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무는 무술년 창가에서 / 동아 황정희
저물어가는 무술년을 돌아보니
그대를 만난 한해동안 무탈하고 안일하게
지내온 열두달 소풍길
만남과 이별의 아픔을 또 격어야할 시점
아무리 만남과 이별이 정해진 이치라지만
세월앞에 무차별하게 내동댕이 친듯한 마음
이별뒤에 만남이 있다지만 무술년과는
영영 만날수 없으리라
내 소풍 길에서는,
다시 만난다는 기약을 할수 없는 소풍객이
언제 끝날지 모르는 여행길에 그대 떠나보내야 하고
세모의 창가에서 이별 준비를 하며 그대에게
품었던 연정을 새로운 님( 己亥年년)에게 줘야할까
또 한해동안 소풍길이 무사하길 바라며
저무는 무술년 창가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