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음태양력은 달과 태양의 운동을 종합한
과학 음력의 모든 것 달을 기준으로 1년을 정하고, 태양의 운동에 따른 24절기를 도입한 태음태양력 사용 실제와 날짜 차이로 19년에 7번 윤달 넣어... 중국에 1시간 시차, 1일씩 차이 나기도 | ||||||||
역법(曆法)은 말 그대로 ‘달력 만드는 법’이다. 날짜를 알려주고 계절을 알 수 있도록 절기일을 알려주는 것이다. 그리고 좀더 그 범위를 넓히면 일식, 월식과 같은 천문현상을 예측하고 수성, 금성 등 오행성의 위치를 정확히 예측해 하늘에 나타나는 여러 천문 현상을 이해하려고 하는 것이다. 따라서 인간이 생활하는 곳에는 반드시 역(曆)의 개념이 따라다닌다. 최근에 이슬람의 축제인 ‘하지(Haji)’를 맞아 의식을 치르기 위해 많은 인파가 몰려들고, 그 와중에 몇 백 명이 죽고 다치는 사고가 있었다. 이 축제일은 어떻게 정해지는가? 그것은 이슬람의 종교력에서 정해지는 것으로, 하나의 약속이다. 즉 역법은 시대에 따라 천체의 운행에 맞추어 정해지는 사회적인 약속이라 할 수 있다. 물론 시대와 지역에 따라 개념이 다르고 발달 정도도 다르다. 역법의 종류 역법은 어떤 천체를 이용해 1년의 길이, 한 달의 길이를 정하느냐에 따라 태양력과 태음력, 그리고 태음태양력으로 구분된다. 태양력은 말 그대로 태양의 공전운동을 기준으로 하여 계산하는 역법이다. 우리가 현재 사용하고 있는 양력의 1년 길이는 이집트에서 유래한 것이다. 어느 일정한 시기에 일출 때가 되면 같은 방향으로 밝은 별 시리우스가 오벨리스크의 끝에 걸리는 때가 있었다. 그리고 그때가 지나면 바로 홍수가 시작돼 지난 1년간 지은 많은 농작물을 잃어버리게 됐다. 이에 당시 사람들이 이 시기를 기준으로 하여 날수를 세어 다시 시리우스가 그 위치에서 보일 때를 조사해 1년이 365일임을 알아낸 것이다. 이와 같이 태양의 운동을 기준으로 하여 만들어진 역법이 태양력이다. 태양력은 로마의 율리우스 카이사르가 만든 율리우스력으로 발전해 지금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그레고리력이 됐다. 그러나 하늘에는 태양뿐 아니라 달도 있다. 고대인류가 그 변화하는 모습을 가장 쉽게 알 수 있는 것이 달이다. 따라서 인류문명 초창기에는 달의 운동을 먼저 관측했을 것으로 추론된다. 고대인이 달의 변화하는 모습을 관측해 순록의 뼈 등에 새겨놓은 것이 수십 년 전에 프랑스의 한 지방에서 발견됐다. 그리고 그것이 지금의 한 달과 거의 같다는 것도 알려졌다. 이와 같이 달도 역법을 정하는 중요한 천체다. 달의 공전운동을 기준으로 해서 만들어진 역법이 태음력이다. 태음력에서 한 달은 평균 29.5일로, 한 달의 길이가 29일 또는 30일이 된다. 그렇다고 작은 달, 큰 달이 번갈아 나타나는 것은 아니고 복잡한 달의 운동 때문에 불규칙하게 나타난다. 그러나 이 태음력은 시간이 흐를수록 계절과 잘 맞지 않아서 지금은 유대교나 이슬람력에서 종교달력으로서만 주로 사용되고 있다. 한 예로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이슬람교의 금식기간인 라마단도 양력으로 볼 때는 시기가 일정하지 않고 자주 바뀐다. 중국에서는 이러한 태음력의 결점을 보완하는 역법이 발달했다. 중국에서 초기 역법은 태양력이 아니라 달의 운동을 기본으로 하여 1년을 정하고, 그것을 태양의 운동으로 인해 나타나는 계절 변화와 맞추기 위해 윤달을 삽입했다. 그리고 때에 맞춰 파종하고 추수해야 하는 농경생활은 계절과 밀접하게 연관이 있으므로, 태양운동에 근거한 24절기를 사용했다. 따라서 24절기는 국민에게 계절을 알려주는 역할을 했다. 그러므로 우리 조상이 사용하던 음력의 정확한 이름은 달과 태양의 운동을 모두 포함했다는 의미의 태음태양력으로 불려야 한다. 중국과 빈번한 교류를 가진 한국의 고대 사회도 중국에서 이 역법을 배워와서 사용했다. 당시 역법은 천체현상으로 인한 것이므로, 하늘에서 그 임무를 부여 받은 임금만이 계산할 수 있다는 사상이 있었다. 따라서 역법 연구기관은 왕의 직속기관으로 임무를 수행했다. 한 달의 첫날을 어떻게 결정하나 태양태음력에서 한 달의 첫날인 1일은 합삭(合朔)이 들어있는 날로 정한다. 합삭은 태양과 달과 지구가 일직선상에 있는 순간으로, 천문학적으로는 세 천체의 황경(黃經)이 같아지는 때를 말한다. 음력 달의 크기는 합삭과 다음 달 합삭 사이의 날짜 수로 결정한다. 그러나 달의 운행이 불규칙하기 때문에 이 날짜가 똑같은 간격은 아니다. 얼마 전 ‘2006년의 음력 1월 1일이 양력으로 1월 29일이냐, 1월 30일이냐’에 대한 논란이 있었다. 음력 1월의 합삭은 1월 29일 23시14분30초로, 앞의 정의에 따라 음력 1월 1일은 합삭이 일어난 순간이 포함된 날인 1월 29일이다. 따라서 음력 12월은 작은 달이 된다.
또 하나 짚고 넘어갈 일은 중국과 우리나라의 음력일이 똑같지 않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역법이 중국에서 넘어왔으므로 중국과 우리나라가 음력을 똑같이 사용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계산하는 방법은 같지만 중국은 우리나라와 1시간의 시차가 있으므로 합삭 시각의 날짜가 달라지는 경우가 종종 있다. 설날의 경우만 보아도 1988년, 1997년, 2027년의 경우 중국이 우리나라보다 하루 빠르다. 1997년 음력설이 지나자마자 필자는 한 통의 항의 전화를 받았다. 부산에서 무역하는 분인데, 설 전날 한 배 가득 물건을 싣고 중국으로 갔다. 그런데 중국에서는 설이라고 모든 항구가 문을 닫고 하역을 시켜주지 않아 항의를 하다가 결국 다시 싣고 한국으로 돌아와 “이것이 어떻게 된 일이냐”고 항의를 한 것이다. 그것은 누구의 잘못도 아니다. 한국과 중국의 설날, 더 나아가 음력이 다를 수 있다는 사실을 알면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사안이었다. 음력에 윤달을 넣는 이유 24절기는 우리나라 음력에서 윤달을 결정하는 데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다. 윤달은 우리가 흔히 따지는 사주를 볼 때 월(月)의 간지인 월건(月建)이 없으므로 운세를 점칠 수 없어 나쁜 일이 안 생긴다고 하여 결혼식도 많이 올리고 수의(壽衣)도 많이 준비하는 때이기도 하다. 윤달을 넣을 때는 음력월과 24절기를 잘 조합해서 결정해야 한다. 음력 한 달은 앞에서 말한 것처럼 29.5일이다. 따라서 태음력으로 1년인 12태음월은 약 354.37일이 되고, 반면에 양력은 잘 알고 있는 바와 같이 365.2422일이다. 이 두 값의 차는 약 11일이 된다. 따라서 이 값이 세 번 쌓이는 3년이 지나면 음력 날짜는 태양의 움직임과 약 33일로 한 달 차이가 나게 돼 날짜와 계절의 차이가 많아진다. 태음태양력에서는 이 차이를 없애주고, 날짜와 계절을 맞춰주기 위해 대체로 2~3년에 한 번 윤달을 삽입하여 1년을 열세 달로 하여 태양력과 맞추도록 하였다. 그러나 3년에 한 번씩 윤달이 들어가는 것은 아니고 19년에 윤달이 일곱 번 들어간다. 이것을 좀더 자세히 풀어보면 태양력으로 19년은 ‘365.2422일×19년=6939.6018일’이 되고, 태음태양력의 경우는 19년에 윤월 7번을 넣어서 235개월이 된다. 따라서 ‘29.5306×235월=6939.691일’이 되므로, 두 방법에 의한 값은 소수 첫째 자리까지 잘 맞음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이 19년이라는 것은 서양에서 발견됐던 태양과 달의 궤도 운동이 반복되는 메톤주기와 같은 기간이다. 즉 옛날에도 천체를 정확하게 관측하였고, 그 결과로서 달력을 만들었던 것이다. 윤달 결정방법-무중치윤법(無中置閏法) 우리나라에서 윤달은 24절기(節氣) 중 그 달의 이름을 결정하는 12중기(中氣)의 위치로 결정한다. 24절기는 12개 절기와 12개 중기로 분류하는데, 초순 경에 있는 것이 절기이고, 하순에 있는 것이 중기다.
이 방법에 따르는 규칙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로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한 음력월에는 2절기, 즉 1중기와 1절기가 들어가야 한다. 그러나 어떤 때는 한 음력월에 1절기가 들어갈 때가 있다. 즉 중기가 들어가지 않는 무중월인 달이 윤달 후보다. 두 번째로 다음의 4개의 중기는 일정한 달에 들어가야 한다. 춘분은 2월, 하지는 5월, 추분은 8월, 동지는 11월에 들어야 한다. 세 번째로 1년 중에 2~3개의 윤달 후보가 있으면 첫 번째 것을 윤달로 결정한다. 마지막으로 윤달의 이름은 전 달의 월 이름을 그대로 사용한다. 즉 5월 다음달에 윤월이 들어 있으면 윤5월이라 부른다. 윤달 위치의 불규칙성
다시 말하면 음력과 양력이 거의 일치하는 때는 약 19년이나 이것도 조금씩 어긋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환갑을 음력날짜와 양력날짜가 다시 일치하는 기간이라고 알고 있으나 이때는 태어난 해의 간지인 세차(歲次)가 다시 돌아오는 것이다. 즉 갑자년이 60년 뒤에 다시 갑자년이 되는 것이다. 윤달의 빈도 수 1777년부터 2050년까지 윤달이 든 해의 월 수를 수집해 도표로 그려보면 윤5월이 가장 많고 이어 4월, 6월이 그 다음임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윤12월, 윤1월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것은 지구가 타원궤도 운동을 하고 있어 겨울에는 근지점을 돌므로 태양의 이동 속도가 빠르고, 여름에는 원지점을 돌므로 태양의 이동 속도가 느려져 생기는 것이다. 따라서 여름엔 달의 공전속도는 거의 일정하지만 절기와 중기 또는 중기와 절기간의 태양의 이동 속도가 느리므로 음력 1개월 안에 1개의 절기만 들어 있을 때가 많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음력의 장·단점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우리 조상이 사용했던 음력, 즉 태음태양력은 달의 모양으로써 날짜를 바로 알 수 있고, 태양의 움직임에 근거한 24절기를 같이 사용함으로써 계절의 변화를 측정할 수 있도록 해준 지혜롭고도 과학적인 방법으로 지금까지도 널리 사용되고 있다. 또한 음력 자체로서의 장점도 여러 가지가 있다.
그렇다고 음력이 전혀 단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계절과 잘 맞지 않아 농경생활을 하는 민족에게는 아주 불편하다. 그래서 옛날 사람들은 지금과 같이 윤월을 넣는 태음태양력을 개발해 사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이 방법이 좋다고 지금부터 이 역법(曆法)만 사용하자는 의미는 아니다. 중요한 점은 이렇게 과거 우리 조상이 사용하던 전통 중에는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것이 많다는 것이다. 비단 역법뿐 아니라 각종 생활 기기, 과학 기기 등에서도 그 우수성이 발견되고 있다. 지금과 같이 뛰어난 최첨단의 기술로도 복원하기 어려운 것들로 성덕사의 종 등이 있고, 최근에 복원된 자격루의 구조도 우리의 정밀기기학, 제어공학이 얼마나 수준 높았는가를 보여주는 한 예다. 이제 우리는 ‘옛날 것은 모두 고리타분하고 비과학적’이라는 잘못된 생각에서 벗어나 조상이 남겨준 전통과 유물을 지하에 묻어만 둘 게 아니라 그들의 우수한 과학성과 창의성 등을 계속 찾아내고 연구해야 하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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