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와 까치 그림, 호작도虎鵲圖
설날과 관계되는 옛 풍습중에는 세배歲拜, 세찬歲饌, 세비음歲庇蔭(설빔)과 함께
세화歲畵라는 것이 있었다.
설날 새벽에 잡귀가 들지 못하도록
대문에 액막이 부적으로 붙이는 벽사도辟邪圖를 말한다.
성현(成俔:1439~1504)의 <용재총화>에 설날의 방매귀放枚鬼 행사를 설명하면서
<이른 새벽 대문간에 처용處容, 종규鐘馗, 닭, 호랑이 등을 붙인다>고 하였다.
이 전통은 오랫동안 이어져 19세기에 풍속을 기록한 김매순의 <열양세시기>에서는
<도화서圖畵署에서 세화를 그려 올린다.
금金장군, 갑甲장군을 그린 것은 궁궐의 대문에 붙이고
신선 그림이나 닭 그림, 범 그림을 벽에다 마주 붙인다.
때론 왕의 친척이나 가까운 신하에게 하사하기도 한다>고 하였다.
@ 통도사 해장보각의 벽화 : 까치와 호랑이
이러한 궁중의 풍속이 민간에게도 전파되었는데,
궁중의 세화는 권위적인 내용을 정통화가가 정통화법으로 그린 것이었지만
민간 세화는 표현이 비교적 자유로웠다.
그중 인기 있는 그림이 <호랑이와 까치 그림 虎鵲圖>이었다.
호랑이는 수호신의 역할을 하는 영물靈物로 온갖 잡귀를 막아주는 벽사辟邪를 뜻하고,
까치는 기쁜 소식을 전해준다는 보희報喜를 의미한다.
민화의 화가들은 이를 아주 재미있게 변형시켜 까치와 호랑이가 친근한 모습이나
혹은 호랑이는 권세를 가진 양반과 관리, 까치는 서민으로 등장시켜 까치가 호랑이를 골려주는 해학적인 모습을 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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