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신앙2/리더십·CEO

[스크랩] I BEST

대한유성 2009. 8. 21. 18:03

 
윤덕균 한양대학교 산업공학과 교수
이 세상을 움직이는 것은 희망이다. 수확할 희망이 없다면 농부는 씨를 뿌리지 않으며 이익을 거둘 희망이 없다면 상인은 장사를 하지 않는다. 좋은 희망을 품는 것이 바로 그것을 이룰 수 있는 지름길이다. -마틴 루터 킹-
윤덕균 한양대학교 공과대학 교수는 지금은 대한민국의 ‘희망’ 에너지를 강조할 때라고 말한다. 위기설에 휩싸여 있는 곳에서 성큼 다가와 있는 ‘희망’을 볼 수 있어야 한다고 한 것이다. 여전히 ‘위기’의 한복판에 놓여 있는가. 위기를 느끼는 것 이상으로 중요한 것이 바로 위기를 차고 올라가는 희망찬 에너지다. 지금부터 윤 교수의 희망 프로젝트를 들어보자.
Interview 조영탁 Editor 조현영 Photographer 김성호

조영탁 사장(이하 Publisher) 더 이상 위기라는 말에 주눅들어 있을 필요가 없다고 말씀하시는데요. 대한민국이 위기를 극복하고 ‘그레이트 코리아(Great Korea)’가 되는 시발점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윤덕균 교수(이하 윤 교수) 겨울이 깊어지면 봄이 오는 것은 명확합니다. 봄이 머지 않았다는 것은 다 알고 있는데 너무 ‘위기’라는 말과 사회적 분위기에 눌려 있는 듯합니다. 이제는 ‘희망’이라는 콘텐츠로 관심사를 옮겨야 할 때라고 봅니다. 춘래불사춘, 봄은 왔는데 봄 같지 않다는 말이지요. 봄은 반드시 오게 마련인데 그러려면 겨울에는 준비를 해야 하는 것이 당연하지 않습니까. 이러한 자연의 이치를 현 상황에 적용해봄직 합니다. 불황 때 해둬야 할 일이 무엇인지 알아야 하고 그것을 해놓아야지만 비로소 호황을 맞이할 수 있게 됩니다. 불황 때 해야 할 일을 모른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겨울의 은혜’를 생각하라

Publisher 불황 때 해야 할 일이라는 게 무엇인가요. 구체적으로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윤 교수 예를 들어 일본의 대학교수들은 불황 때 아주 바쁘지요. 그런 반면 한국은 정반대의 상황이 연출됩니다. 일본은 불황이 닥치면 교육을 시키는 데 열을 올립니다. 할 일이 없을 때 교육을 충분히 받아둬야 한다는 의식이 뿌리깊게 자리잡고 있는 까닭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어떻습니까. 불황이 닥치면 제일 먼저 교육 예산부터 삭감합니다. 그리고 연구개발비(R&D) 예산에 설비비 삭감까지 이어지지요. 그러다가 막상 호황이 오면 팔 게 없어 우왕좌왕하게 되는 결과를 초래합니다. 그제서야 교육을 시키고, 연구개발비를 투자하기 일쑤죠. 오히려 교육비가 더 드는 것도 모르고 말입니다. 불경기 때 교육을 받으면 단순히 교육비만 들지만 호황 때는 돈을 벌면서 교육까지 시키고 받아야 하기에 기회비용이 발생합니다. 그래서 일본의 교육비에 비해 우리가 열 배까지 드는 이유가 여기에서입니다. 여름이면 영원히 여름일 줄 알고, 겨울이면 영영 봄이 안 올 것처럼 사고한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지요.

Publisher 그래서 항상 강조하시는 말씀이 ‘겨울의 은혜를 생각할 줄 알아야 한다’는 말씀이라고 하신 걸로 압니다. 겨울의 은혜라는 게 뭔가요.

윤 교수 셸리의 <서풍의 노래>라는 시에서처럼 겨울이 오면 봄이 멀 수 있겠습니까. ‘사시 순환의 이치’를 먼저 생각해보기 바랍니다. 저는 종교인으로서 ‘신’이라는 존재가 이러한 이치를 만든 데 오류나 실수는 전혀 없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겨울도, 불황도 분명히 이유가 있는 것이지요. 겨울은 정리정돈의 의미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정신 없이 앞만 보고 가는 것을 봄, 여름, 가을이라고 치면, 365일 중 90일 정도의 겨울 기간을 정리의 시간으로 둔 것이라고 생각하는 거지요. 그 해 겨울이 추울수록 과수가 잘 된다는 것 아시죠. 병충해를 막을 수 있고, 또 잡초들이 무성하게 번지는 것을 막을 수 있는 것은 혹한의 겨울뿐입니다. 나무의 나이테를 보면 진한 부분이 있고, 연한 부분이 있잖아요. 여름에는 습도가 높아지면서 나무가 물러지는 반면, 겨울은 단단하게 나이테가 생깁니다. 그렇게 거쳐가면서 구조를 이루는 것이죠. 은혜라는 것은 너무 크면 모르는 겁니다. 부모님의 은혜라든가, 공기의 은혜 등을 평소 생각하며 살기 어렵죠. 봄, 여름, 가을, 겨울 중에서 겨울을 노래하는 일은 드물어요. 그러나 겨울의 은혜를 알면 알수록 참 놀랍습니다. 겨울은 일년의 시작이면서 마지막이에요. 1월 1일도, 12월 31일도 겨울이잖아요.

Publisher 그렇네요. 겨울을 항상 마지막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시작이자 마지막을 갖고 있었다는 게 새삼스럽네요. 그런 의미에서 겨울은 시작인 거로군요.

윤 교수 훌륭한 학생과 엉터리 학생의 차이를 아시나요. 위크(week)와 위크앤드(weekend)를 얼만큼 잘 보내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토요일과 일요일까지를 주말이라고 생각하는 사람과 한 주의 시작을 일요일부터 하는 사람과의 차이인 것이죠. 제가 미국에 있던 시절 미국 학생과 한국 학생의 차이점이 바로 이것이었습니다. 미국 학생들은 위크앤드는 토요일까지예요. 일요일을 한 주의 시작으로 봅니다. 그러니 공부도 일요일부터 시작하는 거지요. 그러나 한국은 한 주의 시작이 월요일부터잖아요. 그러니 일요일 밤까지도 위크앤드로 보고 즐기는 경우가 허다하지요. 이것은 미국 학생과 한국 학생의 엄청난 경쟁력 차이를 불러일으킵니다. 이것은 바로 한 해의 시작을 겨울로 보는 것과 일맥상통합니다.

Publisher 겨울을 은혜로 본다는 개념을 들을수록 겨울의 은혜에 대해 곱씹어보게 되는 것 같습니다. 감사하고, 준비하며, 계획하는 아주 중요한 시기인 거네요. 대부분 겨울을 절망의 시기로 보는 것과는 차이가 큰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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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교수 우리나라의 가장 큰 문제가 바로 한 해의 스타트가 늦다는 것입니다. 1월이 되고 나서부터 시작할 것이 아니라 12월부터 시작을 준비해 나가야 해요.

Publisher 그렇다면 현재 불황의 한복판에 서 있는 우리가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윤 교수 바로 ‘교육’입니다. 그리고 연구개발에 몰두해야 해요. 대신 돈이 많이 들지 않는 간이 R&D나 간이자동화를 실시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우리가 너무 바삐 달려오느라 하지 못했던 것들을 지금 이 시기에 되돌아봐야 하는 것이죠. 막대한 자금이 들지 않는 범위에서도 얼마든지 혁신 작업들을 할 수 있어요. 바쁠 때는 어질러 있던 것을 챙기지 못했다면 한가할 때는 정리정돈을 하는 게 순리 아닌가요. 그렇게 넘긴 일들을 찾아보면 꽤 될 겁니다. 시간은 양수 발전의 의미를 갖기도 합니다. 야간이나 전력이 풍부할 때 펌프를 가동해 아래쪽 저수지의 물을 위쪽 저수지로 퍼 올렸다가 전력이 필요할 때 방수해 발전하는 것을 말하지요. 야간에 값싼 잉여전력을 이용해 양수를 했다가 주간에 발전하는 것은 매우 합리적이고 유리한 방식이에요. 시간도 이처럼 바쁘고, 한가한 때를 잘 조절해서 사용해야 합니다. 겨울은 개구리가 도약을 위해 움츠리는 기간이에요. 기업은 이 겨울을 호경기를 맞이할 준비 상태로 완성시켜야 하는 겁니다. 불경기라고 해서 인력을 마구잡이로 해고시켰다간 호황이 왔을 때 빨리 붙잡지 못해 이중낭비를 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합니다.

I M F는 우리에게 축복이었다
Publisher 역샌드위치론에 관해서도 평소 강조를 많이 하고 계시는 걸로 아는데요. 역샌드위치 이론이 무엇입니까.

윤 교수 우리가 나이 오십을 두고 ‘지천명(知天命)’이라고 하지요. 하늘의 뜻을 아는 나이라는 것입니다. 인류가 돌아가는 원동력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바로 ‘언어’입니다. 예를 들어 동쪽 나라는 서쪽 나라의 말을 아는데 서쪽 나라는 동쪽 나라 말을 알아듣지 못한다면 동쪽의 문화가 서쪽으로 이주하면서 교류가 시작됩니다. 미국도 동부에서 서부로 발전됐고, 일본도 동경부터 발달하고 규슈나 시코크 등이 발달했어요. 한국도 과거에는 경주를 시작으로 해서 서산, 당진 등 서쪽으로 확장돼 나갔습니다.

Publisher 대부분 대한민국의 지정학적 위치상 중국과 일본 사이에 낀 샌드위치와도 같은 신세라고들 합니다. 그렇게 보면 그것은 우리에게 절망인 것인데요. 교수님께서는 역샌드위치론을 주장하시는 걸로 압니다. 역샌드위치론은 ‘희망’이라고 보면 되는 건가요.

윤 교수 1997년 IMF 외환위기가 불어닥치기 직전이었을 겁니다. 영국의 대표적인 컨설팅회사 부즈앨런에서 《한국보고서》라는 책을 냈습니다. 그 책에 보면 가격으로는 중국을 당하지 못하고, 기술로는 일본을 당하지 못하기 때문에 한국은 호두 까는 기구에 낀 신세라는 표현을 했어요. 삼성경제연구소 측에서도 주장한 것이 샌드위치 이론인데요. 제가 강의를 하면서 부즈앨런의 주장과 삼성 측 주장에 반박을 했어요. 이 이론은 긍정적 사고인지, 부정적 사고인지에 따른 차이입니다. 가격은 일본보다 싸고 기술은 중국보다 나은 게 한국이라고 했어요. 가격이 싼 물건은 중국에 가서 사고, 기술이 좋은 신제품은 일본에 가서 사고, 품질 좋은 것은 한국에 와서 사라고 했지요. 여기서 주장한 게 ‘품질국가론’입니다. 대부분 기술 좋은 나라가 품질도 우수할 것이라고 착각하기 일쑤입니다. 사람들은 어떻게 기술 좋은 나라를 두고 품질은 한국에 와서 사야 한다는 것인가 하며 의아해했지요. 이것은 기술의 속성을 몰라서 하는 얘기입니다. 기술은 원천기술, 제품기술, 생산기술의 속성을 갖습니다. 음악에 비유하자면, 원천기술은 화성악, 제품기술은 작곡, 생산기술은 연주입니다. 작곡을 못한다고 좋은 음악을 못 듣는 법은 없지 않나요. 연주 실력으로 베토벤을 연주할 수 있듯이, 제품기술은 없을지라도 생산기술을 갖춘 나라가 바로 우리입니다. 그렇기에 품질 우수성을 확보할 수 있는 거예요. 품질은 손이 만드는 게 아니라 눈이 만듭니다. 품질이 좋으려면 작업원의 연령이 30대 중반쯤 돼야 해요. 그러나 일본의 경우 기술력이 좋을지 몰라도 그것을 골라내는 작업원의 평균 연령이 노령화돼 있어요. 1970년대 세계에서 가장 품질이 좋았던 나라가 일본이었다면, 가격이 싼 나라는 한국, 기술력이 좋았던 나라는 미국이었습니다. 그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보면, 1940년대 세계 기술 으뜸은 영국, 품질 면에서는 미국, 가격이 가장 싼 나라는 일본이었어요. 현재는 기술은 일본, 품질은 한국, 가격은 중국이지 않습니까. 이제 20~30년 후를 내다보면 기술이 가장 좋은 나라가 한국이 될 것이고, 품질은 중국, 가격 면에서는 인도가 떠오를 것이라 전망합니다. 생산 현장에 더 이상 인재들이 몰리지 않는 경제 흐름 때문에 이렇게 기술의 우위가 다른 나라로 넘어가는 것이 수순이지요.

Publisher 지금이 불황이다 보니 교수님 말씀이 더 실감나게 전달되는 것 같습니다. 박세리 선수나 최경주 선수를 시작으로 박태환, 김연아 선수 등을 통해서 우리에게 자신감이 생긴 것도 사실이잖아요. 우리도 세계 1등이 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글로벌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는 것도 필요한 것 같습니다. 우리 기업 특히 전자, 자동차, 조선 등에서 세계 1등이 속속 나오고 있는데 이것도 품질국가론과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습니까.


윤 교수 산업은 돌아가는 것이 자연스러운 흐름입니다. 왜 산업이 회전하는가에 대한 원천을 알아야 합니다. 왜 미의 기준으로 여성의 풍만한 가슴과 가는 허리, 큰 엉덩이를 꼽을까요. 이에 대한 답은 역사의 순환과 흐름의 이유를 알게 해줍니다. ‘가장 생산적인 것이 가장 아름다운 것이다’를 기억하셔야 합니다. 가장 아름다운 여자는 가장 생산적인 여성인 것이지요. 이것이 신이 내린 은총이에요. 생산적인 사람이 곧 부자가 되는 것과도 같은 논리지요. 나라가 부흥하려면 생산적인 생각과 산업으로 전향하게 돼 있습니다. 그러다가 점점 비생산적인 것에 관심이 옮아가게 되지요. 인재들이 이공계통에서 법대나 증권 등 금융공학 쪽으로 쏠리게 되는 현상을 낳게 됩니다. 그러다 보면 자연적으로 제조업에서 경쟁력이 떨어지게 되고요. 미국이 제조업에서 인재 부재를 겪을 때 치고 올라온 나라가 바로 일본이지요. 또 일본도 마찬가지로 제조업에서 인재 부재를 겪을 때 우리나라에서는 제조업에 인재가 몰리다 보니 산업의 흐름이 다시 짜여지게 되는 것입니다.

Publisher 그렇다면 현재 세계 1등이 언제까지나 지속될 것은 아니란 뜻이군요.

윤 교수 그렇습니다. 대한민국의 강점은 펀더멘털이 건실하다는 것입니다. 미국에 미래가 없다고 보는 이유도 이 부분에서지요. 펀더멘털이 건실하다는 것은 제조업이 건실하다는 것이거든요. 세계 1등, 2등의 전자회사가 삼성과 LG 등 다 우리 기업이잖아요. 게다가 가장 희망을 걸고 있는 분야가 원자력 발전소입니다. 중국이 향후 몇 년 사이에 원자력발전소를 50기 짓는다고 합니다. 그중에서 우리가 차지할 역량은 절반 이상이 될 것이라 자신하고요. 이러한 사시순환의 이치, 산업순환의 흐름을 전망한다면 ‘희망’도 곧 올 것이라는 게 느껴지지 않습니까. 전 세계가 다 헐벗고 힘든 시기예요. 그러나 우리는 이미 지난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돕바 하나를 준비한 거나 다름없다고 보시면 됩니다.

Publisher 10년 전 IMF 외환위기를 겪었기에 제조업의 중요성을 이미 깨달았다는 건가요. 대기업 중심으로 구조조정을 많이 하면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확보함과 동시에 교육을 무조건 안 시키거나, 무조건 자르는 게 능사가 아니라는 것을 이미 배운 것이 힘이 되고 있다는 말씀이네요.

윤 교수 그렇지요. 그렇게 생각한다면 가히 IMF를 축복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무차별적인 차입경영의 실태를 바로잡게 됐고, 각 기업의 부채비율도 현저히 낮출 수 있었지요. 대표적인 차입경영 사례로 실패한 진로의 경우 부채 비율이 3천 퍼센트였는데, 현재 기업의 평균 부채율은 2백 퍼센트로 떨어졌으니까요. 또 인력구조조정이라는 것이 ‘언 발에 오줌누기’와도 같아요. 3년 8개월 만에 IMF 외환위기를 벗어나게 됐는데 막상 너무 많은 인원을 감축해놓으니 일할 인원이 부족해진 거예요. 사람을 자르는 구조조정이 아닌 실질적인 사업의 구조조정을 해야 한다는 것을 이때 절감하게 됩니다. 3년만 버티면 벗어날 텐데 월급의 10퍼센트를 덜 주는 것이 회사로서 큰 이익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는 계기가 바로 IMF 외환위기였습니다.

韓, 세계 1등 품질로 역샌드위치론 실현
Publisher 여러 가지 순환 측면에서 봤을 때 긍정적이긴 하지만 앞으로를 전망하는 일이 쉬운 것이 아님은 확실한 듯합니다. 한국의 경제 회복과 전 세계 경제 회복은 어떻게 보십니까.

윤 교수 선문답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대통령이 어떻게 하느냐, 또 국민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겁니다. ‘나’에게 달린 문제예요. 실수를 하더라도 실수가 또 다른 실수를 부르는 사람은 실패를 할 것이고, 실수가 다음의 성공 요소가 되면 성공하게 됩니다. 우리 국민들 각자가 희망을 갖고 봄을 맞이할 준비를 해야 합니다. 부자와 가난한 자의 뇌의 차이를 아시나요. 부자는 자극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지만 금세 안정을 되찾습니다. 그러나 가난한 자는 계속적으로 불안정해 하지요. 개인 스스로의 판단력에 따라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인지해 나가야 합니다.
제가 강조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I BEST’입니다. I-나부터, B - basic 기본부터, E - easy 쉬운 것부터, S - small 작은 것부터, T- today 오늘부터 시작하라는 것입니다. 오늘부터 기본적인 것을 쉽고 작은 것부터 차근차근 해결해 나갈 준비를 해야지요. 그리고 중요한 것이 바로 위기의 실체를 온전히 알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선 언론도 액셀러레이터 역할과 브레이크 역할을 잘해야 합니다. 호황일 때는 소비 조장을 절제하도록, 또 너무 가라앉았을 때는 띄워주는 역할 등 제어기능을 해야 합니다. 불이 난 곳에 기름을 붓는 격은 지양해야지요. 국민들이 평상심을 찾고 제 몫을 해주는 것만큼 중요한 게 또 있을까 싶습니다.

Publisher 우리나라가 앞으로 큰 미래에 세계를 이끄는 일등 국가가 될 수 있다고 많이들 생각합니다. 상상력이나 창조력, 근면성 등을 두고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요. 우리나라가 일등국가가 될 수 있는 비결과 교수님의 전공이신 미래 유망사업에 대해서 한국과 연관해 설명해주신다면요.

윤 교수 앞서 말씀 드렸듯이 우리가 일등을 하겠다는 개념은 산업의 순환을 연관시켜 생각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역사의 흐름에 따라 산업의 흐름도 주기를 거쳐 반복됩니다. 그렇기에 우리가 1등을 할 때가 있다면 또 쇠락의 길을 걷는 때가 반드시 옵니다. 우리나라는 중국이라는 국가가 있어서 행복할 수도 있고, 불행할 수도 있어요. 경쟁자로 치면 그만큼 우리 몫을 가져가기 때문에 불행하겠지만 우리가 만든 물건을 소비할 중국의 인구가 있어 행복한 것 아니겠습니까. 좋다, 나쁘다의 시각이 아닌 이치에 맞게 생각하고 판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우리가 느끼지 못하는 사이에 패권이 미국에서 동북아시아로 넘어오고 있습니다. 우리나라가 인구로는 중국의 25분의 1이고, 영토로는 100분의 1이지만 중국과 일본 사이에 위치했기 때문에 대한민국이 동북아에서도 중심국가로 자리잡을 수 있다고 봅니다. 유럽은 프랑스와 독일의 원활하지 않은 관계로 스위스에 중심기구를 뒀습니다. 우리나라 역시 중국과 일본의 앙숙 사이에서 원활한 관계를 유지하게 할 매개체로서 발휘할 영향력이 상당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서울을 중심으로 세 시간 반 거리로 갈 수 있는 1백만 인구 이상의 도시가 43개가 됩니다. 전 세계에 이런 곳은 한국이 유일무이하지요. 이렇게 긍정적인 전망을 할 수 있는 요소들은 많지만 결국 우리가, 리더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예측이 맞아떨어질 수도 있고, 아니면 정반대 상황이 나올지도 모를 일이고요. 신은 기회를 균등하게 줍니다. 그것을 받는 것은 인간의 몫이 아닐까요. 봄이 오고 있다는 것을 공감하고 준비해나가는 것이 시급합니다. 기본만 지켜도 우리가 우왕좌왕 할 일은 없을 거예요.

봄은 준비하는 자의 것
Publisher 교수님께서는 경제 및 사회 전 분야에 대한 많은 조언들을 해주고 계시는데요. 지금까지 살아오시면서 지금의 ‘나’를 있게 한 비결이 있었나요.

윤 교수 이 세상을 살면서 제가 가장 귀중히 생각하는 것을 잃은 경험이 있습니다. 절실한 것을 잃었을 때 오는 상실감, 그 이후에 찾아오는 깨달음의 시간은 그 어떤 경험보다도 소중한 것 같습니다. 우리가 IMF 외환위기를 치르면서 경제 성장을 했듯이 현재의 내 모습에서 내가 헌신할 수 있는 것, 베풀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다시 생각하는 시간을 갖는 것이 참 중요해요. 이 세상의 사건사건들을 곰곰이 들여다보면 이해가 되지 않는 일들이 참 많지만 분명 어떤 필요에 의해 생겨났을 것이라는 섭리에 관해서는 의심하지 않아요. 그렇기에 좋은 일도, 나쁜 일도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이 세상에 구르는 돌도 다 쓰임이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렇기에 범사에 감사할 수밖에 없는 것이죠. ‘범사에 감사하라’는 말의 뜻이 비로소 이해가 되더군요. 긍정적인 생각을 기본으로 섭리를 찾아나가다 보면 반드시 실마리가 보입니다. 내 것이 되려면 너무 쉽게 그 교훈을 찾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아요. 너무 쉽게 배우면 그만큼 쉽게 잃게 되니까요. 힘들어도 자신 스스로 깨닫는 시간을 통해 얻어가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그게 저를 만든 힘의 원천일지도 모르겠네요.

Publisher 불황의 시기에 희망을 노래하는 것은 쉽지 않은데요. 희망의 빛을 찾아나가는 사람이야말로 진정한 리더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러한 후배들에게 도움되는 말씀 부탁드립니다.

윤 교수 첫째, 봄은 준비하는 자의 것입니다. 둘째, 인간은 일생 동안 세 번의 변신을 해야 합니다. 기술자에서 관리자로, 관리자에서 경영자의 소양을 쌓아 변신해야 합니다. 이러한 변신을 하는데 스스로 노력하지 않으면 안 되지요. 회사를 위해 80퍼센트 일한다면 나머지 20퍼센트는 자기계발을 위한 시간으로 활용하세요. 하루에 두 시간만큼은 자기계발에 힘쓴다면 그 경쟁력은 어마어마합니다. 현장과 교육을 넘나들며 어느 것 하나 소홀히 해서는 안 되고요. 저는 현재 교수지만 과거에는 회사를 다니면서 현장 근무를 했습니다. 현장 근무를 하면서 석·박사 과정을 마쳤어요. 그리고 교수로 부임해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처음부터 교수로 시작한 분들과는 엄연한 차이가 있어요. 제가 기업에서 직접 뛰어봤기에 현장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그것을 교육과 연결해 학생들에게 가르칩니다. 그것은 제겐 또 다른 자신감과 열정으로 나타나고요. 무시학, 무시처. 공부하는 데 시간이 따로 있는 게 아니며, 장소도 따로 있는 게 아닙니다. 돈 들여서 배울 궁리하기보다는 삶의 현장에서 배우겠다는 자세로 임한다면 그 어떤 명강의보다도 최고의 교훈을 줄 테니까요. 항상 화두를 던지고 답하세요. 명상하고 골똘히 생각해서 얻어내는 것, 책을 통해 배우는 것도 좋지만 자기의 가치관을 정립하면서 배움을 스스로 찾는 습관을 기르길 당부하고 싶어요. 시류에 따르지 말고 가장 옳은 것을 행하시길 바랍니다. 자신에게 주어진 능력을 헛되이 쓰지 말고, 자기계발을 통해 나 하나로 더 많은 사람들에게 이익을 줄 수 있는 사람이야말로 시공을 초월해서 필요로 하는 인재가 아닐까 싶습니다. ‘나뿐’인 사람이야말로 가장 나쁜 사람 아닌가요.

출처 : 삼월회(이종업종)
글쓴이 : 짱가효창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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