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마전 분양형호텔] "은행빚만 남아...두 번 다시 쳐다보지 않을것"
▶분양 피해 판매상담자 인터뷰
유지비 핑계 대며 배당 안지켜
1억 투자했지만 수익 1% 안돼
[서울경제] “두 번 다시 분양형 호텔 업무는 쳐다보지도 않을 거예요.” 한 지방 대도시에서 공급된 분양형 호텔 판매 상담을 맡았던 김모씨는 나름대로 이 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여성이다. 하지만 그는 어렵게 이뤄진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상당수 분양형 호텔 업무를 맡은 것에 대해 후회밖에 남은 것이 없다고 말했다.
“시행사나 분양대행사 말에 혹해 저 역시 다른 분과 공동으로 1억1,000만원을 내고 호텔 객실을 샀다”는 그는 “연 1%도 안 되는 운용수익을 받다 보니 은행 빚만 떠안게 됐다”고 설명했다.
호텔 준공 이후 2년 동안은 수익률이 7.5%로 좋았다고 한다. 하지만 이후 계약조건이 변경되면서 지금은 수익은 고사하고 객실을 팔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상당수 계약자들은 애초 시행사가 제시한 수익률이 계속 유지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첫 계약 갱신 때부터 운영사가 각종 유지비용 등의 핑계를 대며 수익금을 배당하지 않고 있어서다.
“준공 후에는 글로벌 체인을 갖춘 업체가 운영을 맡기 때문에 절대 수익률이 더 오르면 올랐지 떨어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분양대행사로부터 교육을 받았어요. 그 말을 믿고 산 상담 직원들도 많았죠.”
김씨는 분양계약자들의 피해가 컸던 것은 마구잡이로 이뤄진 은행 대출도 이유라고 덧붙였다. 시중은행들이 너도나도 나서서 분양가의 70%까지 대출해주다 보니 수익률만 믿고 투자한 사람들이 많았다는 것이다.
김씨는 본인 역시 분양에 관여했었지만 ‘이건 아니다’ 싶어 직접 피해자들을 위해 자술서까지 썼다며 “재판에서 계약자들이 승소했지만 아직 바뀐 것은 없다”고 말했다. “차라리 계약자들에게 호텔 운영권을 넘겨주면 되는데 기존 운영사가 이를 거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업계 사정에 밝은 한 분양·홍보 대행업계 관계자는 “분양형 호텔 시장이 정점을 이룬 것은 2014년 전후”라며 “분양대행 시장에서 돈을 번 일부 시행사가 대거 뛰어들면서 경쟁이 악화됐다”고 설명했다. 고객 유치 경쟁 과정에서 각 업체가 무리한 수익률을 제시한데다 이후 중국 관광객이 확 줄자 운영 과정에서 문제가 불거질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그는 “오피스텔은 준공만 이뤄지면 계약자가 개별적으로 임대차 관리라도 할 수 있지만 호텔은 전적으로 전문 관리업체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며 “제도적으로 업계가 제시하는 수익을 보장할 수 있는 보증 시스템조차 없으니 더 큰 피해를 낳게 된 셈”이라고 전했다.
/정두환 선임기자 dhchu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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