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되기 전의 토지는 전(밭), 답(논), 임야(산)의 모습을 띱니다. 여기에 각종 개발계획이 발표되어 개발이 실제 되면 주택을 지을 수 있는 땅이 되기도 하고 경제활동을 위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상업시설을 지을 수 있는 땅으로 변신하기도 하지요.
개발되기 전의 토지를 보통 미성숙지, 개발된 후의 토지를 성숙지라고 정의하면 미성숙지에서 성숙지가 되기까지 다음의 단계를 거치게 됩니다. 일반적으로 '지가3승법칙(발표-착공-완공)'의 단계를 거칩니다. 좀 더 이것을 세분화하면 '소문-발표-착공-완공-실수요' 단계로 나뉩니다. 단계별로 어떤 특징이 있는지 살펴보면 그 이유를 짐작하실 수 있게 되실 겁니다.
① 소문 단계
어느 마을에 K씨는 조상 대대로 물려받은 땅에서 농사를 짓고 있었습니다. 어느날 서울 사람이 고급 승용차를 몰고 와 땅을 산다고 시세를 알아본 뒤 K씨의 땅을 사려고 접근합니다. 여기 땅값이 평당 5,000원인데 1만원을 줄 테니 땅을 팔라고 하지요.
조상님이 물려주신 땅이기에 K씨는 팔지 않았지만 마을사람 몇몇은 벌써 서울사람에게 땅을 판 상태. 시간이 조금씩 지나면서 사람들이 평당 1만원에 팔았다는 소식이 나자 마을사람들은 이제 평당 2~3만원을 주지 않으면 안 팔겠다고 하는데도 외지인은 선뜻 그 가격에 땅을 매입합니다. 이렇게 땅값이 조금씩 오르기 시작합니다.
과거 강남 개발부터 시작해 현재 신도시 개발까지 정보를 먼저 접할 수 있는 높은 사람들은 이렇게 땅을 사 모았습니다. 그래서 고위공직자 청문회를 보면 땅으로 수십 수백배를 번 사람들이 있는 것이지요. 일반인들이 이런 투자를 할 수는 없습니다. 이런 정보는 일반 토지투자가 알기가 매우 힘들기 때문입니다.
② 개발계획 발표 단계
매스컴을 통해 슬슬 신도시 개발계획이 발표됩니다. '개발 기간은 언제까지이며 얼마의 재정을 투입해 어떻게 만들겠다'라는 장밋빛 청사진이 발표되지요. 이 소식을 접한 K씨는 왜 외지인들이 비싸게라도 땅을 샀는지 비로소 깨닫게 됩니다. 마을 주민들도 이제는 더이상 땅을 팔지 않겠노라고 마음먹습니다.
매스컴을 보고 여러 개발업자와 토지투자자들이 하나 둘씩 더 찾아옵니다. 개발지 땅은 제한되어 있고, 수요는 늘어나며 땅값이 폭등하기 시작합니다. 이 때는 보통 땅값이 3배 정도 오른다고 가정합니다. 그러나 대다수 일반 토지투자자들은 투자에 선뜻 나서기 힘듭니다. 왜냐, 개발현장에 가보면 아직 공사도 착공 전이라 허허벌판이고 땅값은 이미 예전보다는 꽤 올랐기 때문에 "아무것도 없는데 언제 공사해서 언제 생겨?"라는 생각을 합니다.
③ 착공 단계
개발계획이 발표되고 몇년이 흘러도 아무 소식이 없던 땅들이 어느 순간 갈아 엎어지기 시작합니다. 수많은 덤프트럭들이 흙먼지를 날리며 분주하게 움직이고 포크레인은 굉음을 내며 쉴 새 없이 땅을 파기 시작합니다. 공사의 모습이 또 다시 매스컴을 통해 알려지면서 많은 사람들이 다시 땅을 사기 위해 몰려듭니다.
하지만 이 때 땅을 팔려는 땅주인은 많이 없습니다. 그 와중에 땅값이 다시 3배 이상 폭등하게 되지요. 이 때가 일반토지투자자들이 가장 바삐 움직이는 시간입니다.
④ 완공 단계
처음 약속했던 것보다 공사기간이 길어지고 이에 따라 간혹 매물이 나오다가 완공을 앞두고는 아예 물건들이 자취를 감춥니다. 과거에 논과 밭, 그리고 나지막한 임야가 전부였던 곳이 이제 아파트 숲으로 변해버렸습니다.
용도구역 배분을 통해 농사만 지을 수 있던 땅들이 빌딩을 지을 수 있는 상업지가 되면 몇 배의 가격 폭등이 일어납니다. 완공 시기에 맞춰 토지용도배분이 끝나고 이 때 개발업자들이 땅을 매입해 상가를 짓거나 빌라를 짓기도 합니다. 돈 많은 토지투자자들 이외에는 사실상 소액으로 투자할 수 있는 때는 이미 지나가고 맙니다.
⑤ 실수요 단계
아파트 입주도 다 끝났고, 상권도 어느 정도 형성되었습니다. 같은 아파트 상가라도 몇 층이냐에 따라 가격이 천양지차라는 것은 아실 겁니다. 건물은 시간이 흐르면 감가상삭이 되어 결국 땅만 남습니다. 1층 상가라도 많은 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는 전면측 상가는 수천~수억까지 프리미엄이 붙습니다. 이 때 일반인이 할 수 있는 투자가 건물 투자인데 이것이 상가를 분양받고 빌라를 사는 것이지요.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이 때 건물을 산다고 생각하지만 냉철히 따져보게 되면 모두 다 건물이 들어선 땅의 지분을 사는 겁니다. 이 때의 토지는 모두 '성숙지'이지요. 즉, 앞으로 약간의 지가 상승은 기대할 수 있겠지만 초기 투자처럼 몇배 몇십배의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때는 아닙니다.
토지투자를 하는 모든 사람은 위 단계 중 어떤 한 단계에서 투자를 하게 됩니다. 소문단계가 무조건 좋고 실수요단계가 무조건 나쁘다는 흑백논리는 아닙니다. 소문단계는 말 그대로 소문으로 끝나버릴 수도 있습니다. 땅을 샀다고 좋아했지만 결국 개발계획이 무산되어 소문으로만 끝난 경우도 부지기수이기 때문입니다.
실수요단계는 모든 개발이 이루어져 안정적인 투자는 가능할 수 있겠지만 토지투자만 놓고 보면 초창기 때의 큰 수익을 얻기란 쉽지 않습니다. 이 때문에 많은 투자자들이 고민을 하지요. 어느 시점에 투자를 해야 좋을까 라면서요. 하지만 개발지를 연구하고 현장에서 토지를 거래해 본 입장에서 말씀드리자면 착공 전 '개발계획 발표단계'가 토지투자의 최적의 타이밍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 때는 지가가 구체적으로 형성되기 이전이므로 다른 투자수단에 비해 훨씬 큰 수익성을 얻을 수 있는 기회가 상대적으로 많기 때문입니다.
여러 번 거래 경험이 있다고 해서 급변하는 시장의 흐름을 일반인이 캐치하기란 쉽지 않은 일입니다. 토지는 사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관리해서 얼마에 팔아야 하는지가 오히려 더욱 중요합니다. 이 때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최종 의사결정은 투자자의 몫이나 전문가의 조언을 듣고 안듣고는 성패를 가를 정도로 큰 차이를 낳습니다.
특히 부동산이란 가계자산중 상당히 큰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에 한번의 선택이라도 매우 중요합니다. 위에서 살펴본 지가 형성의 단계를 깨우쳤다면 내가 투자하려는 토지가 어느 단계에 와 있는지부터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이 사실을 정확히 알기만 해도 성공적인 토지투자의 길로 들어섰음을 느낄 수 있으실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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