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을 최고로 키우고 싶은 부모의 욕망이 만들어낸 부촌 대치동. 고개가 끄덕여지는 알부자는 없지만 자식 교육을 위해서는 한 달에 수백만원도 아깝지 않은 교육열풍이 만들어낸 부촌인 대치동이 서울의 식구가 된 것은 지난 63년이다.
63년 1월 1일 비만 내리면 탄천과 양재천 범람으로 농토가 물에 잠겼던 ‘경기도 광주시 언주면 대치리’가 ‘서울특별시 성동구 대치동’으로 거듭난다.
80년대 도시계획에 의해 우물이 메워지면서 대단지 아파트인 은마ㆍ청실아파트에 이어 중대형 평형으로 구성된 우성ㆍ미도ㆍ선경아파트가 차례로 들어설 때까지도 대치동은 ‘그저 그런 아파트촌’에 불과했다.
평범한 아파트촌이 부자를 끌어들이기 시작한 것은 민주화운동이 정점에 달했던 전두환ㆍ노태우 정권 때부터다.
서울 소재 대학과 멀찌감치 떨어져 있는 게 장점으로 부각됐다.
대치동은 학생의 거리투쟁도 없고, 그로 인한 소음과 교통체증도 없는 그야말로 조용한 삶을 유지할 수 있는 부자의 낙원이었던 셈이다.
대치동이 부촌의 대열에 오른 결정적인 계기는 지난 90년대 말 시행된 신도시 고교평준화다.
평준화로 강남학군이 재부상하면서 자식을 대한민국 최고로 키우려는 부모가 몰려들기 시작한다.
말 그대로 ‘이해찬이 낳은’ 부촌인 셈이다.
대치동은 ‘부동산 10억원 이상에 현금 약 5억~10억원’에 이르는 한국형 부자의 집합공간으로 변호사와 의사 등 전문직종이 대부분이다.
다만 오로지 자식의 교육을 위해 ‘전세’를 얻어 들어온 사람이 상당수여서 대치동 아파트의 경우 40% 정도는 세입자로 봐야 한다.
교육부촌 대치동의 한가운데에는 대치동 ‘빅3’가 자리잡고 있다.
대치동 우성ㆍ선경ㆍ미도아파트를 일컫는 빅3에 전입해야 근거리 진학 원칙에 따라 대청중과 숙명여중ㆍ고, 단대부중ㆍ고, 휘문중ㆍ고, 중대부고, 경기고 등으로 배정이 가능하다.
그 중 대청중 배정 여부는 대치동 학부모의 최고 관심거리. 대치동에서도 외국어고와 과학고 등 특목고 진학률이 높기로 유명한 대청중에 입학하기 위해서는 빅3 아파트에 거주해야 한다.
대치동에서도 같은 30평대를 기준으로 대청중 배정 가능성이 가장 높은 개포우성 1차의 경우 31평형이 10억~12억원대인 반면 대청중 배정이 하늘에 별따기인 청실아파트 31평은 평당 8억~9억원대로 2억원 이상 차가 난다.
대치동 빅3 가격은 이미 호가를 중심으로 평당 4000만원대를 넘어서 평당 5000만원대 진입이 초읽기다.
대청중 배정 가능성이 가장 높은 개포우성 1ㆍ2차의 45평형 매도호가가 20억원대로 평당 4000만원을 훌쩍 넘어섰다.
11억원대에 거래됐던 31평형도 최근 12억원을 넘어선 매물이 출연했다.
대치 선경아파트 48평형 역시 호가가 20억원에 이른다.
개포우성과 선경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격이 싼 미도아파트의 경우 46평형 호가가 16억~17억원대다.
다만 집주인의 성향을 반영하듯 빅3 사이에서도 한 아파트가 높게 거래됐다는 소문이 돌면 바로 다른 아파트가 가격을 역전시키는 현상이 반복돼 왔다.
최근에는 대치동 빅3의 허름함을 등에 업고 단숨에 동부센트레빌이 대치동 부촌의 한 축으로 치고올라왔다.
동부센트레빌은 도곡동 타워팰리스, 삼성동 아이파크와 더불어 어느덧 ‘강남 빅3’의 대열에 합류한 상황. 동부센트레빌은 45평형 매도호가가 현재 20억원을 넘어섰고 60평형의 경우 최고 30억원을 호가하는 등 급등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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