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신앙2/인생관·철학

채근담(菜根譚)- 저자 홍자성에 대하여...

대한유성 2020. 11. 23. 12:25

채근담(菜根譚)-미화 채근담은 중국 명나라 때 유학자인 홍자성의 생활 철학서로서 독특한 처세훈을 담고 있는 동양의 명저라 할 것입니다. 채근담을 지은 홍자성은 1600년대 전후 중국 명나라 신종대의 사람으로, 생몰연대가 확실하지 않고 경력이나 인물됨에 대해서도 알려진바가 거의 없습니다. 다만 스스로 환도초인(還初道人)이라 불렀다는 사실만 알려져 있을 뿐입니다.

채근담이란 제목은.. 송나라 유학자인 왕신민의 "사람이 항상 나무 뿌리를 씹을 수 있다면 모든 일을 가히 이루리라"란 말에서 인용된 것으로 전해집니다. 비록 사람이 초근목피로 연명한다 해도 매사의 성심과 진실을 다하면... 어려운 일이라도 안 되는 일이 없다는 내용입니다. 홍자성의 채근담은 총359장(전집225장,후집134장)으로 된 짧은 어록인데, 그 하나하나가 시적 표현이 넘치는데다 탁월한 대구는 멋스럽기 그지 없습니다. 게다가 이야기의 소재도 매우 풍부하고 내용 역시 삶의 구체적인 모습, 인감 심리와 세태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것은 저자의 사상이 유교를 바탕으로 불교와 도교의 진리를 융합하고 자신의 체험을 가미하고 있어서 대부분이 단문이지만 사람의 도리에 대해서 참으로 깊은 통찰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전집과 후집으로 나뉘어 있기도 하나, 일반적으로 섭세편, 도심편, 자연편 그리고 수성편으로 구분하기도 합니다. 여기에서는 제사, 전집, 후집으로 나누어 내용을 실었습니다. - 먼저 본문을 싣고 음을 달아 놓았으며 - 해석에 어려운 부분을 보충설명 해놓았습니다. - 본문을 음과 함께 반복하여 읽고 해석을 읽으십시오. - 모르는 한자는 한자사전을 통해 검색하실 수 있습니다.

채근담(菜根譚)-제사 은퇴하여 홀로 사는 사람은 허술한 집에서 혼자 살며, 세속따라 사는 사람들과 어울리기를 즐기되, 속세를 버린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은 좋아하지 않는다. 또 빼어난 성현을 상대로 유교의 경전(經典)해석을 둘러싸고 이러쿵 저러쿵 평(評)은 하지만 젊은 제자들과 구름이 머문다는 산이 변환變幻하는 산마루를 서성이는 짓은 하지 않는다.

날마다 어부나 농부들과 오호五湖의 물가라든가 푸른 들에서 시를 읊조리기는 하지만, 매일 몇 푼 안되는 이익을 다투고 얼마 안되는 봉급을 영광스럽게 생각하며 인정이 급변하는 권력투쟁의 장場이나 이권다툼으로 비린내가 나는 수라장에서 사람을 만나 진심을 털어놓지는 않는다. 누구라도 송유宋儒의 도학道學을 배우는 자가 있으면 인도해 주지만 교리의 가르침을 배우는 자에게는 그것이 잘못임을 가르쳐 주고, 헛된 공론을 일삼는 무뢰배들은 멀리한다. 이런 생활태도라면 은퇴한 나의 생활을 충분히 누릴 수가 있다. 때마침 친구인 홍자성洪自誠이 『채근담』을 가지고 와서 나에게 보여 주고, 그 위에 나에게 서문을 써달라고 청했다. 나는 처음에는 별로 읽을 생각도 없이 그 책을 바라보았다. 잠시 서안書案 위에 있던 고서古書를 정리하고, 마음 속의 잡념을 털어 버린 다음 손에 들고 읽다가 금방 알아차렸다. 그 성명性命을 말하면 금방 진수를 깨칠 수 있고 그 심리를 설명하면 순식간에 인간 세상의 고충을 터득할 수 있으며, 이 세상에 출처진퇴出處進退하면 그 심중心中의 유연함을 충분히 알 수 있고, 세속의 공명功名을 경시輕視하면 식견의 고원高遠함을 알 수가 있다. 훌륭한 문장은 녹수綠水와 청산靑山처럼 청신淸新하며 하는 말은 모두 약동하고 있다. 본인이 진정 자신의 것으로 만들고 있는지의 여부는 아직 깊이를 알 수가 없지만, 기록해 놓은 문장에 의하면 모두가 세상을 경계하고 사람을 각성시키는 중요한 것들뿐이어서 귀로 듣고 금방 입밖에 내는 경박한 것이 아니다. 이 책을 채근菜根이라고 이름 붙인 것처럼, 본디 청렴하고 각고刻苦 노력한 가운데서 터득하고 또 인격을 수양하는 가운데서 체득體得한 것이기 때문이리라. 인생의 풍파에 싸여 있으면서 고난을 고루 맛보았다는 것을 알 수 있겠다. 홍자성洪自誠은 말하기를 '하늘이 내 육체를 괴롭힌다면 나는 내 정신을 즐겁게 하여 보완하리라. 하늘이 내 경우를 가로막는다면 나는 내 도道를 높게 하여 뚫고 나가리라'고 하였다. 그 자신이 신중하게 경계하고 스스로 면려勉勵하고 있는 점도 엿보인다. 이상과 같기에 몇 마디 적어서 이 책을 소개하고 이 책을 세간에 공표하여 나무뿌리[菜根]에야말로 참맛이 있음을 알리고자 한다. 삼봉주인三峰主人 우공겸于孔兼 쓰다. (于孔兼우공겸-자는 원시元詩, 경소景素. 호가 삼봉주인三峰主人이다. 강소江蘇 금단金壇 사람으로서 만력萬曆 연간에 진사進士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