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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 늘어나는 金, 바닥쳤나… ‘금린이’는 금 통장부터 만들어야

대한유성 2021. 4. 21. 10:00

판매 늘어나는 金, 바닥쳤나… ‘금린이’는 금 통장부터 만들어야

금값 넉달간 20% 떨어지자 매수 몰려… 1분기 판매량, 작년 한해의 절반

윤진호 기자

입력 2021.04.21 03:00 | 수정 2021.04.21 03:00

 

 

 

 

 

 

 

금(金)은 기원전부터 인류가 애용해 온 대표적인 가치 저장 수단이다. 안전 자산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지금처럼 물가 상승이 예상되는 시기엔 헤지(위험 분산) 차원에서 금을 찾는 사람도 많아지는데, 올해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디지털 금(金)’이라고 불리는 비트코인에 투자 자산 지위를 빼앗기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하루에도 수백만 원을 오르내리는 등 가격 변동성이 큰 ‘디지털 금’과 비교하면 금 시세는 상대적으로 안정돼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디지털 금’과 ‘진짜 금’을 두고 갈팡질팡하던 투자자들이 하나둘 다시 ‘진짜 금’을 찾는 이유다. 여기에 작년 8월 이후 금값이 20%가량 하락했다는 점도 투자 매력을 높였다. 실제로 연초 이후 이달 초(9일)까지 국내에서 팔린 금은 1만780㎏인데, 이미 작년 한 해 판매량(2만2000㎏)의 절반 수준까지 도달했다.

◇'금린이'는 금 통장부터

20일 한국금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7일 한 돈(3.75g) 살 때 기준 순금 가격은 27만7000원이다. 두 달 전(2월 11일) 28만3500원보다 2.3% 떨어졌지만, 지난달 말(3월 31일)보단 4% 올랐다.

오랜 역사를 가진 만큼 금에 투자하는 방식도 다양하다. 가장 쉽게 떠올릴 수 있는 방법은 직접 골드바(금괴)를 사서 보관하다가 한국금거래소나 은행, 혹은 금은방을 통해 거래하는 것이다. 골드바를 살 땐 10%의 부가가치세 내야 하고, 제작비와 수수료(5%)가 붙기 때문에 실제 금 시세보다 돈이 더 들어간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직접 금괴를 구매하는 것이 부담되는 초보 금 투자자 ‘금린이(금 투자+어린이)’라면 금 통장을 마련해보는 것이 방법이다. 현재 가장 많이 알려진 금 투자 방법이기도 하고, 은행에서 쉽고 빠르게 개설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금 통장은 원화로 금액이 표시되지 않고 금 0.01g 단위로 표시되는 것이 특징이다. 대표적인 상품으로는 신한은행의 ‘골드리슈 골드테크’, KB국민은행의 ‘KB골드투자통장’, 우리은행의 ‘우리골드투자’ 등이 있다. 이 상품들은 모두 가입 대상과 기한, 금액에 제한이 없는 자유 입출금 통장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다른 통장들처럼 예금자 보호가 되지 않는다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며 “매매 차익에 대해선 15.4%의 배당소득세가 있고, 매수·매도 시에도 2%의 수수료가 발생한다”고 밝혔다.

 

 

한국거래소(KRX)를 통해서도 금에 투자할 수 있다. 주식처럼 증권사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이나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으로 사고파는 방식이다. 1g 단위로 거래할 수 있고, 5만원 내외 소액 투자도 가능하다. 거래 수수료는 0.6%로 저렴한 편이고, 원하면 실물로도 인출할 수가 있는데 이땐 10%의 부가가치세를 내야 한다.

이 밖에도 금 현·선물 가격에 따라 수익이 결정되는 ETF(상장지수펀드)나, 우정사업본부와 카드사를 통한 금 거래도 가능하다.

◇금 가격 전망은 엇갈려… 자산 배분 차원에서 접근해야

금 가격에 대한 전문가들의 전망은 엇갈린다. 미국 증권사 밀러타박의 수석 시장전략가 맥 메일리는 올해 초 CNBC 인터뷰에서 “올해 금 가격은 다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금 가격이 작년 상반기 급등세를 탄 뒤 8~9월 하강했지만 이후 추가적으로 하락하지 않고 지지선을 형성해 상승 동력을 확보하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뉴스트리트 어드바이저스그룹 CEO인 델라노 사포루도 금 가격에 대해 “장기적으로 낙관적”이라고 평가했다. 블랙록의 에비 햄브로 애널리스트도 “신흥 시장 실물 수요가 늘고 채굴량이 감소하면서 장기적으로 금값이 오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워런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해서웨이는 작년 2분기 금광주 배릭골드에 투자했다가 4분기에 손을 털었고, 뱅크오브아메리카도 작년 초 제시한 금 시세 전망(온스당 3000달러)을 철회했다. 여기에 금의 대체재로 떠오른 비트코인 투자 수요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는 점도 금 가격 상승세의 발목을 잡고 있다.

황병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대표적인 안전 자산인 금은 1분기 원자재 랠리에서 소외됐다”며 “포스트 코로나 경제 정상화가 예상되고 통화 정책 긴축도 예상되기 때문에 하반기 금 투자 환경은 녹록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다만 단기적으로 인플레이션 헤지 장세 속에서 금 가격 반등이 예상되기 때문에 자산 배분 차원에서 투자 비율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윤진호 기자 편집국 경제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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