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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정충진변호사의 유치권공략기5

대한유성 2014. 4. 10. 07:55

시간은 계속 흘러만 갔다.. 

유치권 문제의 해결은 후배에게 맡겨두고 건물주와 지하층의  세입자 명도에 노력을 기울였다.. 

집주인은 한겨울에 노모를 모시고 나가기가 어려우니 4월까지만, 그러니까 앞으로 석달만 여유를 달라며 사정을 했고 지하층에 사는 할머니는 1층 유치권이 해결되면 자기가 관리를 잘해 줄테니 1층에서 살게 해달란다.. 물론 지하층에 해당되는 월세로...1층 건물의 전세가는 8000만원이고 지하층 할머니집의 월세는 보증금 500만원에 20만원이었다..

 

사정도 모르고 시세보다 많이 싸게 잡았으니 횡재라도 해 보였나보다...할머니의 막나가는 요청에 황당함을 순간 극복하기 어려웠지만 심호흡과 함께 마음을 다잡고 위기를 기회삼아 이야기를 이어갔다.. 

''할머니 유치권 해결되면 대출을 받을 건데 대출받은 후 제가 시세보다 싼 5000만원에 전세 드릴테니까 그럼 사시면서 건물 좀 관리해 주실래요?

 

할머니는 대출이 있으면 배당순위가 늦어져 손해가 생길수 있다는 생각은 아예 없는 상태에서 시세보다 3000만원이나 싸게 전세를 준다는 말에 솔깃했나 보다...아들하고 상의해보겠다고 하신다... 

우리로서도 월세 20-30만원 더 받는 것 보다는 전세를 줘서 원금을 회수하고 다른 물건에 투자하는 것이 낫다는 생각에서 던진 말인데 의외로 할머니가 긍정적으로 검토하시겠다고 한다..

 

경매나온 물건 잡았는데 또 경매 들어가겠어? 우리와 같은 생각일지 모른다... 

지하층 다른 세입자는 �은 친구들이었다...

말이 금방 통해서 보증금을 200만원 올려 받기로 하고 재계약했다...보증금 500만원에 월세 27만원이었다.. 

집주인의 통사정을 받아들여 4월 중순까지 머물도록 허락했다....3개월이나 더 살게 해준 것이다...그 3개월 동안 우리는 적지않은 금전적 부담에 시달려야 했지만 3개월 후 집주인이 나가면서 노모와 함께 감사인사를 할때는 후회는 사라지고 없었다..

 

사건 의뢰후 3주정도후에 후배로 부터 연락이 왔다.. 

먼저 집주인과의 공모를 염두에 두고 집주인에게 설득과 추긍을 번갈아 했지만 집주인은 공사업자를 배신할 수 없다며 공사업자랑 협상해보라고 떠넘기더란다.. 

소멸시효가 지났으니 채무가 없다는 내용의 내용증명 한통만 보내달라고 해도 막무가내다...자신은 신의를 저버릴수 없고 신의하나만 믿고 살아 왔으며 앞으로 남은 재산도 신의 하나밖에 없다는 취지로 변호사인 자신을 설득하더란다..

 

''그럼 선생님 믿고 대출해 준 은행직원들은요?..''.'' 선생님 힘드실까봐 3개월이나 더 살게 해준 낙찰자분은요?'' 

''그건.....(침묵) ....몰라요..그래도 난 친구와의 신의는 저버릴 수 가 없으니 앞으로는 저한테 전화하지 마시고 유치권자랑 이야기 하세요..''

 

신의 하나가 자신의 전재산이라고 하면서도 친구이외의 다른 사람들에 대한 신의는 중요치 않다는 이상한 가치관이 마음에 걸렸지만 목에 칼이 들어와도 친구와의 신의는 저버릴수 없다는 건물주의 소신만큼은 인정해 주고 싶었단다... 

자신들이 공모하여 법원까지 속였으니 일개 변호사 정도 속이는 거야 우습겠다는 판단을 한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때마다 곧바로 형사고소해버릴까하는 충동이 들었지만 어차피 명도가 문제라면 서로간 피해가 덜한 방법을 강구하는 것이 좋을 듯해 참았다고 했다... 

 

(다음은 후배의 이야기이다)

유치권자에게 전화를 했다... 

기선을 제압할 각오인지 신분을 밝히자마자 건물주에대한 욕설이 쏟아져 나온다.. 

''그 00끼가 공사해 줬더니 나몰라라 해서 내가 얼마나 시달렸는데 ...욕설...욕설...욕설...''  

자기와 건물주가 짠 것이 아니라는 것을 강조하기 위하여 무진장 친구를 욕해댄다...그래도 건물주는 친구라고 끝까지 두둔하던데...  

유치권자는 한푼도 깍을 생각말고 전액 지급하란다...

 

차분한 음성으로 조목조목 법적인 부분을 설명했다...유치권은 이러이러해서 성립되지 않고 또한 현재 1층을 점유해 살고 있으니 부당이득으로 월 70만원씩 지급하라고..그리고 건물주는 부득이 형사고소할 수밖에 없으니 공범의 혐의를 벗으려면 수사에 협조하라고 설명하니 친구를 향해 해대던 욕설이 고스란히 나에게로 돌아왔다..

 

''내가 공사현장에서 잔뼈가 굵었는데....어디다 대고 협박...애들 풀어 정리할 수도 있는데...이런 쓰 봉.....개~나리....십~장생....'' 형언할수 없는 욕들이 난무했다... 

더이상 듣고 있을 수없어 한마디하고 끊었다.. 

''유치권 신고 대리한 변호사님과 상의해 보세요...그리고 결심이 서시면 전화주세요...70만원 입금안하시면 선생님 사업장 집기 가압류들어가고 소유자는 내일 고소할 겁니다..'' 

조만간 유치권자한테서 전화가 올 것이다..

 

사흘 정도후 유치권자로 부터 전화가 왔다. 

''좋습니다...나머지 돈 내가 오입한 걸로 칠테니 50%만 주세요...'' 

선심쓰듯 내뱉는 말이다...유치권이 가짜라는 확신이 머릿끝까지 팽배해졌다..

 

영세한 규모의 인테리어업자가 6500만원이라는 돈을 한순간에 포기하다니... 진짜일리 없다.. 

진위를 파악한 이상 이제는 느긋하게 상대방의 안달을 기다릴 필요가 있었다.. 

''죄송합니다...상담중이어가지구여...다음에 통화하시지요..'' 

오입한번에 6500만원이라..누굴까? 내노라하는 여자 탤런트들의 얼굴이 스쳐지나간다...

 

그로부터 사흘후 먼저 전화를 걸었다.. 

''죄송합니다..그때는 중요한 상담중이어서...''정중하게 사과하고 곧바로 본론으로 들어갔다.. 

''낙찰자가 유치권문제때문에 대출도 못받고 손해가 막심하고.. 소송하면 이기지만 인간적으로 처리하고 싶고...이래저래 비용든 걸로 치고 2000만원정도 드린답니다...그냥 협상하시지요...'' 

곧바로 예의 그 욕설들이 쏟아져 나왔다...''누굴 바보로 아느냐....어쩌고 ...내가 오입한걸로 치고 그만큼 양보했는데..저쩌고...애들 풀어야 겠네...쓰~개나리 십장생....''

 

한참을 혼자 떠들다가 제풀에 지쳤는지 한마디 던진다..''그럼 서로 조금씩 더 양보해서 3000만원에 합시다...그냥 오입한번 더한 걸로 치지뭐...'' 

그 사람 참 ...오입좋아하네...오입한번한값으로 또다시 3500만원이 떨어졌다...3500만원짜린 누굴까? ...또다시 조연급 여배우들의 환영이 스쳐 지나간다... 

3000만원이면 소송을 들어갔을때 판사님이 조정으로 권고할 금액수준이다..

 

일단 재판에 들어가면 법적인 쟁점을 떠나 판사님은 '' 피고가 공사한 것이 사실이고 아니고 간에 원고는 그 액수만큼 싸게 샀으니 인간적으로 조금만 떼 줍시다...한 3000만원주고 끝내는 거 어때요?''라고 분명 말할 것이다...

물론 강제력없는 조정권고니까 받아들이지 않으면 그만이지만 일단 조정을 거부하면 돈욕심이 극에 달한사람으로 찍혀 괜시리 다음절차부터 판사님 얼굴보기가 민망해진다...

불을 보듯 뻔한 과정을 알면서도 강행하기가 쉽지 않아 일단 선배의 의견을 물어 보기로 했다..

 

한달이 채안되어 유치권액수가 1억이 떨어졌다...크게 욕심없는 선배도 이쯤에서 합의보고 유치권 포기각서로 대출 받자고 한다... 

소송하면 분명 한푼도 지급하지 않을 수 있고 오히려 부당이득으로 매월 60-70만원의 월세를 받을수 있지만 최소 5개월의 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기회비용을 고려하건대 현명한 판단인 듯 싶다..

 

선배의 의중을 알았으니 다시 유치권자에게 전화... 

''의뢰인이 2500만원까지는 드린답니다.. 그리고 식사한번 거나하게 대접한다고 하니까 2500에 하시지요...'' 

말떨어지기 무섭게 ''3000주면 내가 거나하게 술 한번 사겠소...원하면 좋은 대서 오입도 한번 하고...''

해버린다.. 더이상의 말장난은 무의미한 듯 싶었다..

 

''알겠습니다.. 그대신에 3000만원은 은행에서 대출받아 드려야 하니까 유치권 포기각서 먼저 써주세요...불안하시면 3000만원에 대해 제가 공증서지요..'' 

아직까지 변호사의 신용은 죽지 않은 듯하다.. 

''변호사님께서 보증까지 서신다면야 뭐....''흔쾌히 승낙하며 덧붙인다..''내가 신한은행 사가동지점장을 아는데 이건으로 대출 문의했더니 1억 5천정도 된다네여..이율은 6,6%로 니까 생각있음 연락해요..소�해 줄테니까..'' 

후배 변호사는 대출알선수수료로 오입한번 할 돈 달라고 할 까봐 정중히 거절했다고 한다....

 

(다시  나로 돌아와...) 

낙찰받은 지 3개월 만에 모든 법적인 문제가 풀렸고 현재 00상호저축은행에서 대출심사가 진행중입니다.. 

이율보다는 원금의 회수가 우선이어서 좀더 많은 금액을 대출해 주는 상호저축은행을 택했습니다..

이건 물건에 투하된 원금은 유치권 해결비용과 집주인 이사비 200만원을 포함하여 2억 5천만원이 조금 안됩니다....

 

투하된 원금은 대출과 할머니 전세 그리고 2층월세 (보증금 3000만원에 월 45만원)로 1000여만원을 초과하여 회수될것이고 대출이자는 월세로 얼추 충당이 될듯합니다.. 

그리고.... 

우연찮게 이물건 낙찰 받은 일주일후 ''서울 전역을 1도심과 5부도심으로 나누어 균형발전을 유도하는데 북부권의 핵심육성거점지역으로 상계동일대가 지정되었다''는 기사가 발표되었고 상계동으로 들어가는 동부간선도로가 확장되어 이일대 교통이 대폭 개선된다는

기사도 나왔습니다.. 

강남권에서 시발된 아파트값 폭등이 노원구에까지 이르렀고 이와 더불어 단독 주택값도 많이 상승하였습니다.

 

현재 이건 상계동 주택의 시세는 4억 5천에서 4억 8천정도.... 

추가 상승의 여력은 없어 보입니다만 4억 5천에 급매를 놓고 매수자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지금까지의 내용은 모두 실화입니다...지금도 경매싸이트에 사건번호 치시면 저희집 사진이 뜨겠군여.. 

다시 말씀드리지만 사진보다는 실제 현황이 더 그럴듯 하답니다...^^

 

까페 회원님들 모두 부자되시길 기원합니다..^^

출처: (주)스피드옥션 제휴카페  (경매.공매를 알면 돈이 보인다 : 다음카페)

        정 충진 변호사님의 글

 

 


출처 : 복돌이의 부동산산책
글쓴이 : 복돌이-박 창 훈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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