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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은퇴 후 40년 살아가는 법 <1><2>

대한유성 2014. 5. 12. 0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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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2012 신년특집]

은퇴 후 40년 살기… 미리 설계하면 장수는 리스크 아닌 축복

[은퇴 후 40년 살아가는 법] [1] 은퇴 40년, 행복 40년

 

72세 크레인 기사 김문혁씨 - 은퇴 후 11년째 활동 "집에서 논다면 살아있는 시체"

70세 모델 김수신씨 - 여행사 파트타임에 모델 활동 "신인 모델상 어디 없나요"

은퇴자 가구 272만가구 - 7가구 중 1가구꼴… 베이비붐 세대 은퇴 본격화

장수는 공포가 아니다 - 준비없이 닥친 100세 시대, 많은 사람들이 두려움 느껴

장수를 축복으로 만들도록 생애 설계하고 관리할 때

 

"내 같은 동네 할배, 뭐 볼 거 있다고 이까지 왔노."

 

지난 27일 오후 부산 남구 우암동 부둣가. 13m 높이의 크레인 운전석에 앉아 컨테이너박스를 트레일러에 옮겨 싣는 작업을 마치고 내려온 김문혁(72)씨가 헬멧을 벗자 희끗희끗한 머리카락이 날렸다. 얼굴엔 살짝 검버섯이 내려앉았다.

 

 

지난 27일 오후 부산 남구 우암동 부둣가에서 13m 높이의 크레인 운전석으로 올라가고 있는 김문혁(72)씨. 그는 “천직이라고 생각한 일이 있다면 죽을 때까지 그 일을 하다가 죽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용우 기자

 

그는 젊은 시절 크레인 기사로 15년을 뛰었고, 크레인을 천직으로 생각했지만, 몸담았던 중장비 회사에서 사무직으로 승진해 현장을 떠났다. 1999년 퇴직 후 두 달 집에서 쉬었지만 몸이 근질거렸다.

'놀 바엔 차라리 천직이라고 생각한 크레인이나 더 탈까.'

그는 곧바로 후배가 운영하는 중장비 회사로 나가 크레인 운전대를 다시 잡았고, 11년이 흘렀다. 그는 "사지 멀쩡하고 30년 가까이 갈고 닦은 특기들이 다 있을 텐데 은퇴했다고 다 버리고 집에서 팽팽 놀면 그거야말로 '살아있는 시체' 아니냐"고 반문했다.

"허리 펴시고, 허벅지 조이시고. 하나 둘 셋 터언…."

지난 29일 오후 서울 성북구 종암동의 한 모델학교 사무실. 붉은 런웨이에서 2011년 마지막 워킹 실습이 한창이다. 172㎝ 당당한 체격의 김수신씨는 군청색 재킷을 펄럭이며 살짝 윙크를 날렸다.

올해로 70세, 평생 다니던 여행사에서 퇴직한 뒤 10년째다.

가끔 모델 일을 나가면 1회에 20만원 정도를 받기도 한다. 하지만 그에겐 돈이 목적이 아니다. 그는 1971년 환타 모델로 신문 지면을 장식했던 적도 있었다. 이후 그는 여행사 직원으로 평생을 살았다. 모델 일로는 가족을 부양할 수 없어서였다. 하지만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

은퇴 후엔 매달 국민연금(52만원)을 받고, 여행사에서 가끔 맡겨 주는 파트타임 일을 하며 월 100만원 정도 벌고 있다. 그는 "젊었을 때 꿈을 다시 꾸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일흔 살 모델 김수신(왼쪽에서 두번째)씨가 실버 모델 지망생 동료들과 워킹 실습을 하고 있다. 그는 “내가 받을 수 있는 신인 모델상 어디 없냐”며 웃었다. /이진한 기자

 

 

얼마 전 102세 할머니가 암 수술을 받았다. 100세 시대가 우리 눈앞으로 성큼 다가온 것이다. 60세에 은퇴한다고 해도 40년을 살아가야 한다. 위 사례의 김문혁·김수신씨는 이 40년을 노년기가 아니라 새로운 중년기로 개척하는 파이오니어들이다.

한국은 지난 40년 동안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중 터키를 제외하면 평균 수명이 가장 많이 늘어났다.

게다가 베이비붐세대(1955~1963년생)의 퇴직이 2010년 시작돼 앞으로 은퇴자 가구가 급속도로 늘어날 전망이다. 현재 우리나라 은퇴자 가구는 272만가구(2011년 가계금융조사)로 추산돼 7가구 중 1가구꼴이다.

준비 없이 닥친 100세 시대를 많은 사람들이 공포로 받아들인다. 장수리스크·건강리스크·자녀리스크·물가리스크의 '신4고(新四苦)'가 노인의 전통적인 '4고(가난·고독·질병·무위)'를 대체했다는 말도 나온다.

그러나 장수를 리스크로 받아들이는 것은 너무 소극적인 생각인지 모른다. 한경혜 서울대 노화고령사회연구소 교수는 "장수가 왜 리스크가 돼야 하느냐"면서 "인류는 지금껏 오래 살려고 병을 이겨내는 방법을 연구했고, 돈을 모았고, 행복해지려고 자녀를 키웠는데 왜 그것들을 몽땅 리스크로만 치부해야 하느냐"고 말했다. 강창희 미래에셋 부회장 겸 투자교육연구소장은 "100세 장수는 위험하니 빨리 죽는 게 낫다는 식의 부정적 생각을 가져선 안 된다"며 "100세 장수를 축복으로 만들 수 있도록 생애 설계를 하고 관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해비타트에서 일하는 권이영(71·오른쪽)씨는 “90살 돼서도 지금처럼 일도 하고 시(詩)도 쓰고 싶다”고 말했다. /이태경 기자

 

 

서울 장충동 한국해비타트 본부에서 일하는 권이영(71)씨는 "은퇴는 죽을 때나 하는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사회 통념상 그는 한국전력기술 상무를 끝으로 1998년 퇴직한 은퇴자이다. 하지만 그는 퇴직 후에도 12년째 매주 월·화·목요일마다 경기도 분당 집에서 7시에 나와 서울로 출근한다.

해비타트는 세계 각지에 집이 필요한 사람들을 위해 집을 지어주는 비영리단체다. 권씨는 이 단체가 외국에 보내는 각종 공문들을 번역하거나 꼼꼼하게 손보는 일을 한다. 여기서 받는 월수입 100만원은 그에겐 덤이다. 그는 환갑이 지나 늦깎이로 시집(詩集)을 냈고, 주말엔 성남 문화원에서 시와 수필 쓰는 방법을 가르친다. 그는 한 달 일정이 빼곡히 적힌 다이어리를 꺼내 보여줬다. 그는 "퇴직 후 여러 일에 시간을 쪼개 쓰면서 나도 모르던 잠재력을 발견하는 때가 많아 깜짝깜짝 놀란다"고 말했다.

 

사실 우리가 흔히 받아들이는 '60대=은퇴'라는 공식도 1930년대 미국에서 우연한 계기로 만들어진 것이다.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이 1930년대 뉴딜 정책을 입안하며 연금을 지급하는 은퇴 연령을 62세로 정했는데, 당시 미국인의 평균 수명이 63세였다.

수명은 계속 늘어 80세에 가까워졌는데, 사람들의 머릿속에 박힌 은퇴 연령만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공자(孔子) 시절에 평균 수명은 38세 정도였다. 공자가 말한 불혹(不惑·40세)은 지금으로 치면 80세 정도다. 김문혁·김수신·권이영씨는 아직 불혹 나이에 닿지도 않았다. 100세쯤 돼야 공자 시절의 지천명(知天命)이다.

 

 

 

 

희망 은퇴 시점 평균 65.5세… 실제 은퇴 나이 평균 60.7세

 

은퇴 후 40년 살아가는 법

 

많은 사람이 나이 들어서까지 보람 있게 일하면서 생활비도 버는 '평생 현역'을 꿈꾼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통계청의 '2011년 가계금융조사' 마이크로데이터를 본지가 분석한 결과, 대한민국 은퇴자의 평균 은퇴 연령은 60.7세였다. 하지만 아직 은퇴하지 않은 사람들은 자신이 65.5세에 은퇴할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 은퇴 연령이 예상 은퇴 연령보다 다섯 살 정도 빠른 셈이다.

 

흥미로운 것은 나이가 들수록 스스로 예상하는 은퇴 시기를 늦춘다는 점이다. 20대의 경우 61.4세가 되면 은퇴할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50대 현역들은 자신의 은퇴 예상시기를 평균 65.4세로 전망했다. 30대(62.5세), 40대(63.6세), 60세(71.6세), 70대(79.7세) 식이다.

정민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원은 "은퇴할 시기가 가까워질수록 자신이 은퇴를 하기엔 너무 팔팔하다고 생각할 뿐만 아니라 은퇴 준비 또한 부족하다는 생각을 갖게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아직 은퇴하지 않은 가구들은 은퇴 후 필요한 최소 생활비를 월 158만원으로 봤다. 하지만 어느 정도 여유를 갖고 적정한 생활을 유지하려면 한 달에 239만원은 있어야 한다고 응답했다.

이들에게 노후 은퇴 준비도를 물어봤더니 '최소 생활비는 충당할 수 있을 것 같다'(46.2%), '적정 생활비를 충당할 수 있을 것 같다'(21.9%), '노후 생활비는 충분할 것으로 예상한다'(6.4%)고 답해 4명 중 3명은 기본적인 생활은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이미 은퇴한 사람들의 절반 가까이는 '적정 생활비를 충당하고 있다'(44.6%)고 했고, 나머지는 충당하지 못한다고 했다.

 

 

 

 

당신의 은퇴 준비는 몇 점인가요?… 직접 계산해보세요

 

은퇴 후 40년 살아 가는 법

 

돈이 은퇴 준비의 전부는 아니겠지만, 은퇴 준비의 가장 중요한 항목의 하나임엔 틀림없다. 나는 재무적으로 은퇴에 얼마나 준비가 돼 있을까? 옆의 표를 통해 간단히 계산해 보자.

 

은퇴 준비도를 계산하는 기본 원리는 은퇴 후 필요한 생활비와 은퇴 후 실제 조달할 수 있는 돈의 차이를 계산해 보는 것이다. 통장에 매달 꼬박꼬박 꽂히던 월급이 사라진 은퇴자들은 국민연금과 퇴직·개인연금, 금융자산, 그리고 현금 창출이 가능한 부동산 자산 등 크게 4가지 '은퇴 월급'에 의존해야 한다.

 

 

 

 

우선 자신이 은퇴 후 수입이 어느 정도면 좋겠는지 희망하는 생활비(①)를 기입하자. 그리고 국민연금 홈페이지에 들어가 퇴직 후 국민연금을 월 얼마 받을 수 있는지 파악해 기입한다(②).

이번엔 자산을 기입할 차례다.

은퇴 시점에 받을 퇴직금이 얼마인지(퇴직연금의 경우 적립액), 개인연금 적립액은 얼마인지, 금융자산과 부동산 자산 등 자산을 각각 ③∼⑥ 항목에 기입한다. 부동산 자산의 경우 현재 살고 있는 집처럼 당장 현금화할 수 없는 자산은 제외해야 한다.

 

③∼⑥ 항목을 합친 금액에 0.0043 (0.43%)을 곱한 금액이 현재 일시납 즉시연금 이율(5.1%)을 감안해 매달 손에 쥘 수 있는 현금 수입(⑦)이다. 이 금액에 국민연금 예상액을 합치면 준비된 생활비(⑧)가 나온다.

 

만약 희망 생활비가 300만원인데, 준비된 생활비가 250만원이라면 나의 은퇴 준비 점수는 83점이 된다.

 

 

 

 

 

"신입사원 마음으로 가정에 재취업… 그래야 은퇴 후 40년 편안"

 

[은퇴 후 40년 살아가는 법] <2> 가정복귀 선행학습 하자

대전여고 동창들 '은퇴남편' 수다 - 퇴직 후 지내게 되는 가정은 이민 가는 것 같은 문화충격
은퇴 후에 토닥거리며 살려면 남편이 국 3개 끓일 줄 알아야
그간 돈 벌었으니 참으라고? 자기 밥값해야 집에서 밥 줘… 집안일 분담 미리 몸에 익혀야

 

은퇴 준비라고 하면 많은 사람이 은퇴 자금을 모으는 일만 생각한다. 하지만 그보다 훨씬 중요한 준비는 '관계'에 대한 준비이다. 현대인 대부분의 관계는 직장을 중심으로 돌아간다. 가정은 잠시 쉬다가 출근하는 공간이 되어 버렸고, 다른 관계들도 엉성하다.

그러나 은퇴 후엔 가정과 사회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야 한다. 관계를 재정립하고 새로운 관계를 맺는 것은 이민(移民)을 가는 것과 같은 문화적인 충격을 줄 수 있다. 문제는 그 준비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특히 남성이 그렇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최근 우리나라 여성 72%가 '늙은 남편 돌보는 게 부담스럽다'고 답했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한경혜 서울대 노화고령사회연구소 교수는 "모임·친척 등 주변과의 관계 중심으로 살아온 여성들보다 직장 중심으로 살아온 남성들의 준비가 부족하다"며 "가정과 사회에 신입사원의 마음으로 재취업한다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달 본지와 삼성생명이 공동으로 은퇴를 앞둔 전국 40~50대 남녀 500명에게 부부 간 평소 대화 시간을 물었더니 하루 30분 미만이라는 응답이 42%, 30분~1시간이라는 답이 29%였다. 하지만 은퇴를 하면 20년이 넘도록 매일 많은 시간을 부부가 함께 보내야 한다(본지 설문 결과 '부부가 함께 살아갈 시간이 얼마나 될 것 같은가'라는 질문엔 평균 21.8년이라고 답했다). 갑자기 닥친 20년을 어떻게 함께 보내야 할까.

우선 아내의 생각을 이해해야 할 것이다. 그래서 본지는 대전여고 29회 동창생 15명의 모임을 취재해 은퇴하거나 은퇴를 앞둔 남편들에 대한 속내를 들어봤다.

"이번 달 환갑 누구야? 말 안 하면 안 챙겨 준다", "남편 돈 벌 때 예쁜 옷 사. 지금 안 사면 평생 새 옷 구경도 못 한다", "그래 그래 맞아 맞아. 까르르르." 지난 19일 대전 한 식당에서 이들 15명의 송년회가 열렸다. 동창생이지만 나이는 조금씩 달라 59~62세이다.

남편이 아직 일을 하고 있는 이희용(59)씨, 얼마 전 남편이 은퇴한 박옥순(61)씨, 남편과 함께 15년째 택시운전을 하고 있는 변명희(60)씨…. 식당 가장 안쪽 방인데도 왁자지껄한 소리가 식당 밖으로 새어 나왔다.

▲ 지난달 19일 대전 서구 예술의전당 앞 계단에 대전여고 29회 동창생들이 모였다. 이희용(왼쪽)씨가 일어나“우리가 평생 허리 굽혀 밥하고 설거지해 가며 남편 서포트만 해 준 게 잘못이야. 이제부터라도 허리 더 꼿꼿이 펴고 살자”고 말하자 동창생들이 까르르 웃음을 터뜨렸다. /신현종 기자

 

 

프라이팬으로 그냥 확

―난 남편이 아프면 뭐라도 하나 해 먹이려고 가져다 바치는데. 자기는 전혀 그런 게 없어. 아프다고 하면 인상부터 팍 쓰면서 "왜 아프냐"고 물어본다니까. 요즘 남편이 잠에서 깰 때 프라이팬으로 눈을 눌러 버리고 싶을 때도 있다니까. 일어나지 말라고.

―퇴직한 우리 남편은 종일 집에서 TV만 봐. 새벽 2시까지 드라마, 스포츠 이리 돌리고 저리 돌리고. 26살 아들은 취업 준비하고 있는데. 내가 맨날 "와이프가 싫어하는 걸 덜 하고 사는 게 잘사는 것"이라고 이야기하는데 안 변해. 자기가 그동안 돈 벌어 왔으니 그 정도는 참으라 이거야.

―솔직히 나중에 70 넘어서 황혼이혼당하면 남자들만 손해지. 안 그래? 어차피 60 넘어가면 부잣집 마나님이나 사장님도 전부 다 중고품이라고. 남자들이 위기의식이 없어.


선행 학습이 필요하다

―최소한 남자가 국 세 가지 정도는 끓일 줄 알아야지. 그래야 나 없어도 밥이라도 먹을 거 아냐. 근데 아주 그냥 생각도 안 해. 내가 이렇게 침대에 누워서 "콩나물국 한번 끓여 봐요"라고 하면 5분도 안 돼서 "콩나물 어디 있는데" 물어보고, 또 조금 있다가 "젓갈은 또 어디 있어" 물어보고. 이렇게 몇 번 물어보다가 "나 안 해, 뭐 이리 귀찮아"라면서 소리를 빽 지른다니까.

―집에서 노는 사람 매일 밥해 주는 건 좀 불공평하지 않아? 그래서 난 5년 전부터 남편한테 "일요일 점심은 나 휴무다"라고 선언했거든. 선행 교육인 거지. 안 해주는데 지가 어떡해. 굶든지, 해 먹든지, 짜장면 시켜 먹든지, 알아서 해야지.

―은퇴 후라도 자기 밥값만 제대로 하면 우리 중에 구박할 사람이 누가 있겠어. 어떤 마누라도 다 반기지. 은퇴하고 난 뒤에 밥만 먹으면 안 돼. 자기 밥값은 해야 집에서 밥 준다고.

 

 

"아내와 소통 성공하면 가정 재취업 성공"

 

'가정 재취업'… 전문가 조언 

 

문: 은퇴한 여자에게 필요한 다섯 가지는?
답: 돈, 건강, 딸, 친구, 강아지.

문: 그렇다면 은퇴한 남자에게 필요한 다섯 가지는?
답: 아내, 와이프, 처, 마누라, 안사람.

요즘 은퇴자들이 하는 우스개다. 은퇴 후엔 부인과의 관계가 행복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의미다. 가정에서 아버지의 역할을 교육하는 단체인 두란노아버지학교의 김성묵 상임이사는 은퇴 후 반 년 동안 자주 아내와 여행을 다닌 한 대기업 간부 출신 은퇴자의 사례를 전했다.

 

"남편은 자신의 은퇴생활이 이상적이라고 자부했죠. 그런데 어느날 아내가 할 얘기가 있다고 그러더랍니다. '이제 나를 그만 놔 둬라. 내가 아직도 당신 따라다니며 뒤치다꺼리를 해야 하느냐'면서요. 남편이 큰 충격을 받은 것은 말할 나위도 없죠."

 

 

은퇴 뒤 애물단지 취급을 받지 않으려면 일찍부터 훈련이 필요하다.

 

첫째, 하루에 한 번 '고맙다', '사랑한다', '미안하다'는 말을 해야 한다.

아내가 남편에게 정 떨어지는 가장 큰 이유는 소통방법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 직장 부하 대하듯 가족을 대하는 태도, 과도한 잔소리, 애정 표현과 공감 능력의 부족이 아내의 마음에 상처를 남긴다는 것이다.

 

둘째, 공통의 대화 주제를 갖기 위해 의도적으로 노력하라.

부부가 함께 드라마를 본다든지, 작더라도 같은 취미를 가져야 한다.

 

셋째 '종간나 ××'(하루 세 끼에 종일 간식까지 요구해 아내를 귀찮게 한다는 뜻)라는 말을 듣지 않으려면 요리, 빨래, 청소 등 가사를 나누는 습관을 몸에 미리 익혀 놓는 건 기본이다.

 

 

 

 

[오늘의 세상]

"놀아줘, 밥좀줘" 은퇴남편 24時… 아내는 속 터져

 

[한국 여성 72%, 늙어가는 남편 부담스럽다는데… 은퇴 후 40년, 위기의 부부]

할말 많은 남편 - 몸 바쳐서 가족 먹여살렸건만 이제와서 집에서는 찬밥 취급

더 할말 많은 아내 - 몸 바쳐서 애들 다 키웠는데 늙어서 남편까지 돌봐야 하나

한국 아내들이 惡妻일까 - 이젠 은퇴후 40년 함께 사는데

아내는 음식준비에 1시간 43분, 한국 남편은 17분만 도와줘

 

매일 거실에서 빈둥거리는 '공포의 거실남', 온종일 잠옷 차림에 아내에게 걸려온 전화를 귀 쫑긋 세우고 엿듣는 '파자마맨', 어딜 가나 따라오는 '정년(停年)미아', 하루 세끼 밥 차려줘야 하는 '삼식(三食)이'….

 

은퇴해서 집에 있는 남편을 묘사하는 이 농담들이 고령화가 급진전하는 우리 사회에서 마냥 우스갯소리만은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16일 발표한 '저출산·고령화 사회의 국민인식 조사'에서 여성의 71.8%가 '늙은 남편 돌보는 일이 부담스럽다'고 답변했다. 심지어 같은 질문에 남성도 66.4%가 동의했다. 한국 남성들 스스로 '나이 먹으면 아내에게 부담되는 존재'라고 자인(自認)한 셈이다.

 

◇고령화가 가져온 도전, '은퇴 후 40년, 초장기 부부시대'

 

그럼에도 남편들은 충격받고 분노한다. "평생 고생하며 가족들 먹여 살렸는데, 은퇴하고 돈 못 버니 아내들의 괄시가 시작됐다"며 아내들의 이기주의를 개탄하는 목소리도 있다.

 

대한가정법률복지상담원에 지난 1년간 상담을 요청해온 남성의 44%가 60대 이상 노인들이다. 부부 갈등과 이혼을 고민하는 경우가 대부분으로, 그중에서도 혼인기간이 25년 이상 된 남성 내담자가 지난해보다 2배 이상 늘었다.

 

 

 

 

이는 30년 전만 해도 생각하기 힘든 고민이다. 1980년만 해도 우리나라 국민의 평균 수명은 65.7세, 안정된 직장을 갖고 있다가 65세 정년 채우고 퇴직하던 시절이었다. 은퇴 후 부부가 함께 사는 시간이 길어야 채 10년을 넘지 않았다.

 

하지만 고령화가 가속화돼 '100세 시대'가 눈앞에 닥쳤고, 쉰 안팎에 조기 퇴직하는 고용 불안정까지 겹치면서 은퇴 부부가 함께 사는 기간이 30~40년에 달하는 '초장기(超長期) 노인부부' 시대가 도래했다. 노부부 간의 '평화로운 공존'과 '갈등 관리'가 인생에서 그 무엇보다 중요한 화두가 된 것이다.

 

◇빨리 변하는 女, 느리게 변하는 男

 

전문가들은 이 같은 현상이 누구 일방의 잘못이 아니라 은퇴 이후 30~40년을 함께 살아야 할 부부가 서로에게 적응하는 방법을 몰라 빚어지는 갈등이라고 말한다. 고려대 심리학과 성영신 교수는 "'늙은 남편이 부담스럽다'는 여성들의 표현은 '싫다' '밉다'는 뜻이 아니라 '불편하다'는 의미"라면서 "눈 뜨면 회사에 나갔다가 자정이 되어서야 돌아오던 남편과 갑자기 24시간을 함께 보내야 하는 상황에 부닥치니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난감한 데서 오는 불편함"이라고 말했다. "결국 아내는 은퇴한 남편을 위해 새로운 내조를 해야 할 처지가 되는 거죠. 놀아줘야 하고, 점심밥·저녁밥까지 신경 써 차려줘야 하고, 은퇴해 위축된 남편의 기분도 달래줘야 하니까요. 어느 누가 부담스럽지 않겠습니까."

 

은퇴 남편의 당황스러움도 그 못지않다. 경제발전의 주역으로만 살아왔지 혼자서 놀 줄 모르고, 집안일이라면 숟가락이 어디 있는지도 모를 만큼 무관심하게 살아왔기 때문이다.

 

◇남편들이여, 영국 남자를 본보기 삼아라

 

한국 여성들이 유난히 '이기적이고 못된 악처(惡妻)'가 되어가는 걸까. 조주은 여성·가족정책 담당 입법조사관은 "'돌봄 노동'을 여성 몫으로 전담시켜온 한국 사회의 고질적인 성별 분업이 '은퇴 남편 증후군'의 본질"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 남성들은 은퇴하고 집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면서도 집안일을 별로 하지 않는다. 우리나라의 65세 이상 남성들의 가사노동시간(1시간 1분)은 미국(1시간49분)이나 영국(2시간48분)의 은퇴 남편들보다 훨씬 짧다. 특히 아내들이 하루 평균 1시간 43분을 음식 준비하는 동안, 은퇴 남편들은 단 17분 거든다. 송다영 인천대 교수는 "시간이 흐를수록 가부장적 권위는 무너지고 부부간 대등한 관계가 필요한데, 어느 일방의 희생을 기반으로 더 이상 부부관계가 유지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 결과로 황혼이혼도 늘고 있다. 1995년 138건에 불과했던 65세 이상 여성의 이혼 건수는 지난해 1734건으로 늘었다. 자생력 없는 가부장적 권위는 법정에서도 단죄받는다. 지난해 11월 법원은 권위적인 남편(80)으로부터 6년 동안 메모지로 살림 지시를 받은 76세 아내의 이혼 청구를 받아들였다. 남편은 '생태는 동태로 하고 삼치는 꽁치로 바꿀 것', '두부는 비싸니 각종 찌개에 3, 4점씩만 양념으로 사용할 것' 등의 메모로 아내를 통제했고, 법원은 이런 통제를 이혼사유로 인정했다.

 

◇그래도 열 효자보다 악처가 낫다

 

지난해 서울에서 부부끼리 사는 65세 이상 노인(26만1399명)이 전체 노인의 28.1%를 차지했다. 서울의 노인 세 가구 중 한 가구가 부부끼리 사는 셈이다. 보건사회연구원의 이삼식 저출산고령사회연구실장은 "자식이 몇 안 되는 고령화 사회에서는 모든 돌봄에서 양성 평등이 요구될 수밖에 없다"며 "신(新)가족갈등의 해법은 부부가 공평해지는 것에서 출발한다"고 말했다. 돌봄의 책임을 가족, 특히 나이 든 아내에게만 떠넘기지 말고 사회적 돌봄을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송다영 인천대 교수는 "노인돌보미바우처사업,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 등을 더욱 발전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

 

해도 너무한다.

 

삼식이

종간나 XX

 

세상은 변한다.

10년후에도 은퇴후 남자들이 이런 소리를 들을려는지.

지금 은퇴한 분들은 가난한 시절, 독재의 시대에 일벌레 소리들으며 살다, IMF 직격탄 맞고

이제는 가정에서도 애완견 만도 못한 5등에서 종간나XX로 변했다.

 

여우같은 마누라, 토끼같은 새끼가 아니라 호랭이 마누라에 늑대같은 새끼들이 바글대는데

이빨빠진 사자가 뭔 힘이 있나?^^

 

 

 

 

 

 

 

 

 

 

 

출처 : 마음의 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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