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새 7조넘게 팔아치운 연기금이 유독 사들이는 지주사
연기금의 못말리는 SK사랑
신규사업 호조에 지배구조 기대
올해만 50% 급등…수익률 好好
- 김경택 기자
- 입력 : 2021.01.28 06:04:47 수정 : 2021.01.28 15:3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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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거래일째 `팔자`를 지속 중인 연기금이 SK만은 꾸준히 매수하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모인다. 최근 주가 상승에 따라 리밸런싱(자산 재분배)을 위해 매도 일변도를 나타내고 있지만, 지배구조 개편에 따른 SK의 주가 상승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어 주식 비중을 낮추는 중에서도 매수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기금은 지난해 12월 24일부터 전날까지 21거래일 연속 순매도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이 기간 연기금의 매도 규모는 7조8993억원에 달한다.
동학개미가 연일 기록적인 순매수로 나서고 있음에도 연기금의 매도 폭탄이 지수 상승의 최대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연기금의 매수 전환이 최대 관심사다.
연기금의 지속적인 매도는 주식 비중 조절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주가 급등으로 전체 포트폴리오에서 차지하는 주식 비중이 당초 정해놓은 기준을 넘어서자 그 비중을 낮추기 위해 매도했다는 의미다.
눈에 띄는 점은 요지부동의 매도 일변도 속에서도 SK를 꾸준히 매수했다는 점이다. 연기금은 올 들어 SK의 주식 659억원어치를 사들이며 순매수 1위를 기록했다.
연기금이 러브콜을 보내면서 SK의 주가도 이달 들어 큰폭으로 뛰었다. 지난해 말 24만500원에 불과했던 주가는 전날 장중 사상 최고가인 36만500원까지 뛰었다. 이 기간 주가 상승률은 49.9%로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을 크게 웃돈다.
지배구조 개편 기대감이 연기금의 매수세를 불러일으킨 것으로 풀이된다.
양일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최근 SK 주가의 강세에는 미래지향적 투자와 지배구조 개편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판단한다"며 "SK가 자회사 SK텔레콤이 보유 중인 SK하이닉스에 대해 지분의 추가 확보없이 자회사로 격상시키고 싶다면 지배구조 개선 절차를 올해 안에 마무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SK의 지배구조 개편 논의가 본격화된 것은 작년 12월 공정거래법이 개정되면서부터다. 내년부터 시행되는 공정거래법 개정안은 지주사의 자회사 및 손자회사 신규 편입 시 지분율을 현행 20%에서 30%로 높이도록 했다. SK가 SK텔레콤이 보유한 SK하이닉스의 지분(작년 3분기 말 기준 20.07%)을 받아와도 자회사로 편입시키기 위해선 약 10%의 추가 지분 확보가 필요해지는 것이다. SK 입장에서는 올해 안에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연기금도 이같은 상황을 인지해 일찍부터 매수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증권가에서는 SK텔레콤의 인적분할(투자지주사와 사업회사)을 우선적으로 단행하고 과거 SK C&C와 SK 합병 사례처럼 SK텔레콤 지주사와 SK의 합병이 가장 합리적 선택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후 SK하이닉스는 SK의 자회사로 올라서게 된다.
김수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SK텔레콤의 인적분할이 상당히 빠르게 진행될 전망"이라면서 "SK와 SK텔레콤 지주사와의 합병은 과거 SK C&C의 합병 사례를 보면 상당한 시일이 걸릴 수도 있지만 예단하기 힘들다. 빠르면 2~3월 SK는 바이오 위탁생산(CMO) 진출 선언 등 주가 흐름은 상당히 양호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김장원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배구조 변화의 중심은 SK텔레콤이고, 효과는 SK하이닉스의 가치 반영"이라면서 "이렇게 된다면 지금 제시한 SK의 가치보다 훨씬 높은 가치를 SK는 받게 될 가능성이 높다. 우선은 사업과 투자자산의 가치를 반영해 목표주가를 42만원으로 상향한다"고 말했다.
[김경택 매경닷컴 기자 kissmaycry@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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