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간 독도)
군에 주특기 경연대회라는 것이 있습니다. 각 대대에서 각 주특기 부분에서 정예 팀을 보내 실력을 겨루는 것이지요. 이 때 관측 부문에 “야간 독도법” 이라는 것 있습니다. 대회이니만큼 독도법을 하는 지역에 대한 사전 정보는 전혀 노출시키지 않습니다.
해가 지면, 각 부대의 관측 대표 팀들을 트럭에 싣고 이동하여, 전혀 알 수 없는 지역(출발점)에 풀어 놓습니다. 그리고 현 지점의 좌표와 첫 번째 표적까지의 방위각과 거리를 줍니다. 첫 번째 표적의 위치에 가면, 그 다음 표적의 위치를 줍니다. 이런 식으로 밤새 표적을 찾으며 걸어 새벽녘에 최종 지에 도착하지요. 중간 목표를 하나라도 못 찾으면, 최종 지에 도달 할 수 없습니다. 야간에는 손전등 불빛이 닿는 곳 외는 보이는 것이라곤 하도 없었습니다. 시간의 차이일 뿐 어쨌던 전 팀들이 목표점에 잘 도달합디다. 아니, 솔직히 말하면, 낙동강 오리 알 되는 팀이 1-2 은 나옵니다.
“시야가 보이지 않을 때 독도법이 무용지물이라면, 이 사람들 야간에 어떻게 이동했을까요?” 혹시 도로를 따라 움직이는 독도법으로 생각하는 분은 없겠지요? 대회 3 개월 정도를 앞두고는 아예 부대에 들어 오지도 않고, 야영을 하면서 하루 종일 하는 것은 지도 보는 일밖에 안 하는 그 부대의 최정예 팀들에게 그런 김빠진 독도법 경기는 할 리 없지요.
(시계 제로)
시계 제로에서의 독도법 무용론 이야기는, 지도를 배낭에 넣어 산행을 하다, 필요할 때마다 꺼집어 내서 보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진행하다, 갈림길이 나와 지도를 꺼집어 내서 보면 뭐 합니까? 주변이 하나 보이지 않아 지도에서 내 위치를 찾을 수 없는 걸요. 그런 식으로 독도법을 한다면, 저도 별 수 없을 겁니다..
(지도는 즉시 펴 볼 수 있게 소지)
시계가 양호하던, 제로이든 지도는 바로 펴 볼 수 있도록 소지하고 다니는 것이 원칙입니다. 진행하다 현저한 지형을, 예를 들면, 봉우리, 안부, 급경사, 계곡 등, 만나면, 즉시 지도를 펴서 현재 위치를 재확인해야 합니다. 요즘은 나무가 우거져 시계가 좋지 못합니다. 시계가 트이는 곳이 나오면, 지도를 펴서, 주변의 지형과 대조해 자신을 위치를 수시로 재확인해야 합니다. 독도법은 바로 “자신의 현재 위치”를 지도에서 찾는 능력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500 m 앞 지형을 미리 숙지)
현재의 위치에서 앞으로 진행 방향으로 대략 500 m – 1000 m (1:50000 지도에서 1 - 2 cm 거리)까지의 지형을 지도의 등고선을 보고, 그 지형을 떠올려 머리 속에 입력해야 합니다. 진행하면서 실제의 지형과 이 머리 속의 지형을 항상 대조를 하면서 걸어야 합니다.
이것이 시계 제로 상황에서의 독도법의 기본이다 (물론 시계가 양호한 경우도 이렇게 해서 이동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주변이 보이지 않기 때문에 내가 걸어가는 지형의 변화에 유의해야 합니다. 주변은 보이지 않지만, 완만한 길, 급경사, 봉우리, 안부 등은 걸으면서 알 수 있지요.
먼저, 지도를 보고 사전에 지형의 변화를 읽습니다. 예를 들면, 앞으로 50 미터 정도 완만하게 진행한다. 그 다음 경사도 바뀌어 가파르게 100 미터 정도를 오른다. 그 다음은 등산로가 45 도 오른편으로 꺾이면서, 평지가 50 미터 정도 진행된다… 라는 식으로 입력합니다.
그리고 실제 진행하면서, 이 입력된 지형과 실제 지형이 매치가 되는지를 대조하면서 걸어야 합니다. 그런데 이것이 매치가 되지 않는다면, 마지막 지도를 본 지점에서 자신의 현재 위치를 잘못 짚었거나, 또는 엉뚱한 길로 가고 있는 것입니다.
시계 제로 상황에서는 500 – 1000 미터 구간을 고집하지 말고, 현저한 지형지물을 기점을 끊고, 되도록 짧게 끊어 진행하는 것이 좋습니다. 예를 들면, 봉우리, 안부, 계곡 가로지름, 교량, 임도 만남 등과 같이 쉽게 지형을 감지할 수 지점을 중간 점으로 잡는 것이 좋습니다.
우리가 차량을 가지고 이동할 때도 어떤 곳을 찾아 갈 때 동일한 방법으로 이동합니다. 예를 들면, 500 미터 앞에 교차로가 있다. 그곳에서 우회전한다. 500 미터 더 가면 우측에 시청 건물이 있다. 시청을 지나면 도로가 45도로 비스듬히 꺾어진다. 라는 식으로 중간 중간 중요 지점을 정하고, 그것을 확인하면서 진행합니다. 등산도 마찬가지 입니다. 교차로, 시청 건물, 도로 꺾어짐 등의 중요 지점이 등산에서는 봉우리, 안부, 급경사, 완경사 에 해당됩니다.
(현재 위치 찾는 법)
위에 설명한 것과 같이 미리 지형을 머리 속에 입력하고, 대조하면서 걸으면, 길을 잘못 택하더라도, 금방 자신이 잘못된 등산로로 접어 들었다는 것을 금방 깨달을 수 있습니다. 왜냐 하면, 머리에 입력된 지형과 실제 지형이 맞지 않기 때문에, 금방 뭔가 잘못되었다는 금방 알아차리게 되어 있습니다. 이때는 여러분이 지도에서 여러분의 현재 위치를 알지 못하는 상태에 놓인 것입니다. 현재 위치를 빨리 잡아야 합니다.
시계가 양호한 날이라도, 한번 놓친 현재 위치를 다시 찾기란 그렇게 쉽지가 않습니다. 찾을 수 있는 정도 실력이 된다면, 그 사람은 독도법의 상당한 고수입니다.
시계가 제로인 상태에서는 이렇게 해서 위치를 잡습니다 (날씨가 좋은 날에도 나무숲으로 시계를 확보하기 힘듭니다). 현재 위치에서, 진행해 온 구간의 지형 변화 를 역으로 머리 속에 되살립니다. 그 지형을 머리 속으로 등고선으로 그려 봅니다. 지도에서 내가 대충 어느 지역 범위 내에 있다는 것은 알 수 있지요. 그 범위 안에서 머리 속의 등고선과 가장 잘 매치되는 등고선을 지도에 찾습니다. 그렇게 대조해 보면, 2, 3 곳 후보 현재 위치가 생깁니다. 2 곳 후보 현재 위치가 생겼다면, 각 위치에서 대략 500 m 앞 지형의 모양을 앞에 설명한 방법으로 머리 속에 그리고, 진행을 합니다. 잘 매치가 되는 쪽이 정확한 현재 위치입니다. 두 개 다 맞아 들어가지 않는다면, 정말 난감해지는 순간입니다. 그럼 다시 딴 후보지를 찾아 시행 착오를 겪어야겠지요.
설명은 쉽게 했지만, 이것은 고도의 독도법 실전 감각이 없다면, 이러한 상황에서 현재 위치를 찾기 결코 쉽지는 않습니다. 이때 현재 위치를 잡아 줄 수 있는 보조 도구가 GPS 입니다.
(네비게이션)
독도법은 자신의 위치를 지도에서 찾는 능력(오리엔티어링)과 현재 위치에서 목표지점까지 어떤 코스로 진행할 것인지를 결정할 수 있는 능력(네이게이션)이 필요합니다. 요즘은 가야 할 코스 이미 정해져 있고, 중간 중간 이정표 잘 되어 있으니, 독도법의 필요성이 많이 감소된 것이 사실입니다.
문제는 항상 이 정해진 코스를 본의 아니게 벗어났을 때가 문제이지요. 내가 지금 어디에 있으며 (오리엔티어링), 그리고 하산 위치까지 어떻게 가야 할까 (네이게이션)의 문제가 발생합니다. GPS는 현재의 위치는 알려 주지만, 어떻게 갈까에 대해 답을 주지 못합니다. 자신이 지도를 보고, 코스를 정해야 합니다. 그래서 독도법은 반드시 익혀 두어야 합니다.
GPS는 현재 위치, 지나온 과정은 잘 보여 주지만, 앞으로 진행 방향에 대한 정보는 제공해 주지 못합니다. 등산을 하면서, 정상까지 어떤 지형이 전개될 것인지, 완만한지, 급경사인지 등 앞으로의 진행 상황이 궁금하지 않으세요? 그 궁금증에 대한 갈증은 등고선이 있는 지형도 만이 해소해 줄 수 있습니다.
(후기)
사실 위에 설명한 내용은 시계가 양호하나, 제로 상황이나 독도법의 요령은 같습니다. 단, 시계가 제로일 때는 위 요령을 철저히 지켜 자신의 위치를 절대 지도에서 놓쳐서는 안 됩니다. 한번 자신의 위치를 지도에서 놓치면, 다시 자기 위치를 찾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그래서 시계 제로 상황에서는 5 분이 멀다고 지도를 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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