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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행위 살피는건 트럼프 권한" 공화당 움직임 심상찮다

대한유성 2020. 11. 12. 17:39

"부정행위 살피는건 트럼프 권한" 공화당 움직임 심상찮다

[중앙일보] 입력 2020.11.12 16:53 수정 2020.11.12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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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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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일 버지니아주 알링턴 국립묘지를 찾아 참배했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공화당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불복 의사에 동조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런 움직임을 두고 이번 대선과 함께 치러진 상원 선거에서 다수당 지위를 잃을 수 있다는 공화당 내 우려가 반영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매코널, "부정행위 의혹 살피는 건 트럼프 권한"
공화당 불복 대열 합류 배경엔 조지아주 결선
현재 공화당 50 대 민주당 48, 공화당 1석 더 필요


다수당까지 1석이 모자란 상황에서 내년 1월에 있을 조지아주(州) 상원 결선 투표를 위해 트럼프 대통령 지지층의 표심을 잡아야 한다는 정치적 계산이 작용했다는 것이다.

11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와 포브스 등에 따르면 공화당 상원 의원 53명 중 최소 17명의 상원 의원이 조 바이든 당선인 축하를 거부했고, 대부분의 공화당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부정 선거를 주장하며 제기한 소송을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바이든 당선인의 승리를 공개적으로 축하한 공화당 상원 의원은 4명에 불과했다.

앞서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9일 상원 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100% 그의 권한 내에서 부정행위 의혹을 살펴보고 법적 선택권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3일 대선 후 침묵했던 매코널 대표가 트럼프 대통령 지원을 위해 입을 연 것이다. 공화당 일인자 격인 매코널 대표의 불복 대열 합류는 사실상 공화당의 합류를 의미한다.

미치 매코널 미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가 지난 10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마이크 펜스 부통령도 이날 트위터에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우리를 위해 계속 싸우고 있고, 우리도 합법적인 투표가 집계될 때까지 싸울 것”이라고 적었다. 윌리엄 바 법무부 장관도 연방 형사 검사들에게 부정선거 의혹에 대한 조사를 지시했다.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9일(현지시간) 트위터에 ″아직 선거가 끝나지 않았다″며 ″트럼프 대통령과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적었다. [트위터 캡처]

CNN 등 현지 언론은 “매코널 대표가 상원에서도 가장 제도를 중시하는 의원인 점을 고려하면 (그의 트럼프 소송 지지는) 흥미로운 일”이라며 “매코널은 내년 1월 5일에 열리는 조지아 상원 결선 투표에 집중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남은 조지아 2석… 상원 다수당 결정

100석 중 35석을 새로 선출한 이번 상원 선거에서 현재 공화당과 민주당(무소속 포함)은 각각 50석과 48석을 확보했다. 남은 2석은 내년 1월 결선투표까지 가게 된 조지아주 2석이다. 조지아는 주법에 따라 과반을 득표한 후보가 없을 경우 결선 투표를 진행한다.

조지아주 상원 의석 2석은 공화당이 차지하고 있던 의석이다. 지난해 12월 은퇴한 조니 아이잭슨 의원의 잔여 임기를 채우는 조지아주 특별선거에선 민주당 라파엘 워녹 후보가 32.9%를 득표하며 25.9%의 켈리 레플러 공화당 후보를 7%포인트 격차로 따돌리고 결선 투표를 기다리고 있다.

또 다른 조지아주 정규 선거에선 재선을 노리는 데이비드 퍼듀 공화당 후보가 49.7%를 득표하며 존 오소프 민주당 후보(48.0%)를 1.7%포인트 차이로 앞질렀지만 과반을 넘지 못하며 결선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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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통령이 상원의장을 맡는 미국에선 여당은 상원 의석의 절반인 50석을 차지해도 상원 다수당 지위를 누릴 수 있다. 상원 의결에서 여야 동수일 경우 부통령이 투표권을 갖기 때문이다. 48석의 민주당은 남은 2석 모두를, 50석의 공화당은 최소 1석을 차지해야 상원을 장악할 수 있다.

조지아주는 바이든 후보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득표율에서 막판 역전한 격전지로, 공화당 입장에선 자칫 상원 2석을 모두 민주당에 뺏길 가능성이 있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공화당은 상원 다수당의 운명을 결정할 결선투표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도움이 필요하다”며 “이 상황에서 공화당이 트럼프 대통령의 불복 입장에 반대하는 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지지층과 갈등을 빚게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폴리티코에 따르면 존 튠 공화당 상원 원내총무도 “트럼프 대통령은 엄청난 수의 지지자를 가지고 있고, 우리는 그(트럼프)의 유권자들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상원 다수당 안 되면 바이든 험로 예상

미국 상원은 내각의 인준과 통상 협정, 조약 체결 승인, 예산 편성 등 강력한 권한을 갖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11일 “바이든 당선인의 인수위원회는 경제, 의료정책, 기후변화 등의 분야에서 야심 찬 의제를 내놓았지만, 이 정책들을 철회해야 할 수 있다”며 “공화당이 조지아 의석 중 한 석이라도 차지한다면 바이든 당선인은 다수당 대표인 미치 매코널과 타협을 시도해야 한다”고 보도했다. 이어 “바이든 당선인은 (의회 통과를 거치지 않는) 행정 조치에 만족해야 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제임스김 아산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상원 다수당 원내대표가 갖는 의제설정권이 핵심”이라며 “공화당이 다수당이 될 경우 원내대표가 개혁을 위한 각종 법안 등에 대해 의제 설정을 뒤로 미루는 방식으로 이를 저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렇게 되면 바이든이 추진하려는 그린 뉴딜, 최저임금 인상 등 많은 정책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치 매코널 미국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 공화당이 조지아주에서 1석이라도 차지할 경우 다수당 원내대표 자리를 유지한다. [AP=연합뉴스]

이번 선거에서 7선에 성공한 매코널 의원은 만장일치로 상원 공화당 원내대표에 재신임 됐다. 오는 1월 조지아주 결선투표에서 공화당이 1석이라도 차지할 경우 다음 다수당의 원내대표를 유지한다.

석경민 기자 suk.gyeongmin@Joongang.co.kr



[출처: 중앙일보] "부정행위 살피는건 트럼프 권한" 공화당 움직임 심상찮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