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규 부장검사, 尹조사 거부하고 하루만에 원대 복귀
▲ 윤석열 검찰총장이 18일 오전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검찰총장 대면 감찰 전격 지시’라는 초유의 상황에서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청사로 출근하면서 승용차 뒷좌석에 앉아 정면을 응시하고 있다. 연합뉴스 |
金, 호남·경희대 법대 출신
법무부 감찰실 파견에
“근거 없는 부당한 일” 반발
법무부가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지시로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감찰을 위해 인력증원에 들어갔지만 대상 부장검사가 “부당한 일”이라고 반발해 파견인사가 무산된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 내부에서는 추 장관의 윤 총장 직접 감찰 지시가 ‘무리수’라는 지적이 팽배해지고 있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부는 지난 13일 인천지검 형사1부장을 맡고 있던 김용규(47·사법연수원 30기) 부장검사에 대해 법무부 감찰담당관실 파견을 지시한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김 부장검사는 법무부 출근 하루 만에 파견 명령이 취소되고 인천지검으로 복귀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법무부는 김 부장검사에게 윤 총장에 대한 대면 감찰 조사 업무를 맡겼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김 부장검사는 윤 총장 감찰에 대해 ‘근거가 없는 부당한 일’이라고 거부했다는 전언이다. 이후 법무부는 파견명령을 취소하고 김 부장검사를 인천지검으로 돌려보냈다.
김 부장검사의 파견 취소를 두고 검찰 안팎에서는 ‘윤 총장을 잡으려다 무리수를 둔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애초에 김 부장검사의 파견 명령 자체도 사전 논의나 해당 검찰청과의 협의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채 급하게 진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일선 검찰청의 ‘형사1부장’ 직책은 부장검사 중 최선임으로 검사장과 차장검사에 이은 주요 보직인 만큼 외부 파견은 신중히 이뤄지는 게 통상적이기 때문이다. 법무부의 이 같은 일방 파견을 두고 검찰 내부에서는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나왔다.
법무부 측이 김 부장검사의 출신 지역과 ‘스펙’만 보고 일을 급히 처리하다 문제가 불거진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그는 호남 출신에 문재인 대통령, 친여 성향으로 평가받고 있는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과 같은 경희대 법대를 나왔다. 그러나 검찰 내부에서는 김 부장검사가 합리적이지 않은 사안에 대해서는 자신의 의견을 적극 표명하는 성품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만큼, 그가 자신의 학맥 등과 별개로 윤 총장 감찰지시에 대한 합리성을 따져 물은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한편 김 부장검사의 파견 취소에 관해 법무부와 김 부장검사 측은 구체적인 사유를 밝히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 부장검사는 언론의 질문에 “파견 취소는 법무부에서 결정한 사안이라 나는 모른다. 법무부에 문의하시라”고 답했다. 또 그는 ‘윤 총장 감찰 관련, 이견을 제시한 것이 파견 취소 이유가 아니냐’는 질문에도 “제가 답변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희권 기자 leeheke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