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산
관악산 서울 정남방 12Km의 관악구 신림동과 경기도 시흥군, 과천시를 경계로
위치한 높이 해발 629m이다
준평원상에 솟아 있어 서울 분지를 북한산, 남한산 등과 함께 둘러싼
자연의 장벽으로 옛서울의 요새지였으며
조선의 태조 이성계가 수도를 한양으로 정할 때,
서울을 불의 위험으로부터 막기 위해 연주, 원각의 2개 사찰을 세웠다한다
그중 삼성산은 높이가 480m로 산러사댜 원효, 의상, 윤필 세 성자가
초목으로 암자를 세우고 비와 이슬을 피하면서 수도에 정진했다고..
남산 서울 중구와 용산구의 중앙에 있는 해발 260m의 산으로
목멱산의 속칭이다
인왕산, 북악산, 낙산 등과 더불어 서울 분지를 둘러싼 방벽이며
옛서울의 성벽은 이 남산을 중심으로 축조되었다
아래쪽에는 안중근 기념관과 야외음악당, 식물원이 있고
시립도서관으로 오르는 소월로에는 소월시비와 다산의 동상이 있다
정상에는 팔각정과 함께 자체 높이 236.7m 전체높이 479.7m의 서울타워가 있다
도봉산 서울의 북쪽과 의정부시의 남쪽 접경에 있는 717m의 산
북한산 일명 삼각산으로 불리는데 백제 온조왕 때에 남한산성에 도읍하고
이곳에도 축성했다는 기록이 있어, 산성(사적 162호)의 역사가 2천년이 된다
서울 북쪽의 이 산의 최고봉인 백운대(836m)와
백조 온조왕이 그의 형과 올라 도읍을 정했다는 인수봉,
무학대사가 서울을 도읍터로 정했다는 만경대(일명 국망봉)의 세 봉우리를
일러 삼각산이라 부른다
북한산에는 조선 19대 숙종 37년(1711년)에 축성한 북한산성이 있는데
평균 높이가 7m, 성벽 길이가 8Km나 된다
몽고전과 임진왜란 때 군량미를 쌓은 모습으로 적을 물리쳤던 노적봉이 있다
불암산 508m의 작은 산이나 638m의 수락산과 연결되어 있어
종주산행하기에 적절한 바위산이다
불암산과 수락산을 잇는 고개가 덕령고개이다
인왕산 .북악산 인왕산과 북악산은 세검정으로 넘어가는 자하문길을 경계로
하여 서울의 한복판에 솟아 있는 경치가 빼어난 산으로 바위의 모습이
좋고 후면으로 북한산 도봉산 등이 병풍처럼 펼쳐 있고
청와대가 눈 아래 있어 오랫동안 일반 시민의 등산이 금지되어 있다가
최근에 개방되었다
관악산 ㅡ 장수철
남산에서ㅡ 송동균
남산에서 굽어본 서울 ㅡ 석계향
도봉 ㅡ 박두진. 이병기
백운대에 올라 ㅡ 김월한
북악에 올라 ㅡ 김동환
북한산 ㅡ 임학수
북한산에게 ㅡ 유영
북한산에서 ㅡ 이옥희
북한산 진달래 ㅡ 박희진
불암산 ㅡ 김달진
삼각산 옆에서 ㅡ 신석초
우면산 ㅡ정두리
인왕산 ㅡ 김광규
관악산 장수철(1916 - 1993) 평양
생활에 피로한 얼굴을
오늘도 코스모스 꽃 속에 묻고
저기
관악산의 가을을 쳐다 본다
언젠가 올라갔던
바위는
변함없이 선명하게
창공 높이 부각되어 있는데
아침이면 아침
밤이면 밤
가야금처럼 슬프게 울던
뻐꾸기 소리는 어디로 갔나
후조의 흉내는 못내더라도
고독이 이토록 아픈
계절 앞에서
저 관악 봉우리가 신비로와
나는 가난치만 않은 시를 쓰며 산다
맑은 공기에 피로는 잊고
어쩌면 장난 같은 생활조차도 잊고
오늘도 마음껏 안기고 싶은
저 높이
관악산의 가을을 찾아본다
남산에서 송동균(1932 - ) 전북 정읍
남산에 몸을 기대고
장안을 내려 보면
모두가 원정하는 개미떼처럼
세상은 발 밑을 분주하게 굼틀거린다
울울한 공해의 터전을
이 작은 뼘으로 측량하니
장안은
나의 주먹 안에서 나뒹굴고
한 치 두 치 무너져가는 거리를 보며
할떡이는 숨결을 보며
나는 파안대소하고 있다
남산에서 굽어본 서울 석계향(1919 - 1991) 대구.
쉴새 없이 달리는 승용차의 물결
울긋
불긋
회색의 지붕들이
높고
낮은 장안에서
이조 시대는 보이지 않지만
신숙주가 있고
성삼문이 멈추어 선 채 말이 없다
멀리서 본 광화문 네 거리의
충무공 동상은
어느날의 성삼문의 노여움처럼
오늘도
자꾸만 노여워하지만
그 밑을 달리는 차량들은
아랑곳없이
꼬리를 물고 목적지를 향해 질주한다
고삐없는 마차 말처럼
해집고 달아나는 자동차의 홍수
우악스러운 인왕산의 북풍을
막아주는 서울은
사방이 산협으로 둘러싸여
바깥에서
부르는 소리가 너무나 멀다
이조의 왕실은
군데군데 쪼개져 나뉘고
갈갈이
찢기어
그 모습도
지금은
찾아볼 수 없지만
서로가 서로를 미워하고
서로가 서로끼리 몰려다니며
당쟁을
일삼는 일과엔 조금도 변함이 없다
서울에서
이조시대가 물러설 날은
언제일까
나는
남산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오면서
오늘도 호올로 중얼거린다
도봉 박두진(1916 - ) 경기도 안성
산새도 날러와
우짖지 않고
구름도 떠가곤
오지 않는다
인적 끊인 곳
홀로 앉은
가을 산의 어스름
호오이 호오이 소리높여
나는 누구도 없이 불러 보나
울림은 헛되이
빈 골 골을 되돌아 올 뿐
산그늘 길게 느리며
붉게 해는 넘어가고
황혼과 함께
이어 별과 밤은 오리니
생은 오직 갈사록 쓸쓸하고
사랑은 한갓 괴로울 뿐
그대 위하여 나는 이제도 이
긴 밤과 슬픔을 갖거니와
이밤을 그대는 나도 모르는
어느 마을에서 쉬느뇨
<청록집> 을유문화사 . 1946년
도봉 이병기(1891 -1968) 전북 익산.
비로 젖은 옷을 바람에 말리도다
한 고개 넘어 드니 숲 속에 절이 비고
그 앞에 바위 엉서리 물은 불어 흐른다
돌고 도는 빙에 덤불과 바위서리
푸른 잎 우거지고 희고 붉은 꽃도 피어
옮기는 발자욱마다 향기 절로 일어라
또 한 골 찾아드니 더욱이 아늑하다
조고만 들 건너 에두른 뫼와 뫼이
나봇이 그 등을 숙이고 강이 또한 보인다
<가람시조집> 문장사. 1939년
백운대에 올라 김월한(1934 - ) 경북 문경.
천년을 밀어 올리고
천년을 깎아 내린
하늘로 오르는 마지막 계단
이승의 막다른 문턱을 나는 오른다
우람히 내리 누른
무게만큼의 힘으로
나를 밀어 올린다
먼 바다의 들끓는 물결 소리도
귀 밑에 와서 부서져 출렁거리고
구름 속을 뚫고
내리 쏟아지는 광
이 무변의
자지러질 듯한
찰라에 빛나던 삶과 죽음이
여기
한꺼번에 와서 스러진다
시조시집<다시 수유리에서>.서문당. 1983년
북악에 올라 김동환
북악에 올라 서울을 굽어본다
오래 외면하고 살던 나의 장안을
그리움에 미칠듯 찾아 헤매이다가도
잊은 체, 모르는 체, 되돌아서 오던 나의 서울을
칠팔년 전쟁에 재된 골목도 있음직 하건만
눈 아래엔 이십만 채 기왓곬이 줄줄이 뻗어있고
사십년 점령에 헐려진 성.도 있음직 하건만
저기 예전같이 서대문과 잉경전과 대한문이 솟아 있다
임진란에 재되었던 거리
병자호란에 쑥밭되었던 거리
어느 길목에 피 안 흘렸고
어느 개천에 송장문 이리떼 뛰지 않았던고
한번 獄事에 영의정 목은 떨어져 종각 앞에 그을렀고
한번 政變에 御.마저 남북으로 피해 다니던
그럴 제마다 산 지옥으로 화하던 이 거리 거리
용하게 남았구나, 용하게 피하여 살았구나
그러나 나는 안다 하노라, 인고의 용기를
마지막 승리는 참고 견디는 데서 오는 것을
슬픈 승리요 괴로운 사존이다
힘이 모자라는 약자에 인고는 승리의 검이어라
동경, 히로시마, 런던, 베를린 등 이번 싸움에
모두 재되는 속에 巴里만은 예대로 남았음을
그때 적의 포화에 거리는 재되고 인마가 어육되려는 때
정부는 제 서울을 무방비 도시로 굴욕의 선언을 하고 그를 버렸다
눈물을 머금은 불란서군대는 세ㅡ느 河畔의
마로니에 꽃 밟으며 말세유 노래 부르면서 퇴각했다
나라는 망하는데 서울은 남겨 무얼하느냐고
최후의 일전을 성문을 베개삼고 하지 않고 왜들 가느냐고 꾸짖는 소리 들으며
마침내 백기를 건 성중엔 적군이 물밀듯 쓸려왔다
그러나 루브르박물관, 개선문, 노틀담, 산데리공원 등
여러 백년에 여러 억푸대 넣은 인류 최대의 재보와 문화는
포화 속에 재됨을 면했다, 비전투 시민도 살았다
끝없는 굴욕을 파리 시민도 참았다
끝없는 오점을 불란서 역사는 참으며 받았다
그러나 모든 나라 서울이 알길 없게 영영 잿속에 묻힐 적에
파리는 회복되고 다시 당통, 룻소, 유고의 업은 이어 나갔다
우리의 서울도 꿈같게 용하게 저만치 남았구나
경술년에, 기미년에, 재될 운명에 놓였던 이 거리를
백성은, 역사는 울며 참았다, 이갈며 참았다
서울은 이제 인고의 끝에 제 양자의 얼마를 찾아낸 것을
오백년의 한양이 남은 것도 사천년의 한민족이 남은 것도
인고의 의餘德이리, 불행의 약자되었거든
'힘길러 박차고 일어설 때까지' 참아라, 참아라 ㅡ
나는 그렇게 성문 위에 써놓고 내려 오려노라
莫說하라, 어느 누가 조국의 얼굴 위에 침뱉어짐을 참으랴
막설하라, 어느 가슴에 通敵, 附敵의 心 티끌만치나 있었으랴
다만 값없는 희생을 경계했을 뿐, 제 힘을 계산했을 뿐
대민족은 대하같아 때론 수맥이 안 보이는 지하로 감출 때도 있을진저
<파안시집>. 종로서관. 1962 .
북한산 임학수(1911 -? ) 전남 순천 경성제대.
그 옛날 혼돈의 세계를 창조할 제
멀리 동해에 부글거리는 태양을 저어하여
황금 도끼를 휘둘러 함부로 찍은 듯 ㅡ
아니 망막한 星群의 물결을 헤치고
우뢰같은 밤바람에
오똑 쪼고린 독수린 듯 ㅡ
사철 눈에 싸여
四野를 굽어보는 저 北漢
자주 주홍 연남 연옥
자수정 노을이 선뜩 걷히자
보라, 난데없는 흑은빛 구름이 내달아
단숨에 산허리가 무너지는 듯 .....
아득히 가마귀떼들 쫓아버리다!
<팔도풍물시집> 인문사. 1938년 중에서
북한산에게 유영(1917 - ) 경기 용인
도대체 너는 무엇이건대
몇천만년 맨몸으로 서울을 지키며
말도 없고 소리도 없느냐
외쳐대어도 불러보아도
북한산은 말이 없다
네 품에서 불과 한 찰나 허득이다
가는 나는 도대체 무엇이냐
이것이나 알려다오
외쳐대도 호소하여도
북한산은 여전히 말이 없다
그렇게 모르는 체만 하면
나는 도대체 어떻게 하란 말이냐
애원하며 외쳐대도
기가 막혀 푸념하여도
북한산은 여전히 말이 없다
외치고 외치면 북한산은 그저 다시
내 소리를 멀리 메아리하여
모든 것을 내게로 되돌릴 뿐 그대로
언제까지나 그대로 입을 다문다
영겁처럼 운명처럼 우주처럼
북한산에서 이옥희(1938 -) 부산. 육군중령으로 예편한 여군 출신.
북한산
평상 같은 바위에 자리잡고 앉다
개울 건너 비탈에는 밤나무 한 그루
터질 듯 입을 벌린 밤송이를 달고
그 원숙함이 만삭의 여인 같다
온 산 가득 목청 돋구는 산새
매미의 마지막 긴 여운이 석양 속으로 사라지자
솔밭 사이를 누비는 솔바람에도
갈대는 외롭도록 흔들리고
산정의 구름 한 점 단풍으로 떠 있다
가지는 가지끼리
풀잎은 풀잎끼리
모두 한데 소곤거리는
북한산
사랑한다는 말 하지 않아도
만상은 끝없는 정념으로 타고
작별의 말 하지 않아도
슬프도록 손 흔들며 떠나는 가을
북한산
북한산 진달래 박희진(1931 - ) 경기도 연천. 고려대.
요즘 북한산은 연일 홍조를 띄우고 있어라
기슭에서 정상까지 새봄의 꽃불 잔치
진달래 촛불 잔치, 진달래 능선 타고
올라가는 이 몸 또한 벌겋게 물들밖에
한 발 가도 진달래요 두 발 가도 진달래라
들이쉬고 내쉬는 숨결도 진달래빛
진달래에 취하니 김소월이 생각나네
영변의 약산 진달래꽃도 가신 님 그리워서
지금쯤 바르르 떨고 있으리
아아 김소월, 우리 시의 원고향을
지키는 수호자여, 님의 시로 말미암아
이 땅의 진달래는 불멸의 꽃이어라
만지면 으깨질 듯 여리디여린 꽃이
모진 바람에도 질 줄 모르나니
반만년 역사 뚫고 살려는 겨레의
의지가 승화된 꽃 겨레 혼의 꽃이어라
어찌 북한산 진달래뿐이랴, 방방곡곡에
지금 이 땅은 활활 타오르는 신생의 목숨 잔치
저 벼랑에 한 무더기 불 밝힌 진달래 보소
저녁 햇살 받고 진달래꽃 속 분홍빛 초에
일제히 환히 불이 켜진 거요, 지상에서는
가장 순수하고 투명한 불이 옛날 신라의
순박한 노인이 수로부인에게 바치기 위해
벼랑에 올라가 꺾었던 꽃도 꼭 저러하였으리
진달래 고운 불, 북한산 홍조가 가시기 전에
이 몸도 오늘은 한껏 진달래에 취하고 싶어라
해가 떠서 질 때까지 진달래 동산에서
진달래 화전에 진달래 술 마시고
진달래삧 알몸춤을 덩실덩실 추어 볼까
아아, 타올라라, 진달래 혼불이여
좀더 황홀히
불암산 김달진(1907 - ) 경남 창원
내 으레 하는 버릇
이른 아침 자리에서 일어나면
새벽빛 받는 불암산을 보려고
담배 피워물고 베란다로 나간다
그러나 오늘 아침
비안개에 아득히 묻혀
그 산이 안 보인다
나는 그만 憮然히 섰다가
그대로 들어온다
삼각산 옆에서 신석초(1909 - 1975) 충남 서천
이 산 밑에 와 있네
내 흰 구름송이나 보며
이곳에 있네
꽃이나 술에
묻히어 살던
도연명이 아니어라
눈 개면 환희 열리는 산
눈 어리는 삼각산 기슭
너의 자라겡 내 그리움과
아쉬움을 담으리
우면산 정두리(1947 - )경남마산
고개들지 않고서도
그가 하늘보다 먼저
나를 보고 있음을 안다
수상쩍게
가끔은 가엽게
나를 보는 것도 알고 있다
어디선가
이름을 부르는 소리
돌아다볼까 말까
무릎까지 기어올라온 집들을
무심히 굽어보는 그를
이 중턱에서
눈을 마주치기란 쉽지 않다
질러가는 길마다
그가 내미는 손이 걸려 있고
허위단심 오르는 길목에
다른 사람이 간간이 흘려 놓고 간
발 없는 말이 들리고
가기는 꼭 가야 했다
그 산이
내게 그래야 한다고 하였으므로
<바다에 이르는 길> 문학세계사. 1988년
우면산 ㅡ 서울 서초구, 경기도 과천시 경계에 있는 산이다
관악산 줄기였던 우면산은 남태령 고갯길 확장으로 완전히 분리되었다
인왕산 김광규(1941 - )
한때 그 가슴에 호랑이를 기르고
한양 도읍 오백 년 산자락에 펼치고
서울의 슬픔과 기쁨
소꿉장난처럼 내려보던
장엄한 인왕산
아득한 할아버지ㅡ이 고향
어린 날 올라가고 싶었던
헌칠한 미끄럼바위의
믿음직한 얼굴 어디로 갔나
맑은 물 돌 사이로 흐르던
가파른 골짜기 소나무 숲에 오늘은
깨어진 유리조각 비닐봉지 나뒹굴고
석유 냄새 풍기는 잿빛 아지랭이
큰 산을 가리고 아른거린다
그 억센 지맥도 이제는
동서남북 아스팔트길로 모두 끊기고
8백만 인구의 한 가운데 갇혀
멀지않아 쓰러질 듯
가쁜 숨 헐떡인다
비쩍 마른 옆 얼굴과
헐벗은 뒷모습 드러낸 채
종로구와 서대문구 변두리에 주저앉아
늘그막에 셋방살이를 하는
불쌍한 인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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