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칭스킬/경.공매

[스크랩] 정충진변호사의 유치권공략기2

대한유성 2014. 4. 10. 07:53

그러나 유치권자가 신고한 액수는 분명 문제가 있어 보였다.

 

동행했던 선배도 샷시를 봤는지 한마다 한다..' 야~ 샤시하나는 깔끔하게 바꿔났네... 큰 돈 들였겠는데.. 하나에 10만원씩  4개면 40만원...야 샤시에 금도금을 해도 100만원이면 떡 치겠다..''

나 역시도 같은 생각 이었다..

 

달랑 샤시몇개 바꿔놓고 공사 랍시고 유치권을 신고하다니, 게다가 1층을 점유까지 하고 있으니 이거야 원... 참 정성들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그 당시 까지만 해도 분명 그런 생각이 들었다.. 

건물외관상 우리가 리모델링의 흔적이라고 발견할 수 있는 것은 샤시외엔 더이상 없었다..

 

창가를 다이아몬드로 둘러치지 않은 이상 1억 3천만원이라는 공사비는 터무니 없었다...그냥 보통 샤시로 보기엔 유난히도 반짝이는 투명한 섬광에 진짜 다이아몬드일지도 모른다는  불안간이 불현듯 엄습했다가는 이내 사라졌다.. 

진짜다이아몬드라면 공사비 물어주고도 손해는 없으리라는 판단이었다.. 엉성한 유치권탓에 참으로 웃기지도 않은 상념들이 머릿속을 어지럽혔다..^^::.

 

유치권이 허위일 것이라는 심증이 굳어져만 갔다... 다만 건물 내부를 보지 못했기 때문에 일말의 불안은 남아 있었다...낙찰 후 들어가 본 집 내부에 구석구석 금칠을 해두었다면 여간 곤란한 일이 아닐 것이다... 

화장실 손잡이도 금, 싱크대위 수도꼭지도 금, 변기 뚜껑도 금 금 금....공사업자가 내부를  금도금하는데 1억 3천이 들었다고 주장하면 고스란히 물어줘야 하는 것이 유치권의 강력한 파워임을 아는터라 집 내부를 보지 못했다는 것이 상당시간 불면의 고민을 강요했다.

 

유치권을 확실히 해결할 수 있다는 심리적인 담보가 필요했다... 유치권에 관한 판례를 검색했다...대법원 판례에서 하급심 판례에 이르기 까지... 

대구 고등법원 판례중 '근저당등 다수의 채무를 부담하고 있어  곧 경매가 개시될 개연성이 높은 상황에서 이를 알고도 거액의 개보수 공사를 한 경우 공사업자가 유치권을 주장하는 것은 선순위 채권자들과의 관계에서 신의 성실의 원칙에 어긋난다'는 취지의 판례를 발견한 후 마음을 굳혔다..

 

최후의 보루가 되어줄 판례였다.. 

''낙찰받고 한판 멋지게 싸워 보자!! '' 

선배와 두손을 굳게 맞잡고 뜨거운 눈빛을 교환했다... 

그동안 소소한건 몇개를 낙찰받았지만 우리는 여전히 배가 고팠다... 

근처 분식집에서 콩나물 국밥한그릇과 김밥 한줄로 밀려오는 허기를 때우면서 우리는 전의를 불태웠다...

 

패기만큼은 하늘을 찌르던 시절이었다...

옆집 우편함속에서 의외의 수확을 얻었다...우편물을 하나둘 살펴보니 대항력있음에도 배당요구를 하지 않아 보증금을 낙찰자가 인수해야할 3명의 임차인들은 모두 옆건물의 임차인들이었다..

 

부동산에서 확인한 시세는 감정가 보다 높은 3억 5천에서 3억 7천만원... 

분명 경쟁자는 많을 것이다!!! 

입찰기일이 다가오고 있었다.. 응찰가를 얼마를 써야할지 장고에 장고를 거듭했다...인접사례와 통계를 놓고 산술적으로 계산하여 낙찰가를 정할 성질의 것이 아니었다, 이번 물건은...

 

법적인 하자를 해결할 자신감이 응찰가를 정하는 중요한 요소가 될것이다...유치권에 대항력 있는 임차인, 공유지분 토지...배당요구한 임차인이 4명이니 적지않은 명도부담이 있는 물건이었다... 

유치권을 해결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고 다른 문제들 또한 해결가능하다고 판단한 우리는 직전 최저가를 기준으로 응찰가를 정했다..

 

최저가가 1억 4천여만원이었고 직전최저가가 1억7천여만원이었으나 일단은 2억원을 넘기기로 마음먹고 끝자리 붙이는 데 고심을 하였다... 

일단 우리와 동일한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있어 2억을 넘긴다면 2억을 넘겼다는 생각에 안심하여 끝자리를 신경쓰지 않으리라는 판단으로 우리는 끝자리를 백만원단위를 기준으로 후반으로 밀어붙이기로 했다.. 

그렇게 고심하여 결정한 응찰가는 2억 8백 3십만원이었다... 

입찰당일 긴장된 마음은 예나 지금이나, 자신이 있으나 없으나 동일했다..

 

신중하게 작성된 서류들을 입찰함에 넣고 선배와 밖으로 나와 담배를 피워 물었다... 

''앞으로 1시간 후면 낙찰자가 결정될 것이다''   

희뿌옇게 번져가는 담배연기 사이로 최고가 매수인으로 호명되어 환호하는 우리들의 모습이 환영처럼 지나갔다..

 

감이 좋았다!!!

 

 



출처 : 복돌이의 부동산산책
글쓴이 : 복돌이-박 창 훈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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