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구 장손, 장준하 장남, 윤봉길 손녀 “국민 편가르기 김원웅, 더는 못참아”
親김원웅파는 “나대지 말라”
입력 2021.04.21 04:10 | 수정 2021.04.21 04:10
지난 11일 오전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 야외광장에서 열린 제102주년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기념식에서 관계자들이 김원웅 광복회장(가운데)의 멱살을 잡은 독립지사 유족인 김임용씨(왼쪽)를 제지하고 있다./이덕훈 기자
독립운동가 후손들이 최근 김원웅 광복회장의 친여(親與) 활동을 잇달아 비판하고 있다. 장준하 선생 장남 장호권(72) 전 광복회 서울시지부장은 20일 언론 인터뷰에서 “광복회가 회장의 사적 용도로 이용되고 국민 편 가르기를 하고 있어 안타깝다”고 했다. 장준하 선생은 일제강점기 한국광복군으로 활동했고 광복 이후 ‘사상계’를 간행하는 등 언론인·정치인으로서 반독재민주화운동을 했다. 장 전 지부장은 김원웅 회장의 ‘다음 대통령은 태극기 부대로부터 빨갱이 소리 듣는 사람이어야 한다' 등 발언에 대해서도 “공법단체인 광복회 조직 자체가 정치성을 띠면 안 된다”고 했다.
백범 김구 선생 장손인 김진 광복회 대의원도 이날 입장문에서 “지난 2년간 광복회가 궤도를 이탈, 잘못된 방향으로 가는 것을 보면서도 침묵했다”며 “광복회원들과 단체들은 김원웅 회장의 자질 부족과 정치 중립 위반 등으로 인내의 한계에 도달했다”고 했다. 김 대의원은 “광복회의 정상적인 업무가 불가한 것으로 판단, 사퇴를 요구한다”고 했다.
윤봉길 의사 손녀인 윤주경 국민의힘 의원도 지난 16일 김원웅 회장에 대해 “정치적 중립 의무를 지키지 않은 광복회장의 돌출 언행에 대해 독립유공자의 후손은 물론 우리 국민은 참고 또 참았다”면서 “독립유공자와 그 후손들의 명예를 누가 실추시켰는지 이제는 묻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독립운동가 후손들의 비판이 이어지자 광복회도 반발하고 나섰다. 광복회 17개 지부장은 20일 윤주경 의원 등에 대해 “부끄러운 줄 알고 나대지 말라”고 했다. 광복회 지부장들은 “윤 의원의 주장이 반민특위를 해체시킨 이승만의 주장과 너무나도 일치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광복회 고문변호사인 정철승 변호사도 윤 의원에 대해 “악수를 하는 것은 물론이고 말을 섞는 것조차 싫다”고 했다. 김원웅 회장 취임 후 독립유공자 후손 간 갈등이 격해지고 있는 것이다.
이날 국민의힘 강민국·배준영 의원은 “김 회장은 독립유공자 후손의 말에 귀 기울이고 자신의 행동부터 되돌아보는 게 먼저”라고 했다.
원선우 기자 편집국 정치부 기자
정치부 국방팀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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