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연정(洗然亭)
***오우가(五友歌)*** <고산(孤山) 尹善道>
[전문풀이]
[서시(序詩)]
내 버디 몇이나 하니 수석(水石)과 송죽(松竹)이라.
동산에 달 오르니 긔 더욱 반갑고야
두어라 이 다섯 밖에 또 더하여 머엇 하리.
나의 벗이 몇이나 있느냐 헤아려 보니 물과 돌과 소나무, 대나무다.
게다가 동쪽 산에 달이 밝게 떠오르니 그것은 더욱 반가운 일이로구나.
그만 두자, 이 다섯 가지면 그만이지 이 밖에 다른 것이 더 있은들 무엇하겠는가?
水
구름 빗치 조타 하나 검기를 자로 한다.
바람 소리 맑다 하나 그칠 적이 하노매라.
조코도 그츨 뉘 업기는 믈 뿐인가 하노라.
구름의 빛깔이 아름답다고는 하지만, 검기를 자주 한다.
바람 소리가 맑게 들려 좋기는 하나, 그칠 때가 많도다.
깨끗하고도 끊어질 적이 없는 것은 물뿐인가 하노라.
石
고즌 므스 일로 퓌며셔 쉬이 디고
플은 어이 하야 프르는 듯 누르나니
아마도 변티 아닐손 바회 뿐인가 하노라.
꽃은 무슨 까닭에 피자마자 곧 져 버리고
풀은 또 어찌하여 푸르러지자 곧 누른 빛을 띠는가?
아무리 생각해 봐도 영원히 변하지 않는 것은 바위뿐인가 하노라
松
뎌우면 곳 퓌고 치우면 닙 디거늘
솔아 너는 얻디 눈 서리를 모르는다.
구천(九泉)의 불희 고든 줄을 글로하야 아노라.
따뜻해지면 꽃이 피고, 날씨가 추우면 나무의 잎은 떨어지는데
소나무여, 너는 어찌하여 눈이 오나 서리가 내리나 변함이 없는가?
그것으로 미루어 깊은 땅 속까지 뿌리가 곧게 뻗쳐 있음을 알겠노라.
竹
나모도 아닌 거시 플도 아닌 거시
곳기는 뉘 시기며 속은 어이 뷔연는다.
뎌러코 사시예 프르니 그를 됴햐 하노라.
나무도 아니고 풀도 아닌 것이, 곧게 자라기는 누가 그리 시켰으며
또 속은 어이하여 비어 있는가?
저리하고도 네 계절에 늘 푸르니, 나는 그것을 좋아하노라.
月
쟈근 거시 노피 떠셔 만물을 다 비취니
밤듕의 광월(光月)이 너만 하니 또 잇느냐.
보고도 말 아니하니 내 벋인가 하노라.
작은 것이 높이 떠서 온 세상을 다 바추니
한밤중에 광명이 너보다 더한 것이 또 있겠느냐?(없다)
보고도 말을 하지 않으니 나의 벗인가 하노라.
[이해와 감상]
작자가 56세 때 해남 금쇄동(金鎖洞)에 은거할 무렵에 지은
《산중신곡(山中新曲)》 속에 들어 있는 6수의 시조로
수(水)·석(石)·송(松)·죽(竹)·월(月)을 다섯 벗으로 삼아
서시(序詩) 다음에 각각 그 자연물들의 특질을 들어
자신의 자연애(自然愛)와 관조를 표백하였다.
이는 고산 문학의 대표작이라 할 만한 것으로서
우리말의 아름다움을 잘 나타내어
시조를 절묘한 경지로 이끈 백미편(白眉篇)이다.
[서시(序詩)]
'오우가(五友歌)'의 서시로서, 초, 중장은 문답식으로 다섯 벗을 나열하였다.
자연과 벗이 된 청초하고 순결한 자연관을 고유어의 조탁으로 잘 표현하였다.
'또 더?야 머엇?리'에서 작자의 동양적 체관(諦觀)을 발견할 수 있다.
[水]
'오우가(五友歌)' 중 물의 영원성을 기린 노래이다.
구름과 바람은 가변적(可變的)이요,
순간적(瞬間的)이라 한다면
물은 영구적(永久的)이다.
물은 구름이나 바람과 달리
깨끗하고 항시 그치지 않는다는 점에서
고산이 좋아하는 자연이 되고 있다.
[石]
'오우가(五友歌)' 중 바위의 변하지 않는 생명성을 찬양한 노래이다.
꽃이나 풀이 가변적이고 세속적이라 한다면
바위는 영구적이요 철학적이다.
꽃이나 풀이 부귀 영화의 상징이라면
바위는 초연(超然)하고 달관한 군자의 모습이다.
'오우가(五友歌)' 중 소나무의 변함없는 푸름에서
꿋꿋한 절개를 느껴 찬양한 노래이다.
소나무는 역경에서도 불변하는 충신 열사(烈士)의 상징으로 여긴다.
여기에서도 절의의 상으로서의 소나무를 칭송하면서
자신의 강직한 고절(高節)을 나타내었다.
[竹]
'오우가(五友歌)' 중 대나무의 푸름을 찬양하여
아울러 그가 상징하는 절개를 나타낸 것이다.
대나무는 사군자(四君子)의 하나로 옛 선비들의 굳은 절개를
상징하는 상징물로서 사랑을 받아온 것이다.
[月]
'오우가(五友歌)' 중 달(月)을 노래한 것인데
달이란 작은 존재로 장공(長空)에 홀로 떠서 세상만 비출 뿐
인간의 미, 추, 선, 악을 꼬집지도 헐뜯지도 않아 좋다고 했다.
병자호란 때 왕을 호종(扈從)치 않았다고 해서
반대파들로부터 논척을 받고 영덕에 유배되기까지 한 고산(孤山)으로서는
말없이 장공에 떠서 보고도 말 아니하고
오직 세상만 골고루 비춰주는 달만이 벗이라고 할 만하다.
[핵심 정리]
작자 : 윤선도(尹善道:1587∼1671)
출전 : 고산유고 중 산중신곡
종류 : 연시조
성격 : 찬미적
제재 : 水·石·松·竹·月
주제 : 오우(五友)인 水·石·松·竹·月을 기림
경력 : 1675년 이조판서 추증
1658년 동부승지
< 자료제공 > 宋富憲 先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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