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주영이 남다른 상상력의 소유자라는 것은 다 알려진 사실이지만, 특히 ‘빨간 골프공’ 사연은 훗날까지 전해지는 얘기다.
롯데그룹의 신격호 회장과 정주영은 어느 날 골프를 함께 치기로 약속했다.
골프를 치기로 약속한 날, 신격호가 새벽에 일어나니 밤새 눈이 엄청 많이 내려 온 세상이 하얗게 변해 있었던 것이었다. 그는 내심 걱정이 되었다. 필드에 눈이 하얗게 내렸는데 거기서 어떻게 하얀 골프공으로 골프를 칠 수 있겠는가.
정주영에게 걱정스런 마음에 전화를 걸었더니, 정주영은 걱정 말고 골프장으로 나오라는 말뿐이었다.
신격호는 걱정스런 마음을 버리지 못하고 골프장으로 향했다. 역시 예상대로 필드는 온통 하얗게 덮여있었다. 그때 정주영이 다가와 상자 하나를 열어보였는데, 그 안에는 빨갛게 칠한 골프공이 한가득 담겨있었다.
그제야 신격호는 걱정 말고 나오라는 정주영의 호언을 이해할 수 있었다.
흰 눈밭에 빨간 골프공이 눈에 띄지 않을 리가 없으니 말이다.
신격호는 정주영의 기지에 내심 감탄하며, 눈이 하얗게 쌓인 필드에서 빨간 골프공으로 호쾌하게 하루를 즐겼다.
정주영은 어떤 상황이 주어지던 그 상황을 자신에게 유리하도록 만드는 재주가 있었는데, 이는 골프와 같은 취미 생활에서도 그대로 드러나니 과연 정주영은 정주영이었다.
출처 : 단순해서 아름답다! 무모해서 강력하다!
글쓴이 : bada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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