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린돈은 반드시 갚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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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전 이웃의 장례식장에 조문을 갔었습니다.
건강하게 혼자사는 독거 노인이 세상을 뜬겁니다.
몇년전에 아내가 먼저 세상을 떠나고
서울에 아들이 살지만 그래도 고향이 좋고 친구가 좋아서
고향에서 혼자 살던 칠순나이 갓 넘긴 사람이었습니다.
그 망인에게 친한 친구가 있었는데 --
장례식장 부의록에 그 친구가 써둔 글이 화제가 됐습니다.
"친구에게"
빌린돈 오백만원에서 우선 3백만을 부조함에 변제하고 나머지
2백만원은 다음달 중순까지 망인 아들에게 갚아 드리겠네
저승에 걱정 말고 편히 가시게 친구~!
그리고 부의금으로는 십만원이라고 적혀 있다는 겁니다.
사람들은 쉬운 이야기로 친구가 죽으면서 어려운 친구 형편알고
그냥 세상 떴는데 안갚아도 되는 돈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고
살기힘든 형편에 친구의 죽음앞에 양심을 속이지 않는
친구를 칭찬도 합니다.
상주인 아들 역시 아버지 생전 친구며 어렵게 사시는데
나머지 2백만원은 안갚아도 된다는 인사를 하였답니다.
아닐세 저승길에도 빚 두고 가면 눈을 못 갚는 법이여 그런소리 마시게
이웃 사람들 이야기로는 아들이 2백만원을 받게되면
다시 돌려 드려야겠다고 말하더라는 것입니다.
요즘 세상에 남의돈 어떻게 떼 먹나 하고 기회를 기다리는 세상인데 ---
죽은사람에게도 빚을 갚아야 저승에 눈감고 간다는 말이 참 명언 같다고-
생전에 절친이었던 두 사람의 우정이 친구가 죽은후에 더 돋보인다고
입 소문에 동네 사람들 모두 고개를 끄덕 입니다.
그렇지요 빚은 살아서도 죽어서도 갚아야하지요
<詩庭 박 태훈의 해학이 있는 아침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