 역시 빈대가 물지를 못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빈대는 밥상 다리를 타고 기어 올라와 예의 정주영 살점을 물어뜯기 시작했다. 미물이지만 만만치 않은 놈들이었다.
정주영은 다시 머리를 써서, 밥상 다리 네 개를 물 담은 양재기 네 그릇에 하나씩 담가놓고 잤다. 빈대가 밥상 다리를 타려다 양재기 물에 떨어져 익사하도록 하려는 묘안이었다. 역시 빈대는 밥상 다리를 타고 오르다 양재기 물에 떨어져 빠져 죽었다. 그러나 그것도 몇 마리뿐…….
빈대들은 새로운 방법을 강구해냈다. 사람의 피를 빨기 위해 벽을 타고 천장으로 올라간 다음, 누워있는 사람을 목표로 천장에서 정확히 떨어지는 것이었다.
그때 정주영은 번개같이 깨달았다.
하찮은 빈대도 물이 담긴 양재기라는 장애물을 뛰어 넘으려 그토록 전심전력으로 연구하고 필사적으로 노력해서 제 뜻을 이루는데, 하물며 만물의 영장인 인간이 못할 것이 무엇이 있겠는가 하는 깨달음이었다.
뜻을 세우고 최선을 다하면 무엇이든 이룰 수 있다. 정주영이 빈대로부터 얻은 교훈이었다.
정주영의 이러한 빈대로부터의 교훈은 그 후 그의 사업에서 난관이 있을 때마다 위력을 발휘하게 된다. 거북선이 그려진 지폐를 보여주고 수천만 불의 조선소 융자를 얻어냈다든지, 한겨울 눈이 덮인 골프장에서 빨간 칠을 한 골프공으로 골프를 쳤다든지, 겨울에 잔디를 구할 수 없자 보리를 떠다 심어 공사를 마쳤다든지 하는 것들이 그것이다.
'종교.신앙2 > 리더십·CEO'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눈 오는 날, 하얀 골프공 (0) | 2006.03.21 |
---|---|
[스크랩] 진급에 대하여 (0) | 2006.03.21 |
[스크랩] 정주영 경영정신 10계명 (0) | 2006.03.21 |
[스크랩] 정주영 회장이 소 떼 501마리를 보낸 이유 (0) | 2006.03.21 |
[스크랩] 정주영 어록(1) (0) | 2006.03.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