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날(11971.5.25일)도
오늘처럼 파란 하늘 아래 밭고랑 사이로 초록빛 보리 이삭이
하늘거리고 신작로 가로수 마다 싱그러운 실록의 초여름 오후
반소매 차림으로 오토바이를 타고 달리는 내 모습은
마치 007 명화의 주인공처럼 누가 봐도 멋있게 보였다.
그런데 조금 전까지 그렇게도 내 멋진 모습은
그 날 오후 3시경 모든 것은 산산이 조각난 타이타닉 난파선처럼
변해버린 나의 인생을....!
그리고 지금 40년 세월 멀리 멀리 왔다.
한치 앞을 측량 못 할 초로(草露)와 안개 같은 우리 가는 길
풍전등화 같은 인생 그 누구들 알랴!
찢겨진 인생이 때로는 너무 억울하고 서러웠지만 포기하고
주저앉을 수 없었다.
넘어질 듯 꺾어 질 듯 닳고 찢겨져 흔적마저 없어진 듯 보였으나
나의 작은 숨소리까지 관찰하시는 세미한 음성으로 계수하셨던
전능하신 그 분의 섭리
누가 나를 그리스도 사랑에서 끊으래요. 환란이나 고통이나
적신이나 위험이나 칼이랴…….
그러므로 나는 오늘도 그 사랑(십자가)안에서 덤으로 살고 있다.
하므로 덤으로 살아가는 내 인생은 내 것이 아니요
주님께 속한 바 이 작은 나의 생명 나의 정성 다해
주님만을 위하여서 살기 원하오니 주여 잡아주소서
나를 잡으소서. 주님만을 위하여 살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