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인돌 속의 용두레 연밭
강화 고인돌 유적지에서 가까운 "선사 학습장"속의 아담한 연밭 "용두레",
올해에는 연꽃 구경을 못할 걸로 알았더니 뜻밖에도 고인돌 세상 속에서
연의 고운 모습을 가슴으로 소붓이 껴안게 됩니다.
개화의 시기가 살짝 비켜서서인지 연꽃이 떨어져나간 흔적으로
아쉬움을 자아내지만 그래도 남아있는 연꽃이 있어 이를 탐해봅니다.
순결과 청순함, 부귀 영화의 꽃말을 가진 연꽃을 싫어할 사람은 아무도 없겠는데
불가에서는 부처의 미소를 닮아 염화시중의 꽃이라는 이야기도 있던가요?
연꽃은 여름날 꽃 사진의 하일라이터가 틀림없겠는데
사진을 찍는 분들이라면 이맘 때쯤 해서 꼭 연꽃 사진 몇 컷 남기는 것으로 보아
카메라 앵글을 맞추게 하는 묘한 매력이 있나 본데, 내게도 연꽃에 대한
여름날의 야릇한 짐 하나 벗어버리게 되니 마음이 한결 편안합니다.
허벌나게 넓은 연밭에 서면 어느 연꽃에 눈길을 맞출지가 망설여지지만
다행히 용두레의 연밭은 그리 넓지 않아 금방 눈을 맞대는 연꽃을 발견하게 됩니다.
연밭의 넓이를 보려는 것이 아니니 한 두송이 자태 고운 연꽃이면 족하지 않을까요?
이리저리 사방팔방으로눈길을 옮겨다니다 보면 마음이 혼란스럽거든요.
용두레 연밭은 마치 키 작은 여인처럼 아담하니 가슴으로 품기엔 그만입니다.
고인돌과 함께 하는 선사 학습장
선사 학습장은 부모와 함께 나온 아이들이 선사시대 체험을 할 수 있도록
아기자기하게 꾸며 놓은 곳인데, 학습장과 체험장 등을 통하여
아주 먼 시간에로의 여행을 떠나게 되는 곳이기도 합니다.
입장료를 내고 들어가면 맨 먼저 호피 옷을 건네주는데
사진에서 처럼 호피옷을 입으면 현대인도 잠시 고인돌 세상에 서게 됩니다.
관리인에게 "돌로 만든 손도끼라도 쥐어주면 더 좋지않겠냐?"고 했더니
손도끼 자루가 다 망가져서 못준다니 웃음이 절로 나옵니다.
머리 속에는 돌도끼를 들고 짐승 표피 옷을 입은 그림이 그려지기 때문이니...
한 가지 아쉬운 것이 있다면 입구에서 부터 크게 울려퍼지는 음악이
차라리 쥬라기 공원에서 나오는 음침한 공룡의 울음 소리로 바꾸어 놓는 것이
음향적인 효과에서 더 나을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구름이 낮게 깔린 하늘과 딱 어울리는 선사시대 컨셉이 될터인데...
아기자기한 소품이 걸려있는 이곳은 화초나 분재를 키우는 화원인데
선인장과 다육이, 허브 등의 키작은 화초가 많은 것이 특징이기도 합니다.
선사시대라고 풀꽃, 들꽃들이 없었겠나요?
원시림 같은 화원은 아니지만 그런대로 보는 눈이 즐거울 수가 있을겁니다.
인근을 지나오면서 발견하는 붉은색 기와 지붕의 집 한채,
초록 풀숲에 덩그라니 남아있는 폐가(閉家)의 운치가 제법 멋스럽습니다.
오랜 그리움의 잔재가 남아있을 것도 같은 초록 풀숲에 싸인 폐가인데
그림 그리는 분들이 좋아할 만한 풍경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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