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세조 때 영의정을 지낸 한명회(韓明澮)가 지금의 현대아파트 자리인 강 언덕에 자신의 호를 딴 정자를 짓고 한가롭게 지냈다는 고사에서 유래한 압구정. 한때 바람부는 날이면 찾으라 했던 압구정은 강북의 전통 부자가 60~70년대 정부의 개발정책에 힘입어 이주하면서 형성된 부촌이다.
말하자면 강남 부자 1세대의 본향인 셈이다.
한강변을 따라 늘어선 현대(4979가구), 한양(2729가구), 미성(1233가구) 등 8941가구에 이르는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주 보금자리다.
마치 지도를 펼쳐 놓고 보면 서울의 젖줄 한강을 두고 강북의 한남동과 부촌의 신구(新舊) 대결을 벌이는 듯하다.
압구정 부촌의 선두주자는 역시 현대아파트. 초기 현대그룹 계열 임원이 보금자리를 틀면서 현대고, 현대백화점 등과 더불어 사실상 현대타운을 형성한 주역이다.
세월이 흘러 압구정 1세대를 찾아보기 어렵게 되면서 대치ㆍ도곡 등에 강남의 선두자리를 넘겨준 듯했으나, 최근 재건축 기대감이 가세하면서 옛 영광 재현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되는 분위기다.
실제 지난해 12월 한양아파트의 35층 초고층 재건축이 허용되면서 ‘압구정 프리미엄’이 본격적으로 탄력을 받고 있다.
지난해 서울ㆍ경기지역에서 가장 상승폭이 컸던 아파트 또한 압구정의 한양6차아파트 35평형이었다.
상승률이 무려 74.42%에 달했다.
구 현대2차아파트도 지난해 59.25%의 상승률을 보였고, 신현대아파트도 57.14%나 올랐다.
공동주택 부촌인 터라 거주민의 면면은 다양하다.
학계 인물이 다수 눈에 띄어 김종량 한양대 총장과 이숙자 성신여대 총장 등이 현대아파트에 거주하고 있다.
한완상 대한적십자사 총재 또한 현대아파트 주민이며, 오영교 행정자치부 장관은 압구정 한양아파트의 일원이다.
패션의 거리, 문화의 거리답게 문화ㆍ연예계 인사도 유난히 많다.
유지인 장미희 씨와 함께 80년대 영화계를 풍미했던 정윤희 씨가 현대아파트에 살고 있다.
C 유재석과 가수 김태우, 탤런트 박형준 강성연 씨 역시 압구정 멤버다.
유인촌 김창숙 나한일 씨 등도 압구정을 거쳐갔다.
이수만 씨는 아예 자신의 S 기획사를 압구정에 차려 운영 중이다.
이들의 재테크 기법은 여타 부자와 다르지 않다.
정부의 강력한 규제로 메리트가 크게 희석된 듯하지만 부동산 투자에 대한 압구정인의 믿음은 절대적이다.
압구정PB센터 백승화 팀장은 “상담고객 대다수의 투자 1순위는 부동산”이라고 귀띔한다.
부동산 투자에 있어서만큼은 PB 상담자조차 감탄할 정도의 실전과 이론을 갖춘 ‘고수’로 전해진다.
특히 자신의 자녀를 압구정인으로 만들기 위한 열정도 대단하다.
단순한 부촌이 아닌 문화와 교육, 쇼핑, 교통까지 어우러진 압구정 메리트를 대(代)를 이어 누리고 싶은 마음 때문이리라. 실제로 주택 증여도 상당수 이뤄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압구정인의 재테크에 대한 열정은 한 집 건너 볼 수 있는 금융기관의 존재에서도 읽혀진다.
은행뿐 아니라 증권사, 투신사, 자산운용회사 등 제2금융권까지 합쳐 모두 80여개 지점이 20조원으로 추정되는 압구정의 돈을 노리고 들어서 있다.
로데오거리를 누비는 오렌지족의 화려하고 들뜬 분위기만으로 압구정을 섣불리 재단하기 어려운 이유도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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