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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메모의 기술

대한유성 2010. 1. 22. 20:21

사카토 켄지 지음/고은진 옮김

프롤로그 - 메모에는 특별한 형식이 없다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라고 한다. 어디서든 정보를 쉽게 접할 수 있는 오늘날에는 필요한 정보와 문득 떠오른 아이디어를 메모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메모하는 습관은 아주 사소한 일 같지만 비즈니스는 물론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해 준다. 메모한 자료를 정리하고 보관해 두면 잊어버렸던 일을 기억해 내거나 나중에 여러 형태로 활용할 수도 있다.

메모는 특별히 정해진 형식이 없다. 시간이 지난 후에도 본인이 알아볼 수 있으면 된다. 어렵고 딱딱하게 생각하지 말고, 그때 그때 떠오르는 것을 기록하면 된다. 메모에는 특별한 종류나 형식은 없지만 일정한 체계가 있다. 목적과 주제를 설정하고 그게 맞는 구조와 흐름을 만들다 보면 저절로 메모하는 습관이 생긴다.

1장 메모를 위한 기본 조건
메모는 습관이다
• 언제 어디서든 메모한다 - 나는 새로운 아이템을 찾아 기획, 구성하고 프레젠테이션을 거쳐 실행에 옮기는 일을 한다. 말하자면 머리가 재산인 셈이다. 아이디어는 때를 가리지 않고 떠오른다. 순간적인 발상을 ‘나중에 정리해야지’ 하고 미루다 보면 금세 잊어버린다. 그래서 나는 메모를 시작했다. 물론 처음에는 쉽지 않았다. 막상 메모를 하려면 수첩이 없거나 상대방의 말을 듣는 데 집중하느라 메모할 시간을 놓치기 일쑤였다.

나는 생각을 줄이고 대신 펜을 빨리 움직이는 연습부터 시작했다. 항상 작은 수첩을 휴대하고 다니며 떠오르는 것은 즉시 기록할 수 있도록 했다. 침대 머리말이나 목욕탕에도 메모지를 놓아두었고, 회식을 하거나 친구들과 술을 마실 때 기발한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나무젓가락 포장지나 컵 받침 또는 냅킨에 적기도 했다. 중요한 것은 언제 어디서든 메모하는 습관을 기르는 것이다.

• 수첩을 자주 볼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한다 - 추천할 만한 방법으로는 수첩에 자신이 좋아하는 사진을 붙여두는 것이다. 사진 보는 것이 습관이 되자, 자연히 수첩에 적어둔 메모까지 보게 되어 친구나 가족의 생일은 물론 비즈니스에 관련된 일까지 확인하게 되었다. 또한 한번씩 좋아하는 사진을 보게 되니 기분 전환에도 많은 도움이 되었다. 이런 식으로 1년 동안 메모한 수첩을 보관하면 1년 동안 자신이 살아온 기록이 된다. 또한 반복적으로 기록함으로써 메모 능력도 향상된다.

• 잘하려고 하면 오히려 역효과만 생긴다 - 메모는 키워드나 기호만으로도 충분하다. 굳이 예쁜 글씨로 쓰지 않아도 된다. 메모는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것이 아니다. 나중에라도 본인만 알아볼 수 있으면 된다. 메모하는 습관이 생기면 자기도 모르게 손이 움직인다. 머리로 생각한 후 손에 명령을 내리는 것이 아니라 손이 저절로 움직인다.
유형별 메모의 기술
• 기억과 기록은 다르다 - ‘기억’은 임의로 생각해낼 수 있지만, ‘기록’은 소재를 모르거나 끄집어내려고 생각하지 않는 한, 계속 그대로 묻혀 있다. 간단히 말해 어떤 목적을 위해 쉽게 정보를 끄집어낼 수 있으면 기억이고, 경로를 통해 찾지 않으면 끄집어낼 수 없는 것이 기록이다. 그러나 기록을 계속하다 보면 기억이 좋아지는 경우도 있다.

• 타입에 따라 메모하는 방법이 다르다 - 회사에서 내근하는 사람과 아침부터 거래처로 직행하는 사람은 일의 성격이 다르므로 메모하는 방법이 다르다. 더구나 선천적으로 꼼꼼한 사람과 메모를 귀찮아하는 사람, 반대로 너무 메모에 열중한 나머지 메모 내용보다 메모하는 행위에 비중을 두는 사람도 있다.

① 꼼꼼한 타입 : 이런 사람은 메모를 하지만 적절하게 활용하지 못할 때가 많다. 언제든지 꺼내 볼 수 있도록 작은 수첩을 휴대하는 것이 좋다. 메모한 내용을 활용할 수 있도록 ‘처리할 일’의 리스트를 작성하여 체크해 보라.
② 감성적인 타입 : 많은 아이디어가 떠오르지만 그것을 적절하게 축적하거나 체계적으로 정리하지 못하는 유형이다. 이런 사람들은 언제든지 메모할 수 있도록 수첩을 가지고 다니는 것이 좋다. 그리고 사용한 후에는 주제별로 메모를 정리하여 노트에 옮겨 적는다. ‘데이터베이스화’하기 위해서이다.
③ 지성적인 타입 : 이런 사람은 이론적이며 생각하기를 좋아한다. 또한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는 일에 열중한 나머지 다른 정보에는 별로 관심이 없다. 사진을 찍어 나중에 직접 보면서 감상을 이야기하거나 잡지 기사 등을 오려 붙여 시각적으로 데이터베이스화하면 감성 발달에 도움이 된다.
④ 변덕스런 타입 : 이런 사람은 아예 메모를 하지 않거나 혹시 하더라도 제대로 보관하지 못한다. 게다가 지속적으로 메모하지 못하기 때문에 다이어리를 사도 그때만 잠깐 사용할 뿐 금방 잊어버린다. 따라서 휴대전화 및 최신 기기를 사용하거나 집안 곳곳에 메모하는 습관을 기르도록 한다.


2장 메모의 기술 7가지
언제 어디서든 메모하라
• 눈에 잘 띄는 곳에 메모한다 - 해결되지 않은 문제가 있을 때 덮어두려고만 하면 오히려 필요 이상으로 불안해지는 경험이 있을 것이다. 차라리 겉으로 드러낼 때 냉정하게 대처할 수 있다. 메모도 마찬가지다. 늘 지니고 다니는 것, 늘 보이는 곳에 메모한다. 플립 형태의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사람이 있는데, 그는 덮개 안쪽에 포스트잇을 붙여두고 급할 때는 거기에 메모한다고 한다. 메모한 내용은 수시로 확인하고 체크한 뒤 처리하지 못한 일은 따로 수첩에 적어둔다. 그리고 어떤 이는 휴대전화의 수첩이나 메인 화면에 잊지 말아야 할 일을 써두기도 한다.

나는 일정을 적은 화이트보드를 현관 입구에 걸어둔다. 그러면 집을 나서기 전에 구두를 신으며 오늘은 어떤 일이 있고, 또 무슨 일을 해야 하는지 한눈에 알 수 있을 뿐 아니라 한 주간의 일정까지도 확인할 수 있다. 바쁘다는 핑계로 따로 메모할 시간이 없는 사람도 이 정도는 당장 시작할 수 있고, 효과도 바로 확인할 수 있다.

언젠가 간호사들이 손등에 가는 유성 사인펜으로 환자의 이름과 주사 종류를 메모하는 모습을 본 적이 있다. 아무리 바빠도 절대 잊으면 안 되는 사항을 메모하는 장면이었다. 손등은 항상 눈에 보이는 부분인데다 유성 사인펜은 쉽게 지워지지도 않는다. 과연 인간의 생명과 관련된 일을 하는 사람들의 지혜라고 할 수 있다. 미관상 좋지 않더라도 확실하게 눈에 띄는 곳에 메모하는 것이 실수를 막는 요령이다.

잊어버릴까봐 불안할 때는
① 크고 선명한 포스트잇을 늘 지니고 다니거나 늘 보이는 곳에 붙여둔다.
② 휴대전화에 포스트잇을 붙이거나 수첩 등을 적절하게 이용한다.
③ 눈에 잘 띄는 손등에라도 메모한다.

중요 사항은 한눈에 띄게 하라
• 메모하면서 주요 사항을 점검한다 - 메모는 대부분 급하게 작성하기 때문에 하루만 지나도 무슨 내용인지 알아볼 수 없는 경우가 많다. 메모할 때는 항상 다음과 같은 사항에 유의한다.

① 중요한 일에는 밑줄을 긋는다.
② 좀더 중요한 말에는 동그라미를 그린다.
③ 키워드는 삼색 볼펜을 사용해 강조한다.
④ 중요한 내용은 다른 페이지에 별도의 항목으로 요약해 눈에 잘 띄게 한다.

• 중요한 부분이 한눈에 들어오도록 메모한다 - Y는 평소 주머니에 들어갈 정도로 작은 수첩을 가지고 다니는데, 그 수첩은 ‘기억해야 할 일’, ‘문득 떠오른 생각’, ‘좋아하는 시구’로 구분되어 있다. 회의 때는 커다란 노트를 사용하므로 이 수첩은 어디까지나 그의 ‘아이디어 비망록’인 셈이다. 그는 메모를 할 때 대부분 검은 색을 사용하지만, 업무상 도움이 될 만한 발상이나 시 구절은 빨간 펜을 사용한다.

메모하는 방법에는 정답이 없다. 자기에게 가장 편한 방법을 사용하면 된다. 나는 보통 검은색 펜을 사용하는데, 색깔로 구분되지 않기 때문에 남보다 자주 읽으며 점검하고 분류한다. 중요한 부분에는 밑줄을 긋거나 동그라미로 표시하며, 시각적인 효과를 고려해 그림과 도형도 자주 사용한다. 상대방이 말한 내용을 간략하게 그림으로 그려 ‘이런 말이죠?’하고 확인하는 경우도 많다. 자신에게 맞다고 생각하는 방법이면 어떤 방법을 사용하든 상관없다. 하지만 시간이 지난 후 다시 검토했을 때 중요한 부분이 한눈에 들어오는 것이 좋은 메모다.


3장 일과 메모
업무를 시작하기 전의 메모
• 먼저 머릿속을 정리한 후 일을 시작한다 - 술을 마신 다음날이나 장기 휴가를 마치고 출근한 날에는 일의 능률이 오르지 않는다. 이럴 때는 우선 그날 할 일을 정리한다. ‘처리할 일’의 리스트를 작성하는 것이다. 여러 가지 방법이 있지만 나는 다음과 같은 방법을 애용한다.

① 먼저 큰 종이에 자신의 기분이나 심적 상태를 적는다. 어느 정도의 일을 소화할 수 있을지를 체크하는 것이다.
② 날짜, 요일, 시간을 큰 글씨로 적고, 요일별로 평소의 업무를 적는다.
③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적는다.
④ 그 아래에는 그 일을 지금 해야 하는지, 아니면 오후에 해도 좋은지를 적는다.
⑤ 일을 요약, 정리함으로써 머릿속이 정리된다.

• 일의 우선순위를 정한다 - 기본적으로 스케줄을 계획할 때는 달력을 보면서 한다. 요령은 다음과 같이 간단하다.

① 자신이 할 수 있는 업무량이나 수준을 고려하여 일정을 잡는다.
② 반드시 우선순위를 정한다.
③ 업무가 변경되거나 스케줄이 확정되지 않는 등 예측할 수 없는 일에 어느 정도 여유를 두어야 할지 생각한다.

스케줄을 결정할 때는 본인의 일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상담에 응한다는 생각으로 객관적으로 판단한다. 우선순위를 정하는 것만으로도 머릿속이 정리되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협상할 때의 메모
• 자신의 생각과 이야기를 단어로 표기한다 - 협상할 때는 상대방의 발언 내용을 일일이 적지 말고 단어만 적는다. 이때 기호나 암호를 사용해도 상관없다. 자신의 생각과 이야기도 단어로 표기한다. 누가 한 이야기인지는 A와 B로 구분하여 행을 바꾸어 쓴다. 이 메모만 있으면 시간이 흐른 후에도 그때 어떤 이야기를 주고받았으며 어떤 결론을 내렸는지 한눈에 알 수 있다. 여기까지만 메모해도 충분하지만, 가능하면 이 메모를 복사하여 협상이 끝난 후 주고받은 대화를 정리하면 그때의 상황을 좀더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기획서를 위한 음성 메모
• 떠오른 생각을 녹음한다 - 기획서를 작성할 때는 미리 주제와 아이디어를 메모한다. 이럴 때 음성 메모가 의외로 효과를 발휘한다. 메모는 쓰려는 생각이 앞서기 때문에 오히려 잘 안 된다. 막상 메모하려고 마음먹어도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알 수가 없다. 따라서 이런 사람들은 본인의 생각과 의견을 굳이 글로 쓰려 하지 말로, 카세트 녹음기나 IC 레코더에 녹음하여 나중에 듣고 다시 정리한다.

평소 자신의 생각을 자연스럽게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은 손으로 하는 메모보다 녹음이 훨씬 빠르다. 게다가 다른 사람들과 함께 있는 자리에서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므로 정리가 덜 되거나 소리가 작아도 괜찮다. 다만 녹음하기 전에 미리 전체의 흐름과 결론을 작성하는 메모 정도는 한다.

• 녹음된 내용을 듣고 정리하는 능력을 기른다 - 녹음은 편하게 말할 수 있는 것부터 한다. 처음에는 ‘…에 대해’ 또는 ‘결론’ 등 제목을 붙이는 것이 요령이다. 녹음한 후에는 한 번은 제대로 들어봐야 한다. 필요한 말을 다 했는지, 생각의 정리가 제대로 되지도 않았는데 녹음된 부분은 없는지 등을 살핀다. 만약 그런 부분이 있으면 한 번 더 녹음하거나 잘못된 부분 또는 누락된 부분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적는다. 그 다음에는 제목마다 녹음된 말을 글로 적는다. 몇몇 항목은 하나로 통합할 수 있으므로 내용을 정리하면서 적는다. 이것을 전체의 흐름에 따라 순서대로 정리하여 두세 장의 용지에 주제별로 적는다. 그리고 정리한 시트와 항목별로 적은 내용을 보면서 기획서를 완성한다.

이렇게 한번 익힌 기술은 메모해야 하는 모든 상황에 참고가 된다. 다른 사람과 협상하거나 세미나, 회의에서 이해하는 정도가 늘어날 뿐 아니라 듣는 것으로도 내용을 파악할 수 있게 된다. 그러다 보면 기획서 작성쯤은 간단히 할 수 있으며, 머지않아 녹음기도 필요 없게 된다.


4장 일상과 메모
전화 통화를 위한 메모
• 전화를 받을 때는 그 전화 용건에 집중한다 - 이메일이 보편화되기는 했지만 일상생활에서 전화는 여전히 중요한 도구다. 전화를 받을 때는 그 전화 용건에 집중하고 일단 통화가 끝난 후에는 즉시 하던 일에 열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즉, 사고를 순식간에 바꾸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바쁜 와중 전화를 받았을 때는 상대방의 말을 빠짐없이 메모하고, ‘이번 주 무슨 요일까지 반드시 가부를 결정해 연락하겠다’는 식으로 대답한다. 빨리 끊으려는 생각이 앞서 전화에 집중하지 못하면 상대방의 이야기가 제대로 들리지 않기 때문이다. 단, 상대방이 중요한 거래처일 때는 이 방법을 피한다. 이 방법은 대등한 입장에 있는 사람이 전화를 걸어왔을 때만 통용된다는 점에 유의하자.

메모할 때는 이야기 도중에 나오는 ‘숫자’와 ‘고유명사’를 꼭 기록한다. 숫자를 잘못 기억하면 나중에 큰 문제로 확대될 수 있다. 마치 캐치볼을 하듯 정확하게 받고 정확하게 돌려줘야 한다. 메모지는 가능하면 큰 종이를 준비하여 단숨에 적어 내려가고, 나중에 따로 시간을 내어 요점만 정리한다.

• 전화를 걸기 전에 통화해야 할 내용을 적어본다 - 자신이 직접 전화를 할 때는 생각 없이 무조건 수화기부터 들지 말고, 미리 ‘무슨 말을 어떻게 하고, 또 무엇을 확인할지’를 메모지에 적어본다. 상대방에게 이야기할 내용을 미리 항목별로 메모한 후 전화를 걸면, 자신의 의사를 더욱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다.

또한 바쁠 때 걸려오는 전화는 매우 귀찮고 방해가 된다. 이런 경우는 나뿐만 아니라 상대방도 마찬가지다. 따라서 팩스나 메일로 용건을 보내며 ‘잠시 후 정식으로 전화 드리겠습니다’라는 말을 덧붙이거나 ‘지금 급한 일이 있는데 잠시 후에 통과하면 안 될까요?’하고 의향을 물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렇게 하면 쓸데없는 시간 낭비를 줄이고, 상대방의 이야기를 흘려듣는 실수도 하지 않게 된다.

강연회나 세미나에서의 메모
• 대화 내용을 모두 메모하지 말라 - 각종 세미나와 강연회 등에 참가하여 자기계발을 하고 동시에 인맥을 넓히려는 사람이 많다. 이런 경우 대부분의 사람들은 메모는 하지 않고 듣기만 한다. 이럴 때는 이야기의 내용을 일일이 메모하지 않는 것이 좋다. 장황한 이야기를 모두 적으려다 보면 핵심이 불분명해진다. 따라서 자신의 업무나 생활 양식에 관련된 일, 관심 있는 일만 메모한다. 그러면 메모의 양이 줄어 다음에 정리할 때도 편하다.

• 메모를 통해 강연 내용을 내 것으로 만든다 - 강연회나 세미나에서 하는 메모는 학창 시절에 하는 필기와 비슷하다. 수업 시간에 선생님의 말씀을 노트에 필기하듯이 세미나 내용을 메모하는 것은 자신의 기량을 향상시키는 지름길이다. 내가 아는 사람 중에 세미나에서 메모할 때 항상 노트의 왼쪽 페이지만 사용하는 이가 있다. 그는 오른쪽 페이지는 공백으로 남겨두었다가 훗날 다시 읽으며 감상과 아이디어를 덧붙이거나 관련 자료를 복사해서 붙이기도 한다. 결과적으로 그 노트는 아주 귀중한 데이터베이스 역할을 한다.

• 발표할 때도 메모가 필요하다 - 나도 강연이나 세미나를 하고 있지만, 이야기가 길어져 규정 시간을 초과하거나 반대로 너무 빨리 이야기하여 시간이 남는 경우가 있다. 이런 때는 자신을 컨트롤하는 메모가 필요하다. 한 마디로 말해 하나의 이야기를 여러 장의 그림으로 구성하여 한 장씩 설명하는 그림 연극과 같은 것으로, 각 항목별로 종이에 간단하게 메모하여 그것을 보며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단, 이때 주의할 점은 절대 문장으로 적지 않는다는 것이다.

문장으로 작성하여 보고 읽으면 이야기 내용이 좋을 때는 사람들의 마음을 끌 수 있지만, 내용이 하찮을 때는 중간에 고칠 수도 없어 결과가 좋지 않다. 결혼식의 판에 박힌 주례사처럼 아무도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 설명만으로 상대방을 설득하려면 요점이 되는 한 마디를 2∼3회 반복하면서 각 주제마다 개성 있게 이야기한다. 이때의 메모는 대본에 해당되며, 그것도 한 페이지에 한 줄짜리 대본이다.


5장 자기관리와 메모
마음의 안정을 위한 메모
• 메모는 작은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 메모에는 목적이 확실한 것도 있지만, 어떤 생각이나 발상을 이론적으로 정리하지 않은 채 감정에 치우쳐 하는 메모도 있다. 나중에 도움이 될지의 여부는 따지지 말고, 주머니에 작은 수첩과 필기구를 가지고 다니며 ‘시간 때우기’식으로 뭔가를 적는다.

정리되지 않은 말이 떠오를 때마다 하나씩 적는 메모도 있다. 이 작업은 우울하고 침울했던 기분을 가볍게 해주므로 계속하다 보면 마음속을 정리할 수 있게 된다. 이런 메모는 부정적인 사고방식을 갖고 있거나 우울증이 있는 사람에게 꼭 권하고 싶다. ‘큰일이네! 어떡하지?’ 하며 매사 불안해하는 사람들에게 메모는 마음의 안정을 가져다주고 기분을 좋게 해주기도 한다. 업무에는 별로 도움이 되지 않지만 자신의 추억이나 좋아하는 시를 기분 내키는 대로 써보라. 말하자면 ‘잡기장’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것을 항상 가지고 다니며 메모하다 보면 정신 세계와 마음의 공간이 넓어진다.

꿈속에서 영감을 얻는 메모
• ‘꿈 노트’를 만들자 - 꿈 노트는 많은 사람들이 쓰고 있다. 나도 몇 가지 방법을 사용해 보았다. 꿈을 꾼 날 아침에 잊어버리기 전에 쓰는 방법도 있고, 꿈을 꾸다가 한밤중에 깨었을 때 즉시 내용을 기록하고 마음을 안정시킨 후 다시 잠드는 방법도 있다.

보통 사람의 경우에도 꿈속에서 사업에 관련된 아이디어나 인간관계 개선에 도움이 되는 아이디어가 떠오르는 일이 적지 않다. 왜냐하면 한 가지 주제를 계속 생각하다 보면 일상생활에서도 그 주제에 관련된 것들만 보이고 꿈속에서도 그렇다. 꿈은 간혹 자신의 잠재의식을 일깨워주거나 생각지도 못한 상황을 설정해주므로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게 해준다.
• 잠들기 전에 ‘꾸고 싶은 꿈’을 써본다 - 꿈꾼 후에 메모하는 방법 외에 잠자리에 들기 전에 기대하는 꿈을 노트에 적는 방법도 있다. 날마다 이렇게 하면 정말 원하는 꿈이나 그와 비슷한 꿈을 꾸기도 한다. 원하는 꿈을 꾸기는 쉽지 않지만 그래도 시도해 볼 만한 가치는 있다.

에필로그 - 메모는 낭비다?
어떤 의미에서 메모는 낭비다. 계속 쓰고 있지만 활용되는 것은 극히 일부다. 회의 중에 열심히 메모해도 그 메모에서 쓸 만한 내용을 찾기란 쉽지 않다. 그렇다고 아예 메모를 하지 않으면 얼마 되지 않는 가능성조차 없어진다. 스케줄이 간단한 경우는 얼마든지 머리로 기억할 수 있다. 그러나 메모하지 않으면 언제 누구와 어디서 만났는지 금방 잊어버린다. 다행히 지금까지 메모하지 않고도 무리 없이 일을 진행했다고 하더라도 메모를 게을리 하면 머지않아 실수를 하게 될 것이다. 왜냐하면 세상에 완벽한 인간은 없으니까.

메모에 정해진 규칙은 없다. 반복하다 보면 언젠가 자기만의 개성 있는 메모를 할 수 있게 된다. 이 책에서 필자는 가능한 이론적인 설명은 피하고, 여러 상황에서 할 수 있는 다양한 메모 방법을 소개하려고 했다. 이제 자신에게 가장 잘 맞는다고 생각하는 것을 선택하여 익히면 된다.

‘이제 무엇을 해야 하지?’가 아니라 ‘오늘 꼭 해야 할 일은 이것과 이것’이라며 막힘 없이 일을 진행하며 인생과 일을 즐겨라. 메모는 이런 목적에서 한다. 메모를 잘할수록 그만큼 일하기 쉬워지는 것만은 틀림없다.

출처 : 올림
글쓴이 : 올림이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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