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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전 재테크]달러 쌀 때 사둔다?…1~1.5% 수수료 떼는 것 아셨나요

대한유성 2020. 11. 18. 13:54

[실전 재테크]달러 쌀 때 사둔다?…1~1.5% 수수료 떼는 것 아셨나요

 

 

원달러 환율 1110원대까지 내려가
불확실성 커질때 안전자산 확보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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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 30대 직장인 고유진씨는 환율이 달러당 1110원 밑으로 내려가자 코로나19 상황이 풀리면 해외에 나갈 것을 대비해 달러예금에 가입하기로 했다. 쌀 때 조금이라도 더 모아놓으면 유용하지 않겠냐는 생각이었는데, 보유 달러지폐를 직접 달러통장에 넣었다가 찾는 것 외에는 별도의 수수료가 들어갈 수 있다는 얘기를 듣고 고민에 빠졌다.

 

쌀 때 달러를 사두려는 '환테크' 열풍이 불면서 은행권 달러예금 잔액이 쌓여가고 있지만 달러 지폐를 인출할 경우 1%대의 수수료가 청구되는데다 원화로 환전할 경우 향후 달러 약세에 따른 환차손까지 발생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5대 은행 달러예금 잔액 526억달러

18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의 10월 말 기준 달러예금 잔액은 526억2800만달러로 역대 최대 수준이다. 올해 1월 말 426억8200만달러 대비 100억달러 가까이 증가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시중 은행들이 판매하고 있는 달러 예ㆍ적금 상품은 은행별로 우대항목 충족시 연 0.10% 전후의 우대금리를 챙겨주기도 하지만 미국의 '제로금리' 사정을 반영해 사실상 연 0% 수준이다. 이자를 기대할 수 없는데에도 은행권 달러예금 잔액이 역대 최대 수준으로 늘고 있는 데에는 조금이라도 쌀 때 달러를 사 놓는게 이익이라는 심리가 반영되서다. 달러는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질 때 사 두면 리스크 헷지 기능을 할 수 있다.

 

하지만 뚜렷한 목적 없이 분위기에 휩쓸려 달러 상품에 무턱대고 가입했다가는 낭패를 볼 수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경기부양 기대 弱달러 유지될듯

은행권에서 판매하는 달러 예ㆍ적금 상품은 예치통화가 달러화이기 때문에 환테크 목적의 고객들은 대부분 원화를 달러로 환전해 은행에 예치하게 된다. 지난 3월 1280원대까지 치솟았던 원달러 환율이 최근 급락세를 이어가며 1110원 밑으로 내려앉은 상황이라 지금 달러 예ㆍ적금 상품에 가입하면 과거 보다 같은 투자금에 비해 더 많은 달러화를 비축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문제는 인출할 때다. 고객이 직접 달러 지폐를 통장에 입금한 것이 아니라 원화가 환전돼 전산으로 달러가 입금된 경우 나중에 달러 지폐 인출시 1~1.5% 수준의 현찰수수료를 떼야 한다. 달러를 쌀 때 샀더라도 달러를 손에 쥘 때 1~1.5%의 수수료 이상으로 달러 가치가 상승해야 이득이라는 얘기다.

 

달러 지폐가 필요하지 않아 원화로 환전해 투자금을 회수한다고 하더라도 이후 달러 가치가 하락하면 환차손을 볼 수 있다. 5대 시중은행장들은 조 바이든 당선인이 나온 이번 미 대선 결과 원화 가치 상승, 달러 가치 하락을 점치고 있다. 연내 1100원 수준으로 하락세를 유지하고 내년에는 더 내려가 최저 1050원 선까지 떨어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외환시장에서도 바이든 시대가 열리면서 대규모 미 경기 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이 커져 달러 약세 기조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최근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백신 기대감이 달러약세를 부추기고 있다. 앞으로 달러 약세가 계속될 경우 저축된 달러를 원화로 환전할 때 환차손을 각오해야 한다. 달러예금 통장은 예금자 보호가 5000만원까지 되긴 하지만 환율 하락에 따른 손실까지 보장해주진 않는다.

 

은행업계에서는 달러 약세 분위기가 계속될 경우 쌀 때 달러화를 모아두려는 고객 심리가 계속 유지될 것으로 보고 달러 예적금 상품과 관련 이벤트를 쏟아내고 있다. '서학개미'로 불리는 해외주식 투자 열풍도 달러 매수를 부추기고 있는 요인이다. 이에따라 은행권의 달러예금 잔액은 매월 최대 기록을 경신할 가능성도 열려있다.

 

하나은행이 판매중인 '일달러 외화적금'은 가입 후 1개월만 지나면 현찰수수료를 내지 않아도 된다는 조건을 내걸어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지난 9월 출시 이후 한달여만에 가입좌수 1만좌, 가입금액 100만달러를 돌파한데 이어 이달 6일 기준 2만4492좌, 가입금액 387만달러를 기록 중이다. NH농협은행은 원화ㆍ외화 패키지 상품을 가입하면 교차 우대금리를 제공하는 'NH주거래우대외화적립예금'을 출시하고 이달 말까지 입금ㆍ지급 거래 시 환율우대를 90%까지 적용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신한카드, 신한금융투자와 협업해 '더모아' 신한카드 포인트를 매월 신한은행 달러예금이나 신한금융투자의 해외투자가능계좌에 재투자해 자산을 모을 수 있게하고 있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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