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부작으로 기획된 MBC TV 월화극 '에덴의 동쪽'이 최근 28회를 내보내며 반환점을 돌았다.
이 드라마는 196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질곡의 역사를 무대로 이동철(송승헌)과 이동욱(연정훈) 형제의 사랑과 복수를 그리고 있다.
이동욱은 재력가인 신태환(조민기)의 친아들이지만 같은 병원에서 동시에 태어난 신명훈(박해진)과 뒤바뀐 바람에 가난한 집에서 성장한다. 또 이동철과 이동욱은 아버지의 원수인 신태환에게 복수하는데 인생을 건다.
드라마는 '대사가 신파조다', '인물 구도와 소재 등이 지나치게 전형적이다' 등의 지적도 받고 있지만 힘있는 스토리를 바탕으로 9월부터 20% 대 중후반의 높은 시청률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250억 원을 투입한 대작의 위력인 셈이다.
이제 드라마가 후반부로 접어든 만큼 앞으로 스토리 전개에 시청자의 눈길이 쏠리고 있다. '출생의 비밀' 공개 후 주연들의 멜로와 복수전이 어떤 형태로 펼쳐질지가 관심거리다.
이동욱과 신명훈이 뒤바뀐 삶을 살고 있다는 사실은 내달 중순께 32~34부 정도에서 본격적으로 다뤄질 예정이다. 신명훈은 신생아를 바꿔 자신의 운명을 갈라 놨던 간호사로부터 이 사실을 전해듣는다.
출생의 비밀은 극중 인물 관계에 메가톤급 충격을 던지게 된다. 양춘희(이미숙)는 친아들로만 생각했던 이동욱이 원수의 자식이었다는 것을 알게 된 후 대단한 충격을 받게 되며, 어느 형보다도 동생을 각별하게 생각했던 이동철도 혼란한 감정의 소용돌이에 빠진다.
이미숙은 "출생의 비밀을 알게 되는 장면을 연기하려고 미리 머리 속으로 준비한다면 오히려 어색할 수 있을 것"이라며 "나 자신이 먼저 충격을 받고 놀라야 하기 때문에 그냥 맞닥뜨려 볼 것"이라고 말했다.
누구보다 당사자인 이동욱이 바뀐 운명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관심을 끌 것으로 보인다. 검사가 돼 신태환을 소환 조사하는 등 복수전을 펼치던 이동욱은 원수로 여겼던 신태환이 친아버지라는 사실을 알게 된 후 오열하게 된다.
카지노 대부 국회장(유동근)의 딸 영란(이연희)이 마이크(데니스 오)와 정략결혼을 한 후 멜로 라인에도 약간의 변화가 이뤄진다. 이동철과 영란은 서로 애틋한 사랑의 감정을 갖고 있었지만 결국 결혼에는 성공했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동욱의 연인이었던 민혜린(이다해)과 이동철 사이에도 묘한 기류가 형성된다. 민혜린은 업무적인 일로 자주 맞닥뜨린 이동철에 대해 호감을 품게 되고, 국회장도 두 사람을 연결해주려고 노력하게 된다.
재계의 거물로 성장해가는 이동철은 여러 수단을 동원해 신태환의 태성그룹을 본격적으로 압박해간다. 태성그룹 계열사인 전자회사를 인수하는 등 치밀한 복수전을 펼쳐나간다.
한 제작진은 "시청자들은 이미 출생의 비밀에 대해 잘 아는 상황이라 이를 어떻게 풀어내야 할지 고민이 많다"며 "복수전을 그리는 방식과 강도에 대해서도 작가 등과 긴밀히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