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동현 “윤석열, 지금은 내공 쌓는 시간… 정치 활동 서둘 필요 없어”
입력 2021.05.20 14:13
석동현 전 서울동부지검장은 20일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해 “정치적 외부 활동을 서두를 필요가 없다”며 “지금은 다시는 못 가질, 본인만의 성찰과 준비의 시간”이라고 했다.
석 전 지검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윤석열 전 총장의 칩거 기간이 두 달을 지나 석 달에 가까워지고 있다”며 “어마어마하게 정치권의 관심을 받고 있는 인물로선 전례가 없는, 정중동의 행보”라고 했다. 이어 “언제쯤 외부 활동을 시작하느냐, 왜 빨리 움직이지 않느냐는 말들이 나오기 시작한다”며 “그만큼 윤 총장에 대한 기대와 관심, 여당 측의 두려움이 큰 탓일 것”이라고 했다.
석동현 전 서울동부지검장. /김연정 객원기자
석 전 지검장은 “어차피 갈 길은 정해졌다”며 “지금은 큰 변신을 위한 허물벗기 단계”라고 했다.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하게 되면 이슈에 쫓겨 현안을 깊이 생각할 시간이 없다는 것이다. 그는 “게다가 현재는 코로나 상황이고, 아무 직책이나 당적도 없는데 당장 집 밖으로 나온들 과연 어디서 무엇을 하겠느냐”고 했다. 또 “두문불출하다시피 한 기간이 긴 것 같지만 겨우 두세달”이라며 “약 30년 검사 생활에 배인 티를 벗기에도 실은 짧은 시간”이라고 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서울시장 보궐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지난 4월 2일 서울 서대문구 남가좌1동 주민센터의 사전투표소에서 투표하고 있다. /김지호 기자
석 전 지검장은 “윤 총장이든 또 다른 누구든, 이제 우리의 지도자가 될 사람은 미래의 삶, 일거리에 대한 기대 가능성을 제시하면서 국민들에게 행복감을 안겨주는 마술사여야 한다”며 “공정과 상식 같은 이 시대의 가치에 충실한 지도자가 되기 위해선 미래의 국가과제, 청년들의 고충해결을 위한 성찰과 그 실천을 위한 내공 쌓기에 더 큰 비중을 둠이 마땅하다”고 했다. 이어 “그 성찰과 연마의 시간은 길수록 좋다”며 “하루라도 더 본인만의 준비 시간을 가지고 연마하는 과정을 거쳐 세상에 나와야 한다”고 했다.
그는 또 “그렇게만 된다면 (윤 전 총장이) 앞으로 좀 더 칩거를 한다 해도 대다수 일반 국민들은 얼마든지 인내하며 새로운 지도자의 등장을 기다려 줄 것으로 믿는다”고 했다. 이어 “아무런 성찰도, 내공도 없이 허황된 팬덤으로 정권을 차지한 후 오직 과거사와 편가르기에 매달려 나라를 결딴내고, 결국 국민들을 퇴보하게 만든 집권 세력은 지금의 정권이 그 마지막이기를 바라는 열망이 너무 크기 때문”이라고 했다.
석 전 지검장은 윤 전 총장과 서울대 법대 79학번 동기다. 사법연수원 기수로는 석 전 지검장(15기)이 윤 전 총장(23기)보다 빠르다. 윤 전 총장은 1994년 대구지검에서 검사 생활을 시작했다. 당시 석 전 지검장도 대구지검에서 근무하고 있었다. 석 전 지검장은 당시를 회상하며 “(윤 전 총장은) 고시 공부 기간이 길다 보니 쌓인 지식이 풍부했고, 달변에 두주불사형이다 보니 친화력도 좋아서 동료 선후배 검사들과의 관계 등 적응이 남달랐다”고 했다.
이기우 기자 편집국 사회부 기자
조선일보 이기우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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