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신앙2/인생관·철학

[스크랩] 하고 싶은 일, 해야 할 일

대한유성 2009. 5. 27. 16:21

하고 싶은 일, 해야 할 일
 즐거움 얻지만 일 마친후 허탈감 없는지… 기쁨 주고 만족 얻는게 더 큰보람 아닌지

 

하고 싶은 일과 해야만 할 일 사이에서 겪는 갈등은 공부라는 것을 시작할 무렵부터 계속 따라다닌 것 같다.  

“공부해야지!” 하는 한마디 때문에 하고 싶었던 일 중에 하지 못한 일들이 얼마나 많았던가.  

 

일본의 작가 도몬후유지(童門冬二)는 ‘생애청춘(生涯靑春)’이란 저서에서 인생을 본업과 여생으로 나누고, 본업보다 여생을 더욱 보람있게 사는 방법을 이야기한다.  

본업이 끝나는 순간은 마침표가 아니고 쉼표라는 것이다. 그는 은퇴 후 제2의 인생인 여생에서는 두 가지 일을 해야 한다고 말한다. 하나는 평소에 정말로 하고 싶었던 일이고, 다른 하나는 인간으로서 하지 않으면 안 될 일이라는 것이다.  

저마다 평소에 하고 싶었지만 시간이나 경제적인 여유가 없어서 하지 못했던 일에 도전해봄으로써 진짜 숨어 있는 재능을 발휘해 보라는 것이다. 이와 함께 인간으로서 꼭 해야만 할 일이지만 하지 못했던 일인 자신의 영혼을 위한 일이거나 가족의 한 사람으로서 어버이와 자식에 대한 의무, 더 넓게는 인류의 한 구성원으로서 국가와 사회에 대한 의무를 다 하라는 것이다.  

 

나도 은퇴 후에는 이런 두 가지 일을 해야겠다고 늘 생각했었다. 그 중에서도 내가 평소에 정말로 하고 싶었던 일들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더 컸다.  

그런데 나이가 들수록 하고 싶은 일보다 내가 인간으로서 꼭 해야만 할 일들이 무엇인지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게 되고 그 비중이 점차 커짐을 느낀다. 나이가 들어 건강이나 신체적인 제약으로 못하게 되는 일들이 많아진 이유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하고 싶은 일들을 다하자면 해야만 할 일들을 다 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기 때문이다.  

하고 싶었던 일을 다 해본다는 것은 자신에게 즐거움과 만족을 가져다 주겠지만, 일에 따라서는 마치고 난 후에 오히려 허탈감을 줄 수도 있을 것이다. 반면에 해야 할 일을 한다는 것은 반드시 즐거운 일만은 아니겠지만, 남에게 기쁨을 주고 이를 통해 자기자신이 만족을 얻는 일은 자신에게만 즐거움을 주는 일보다 더 큰 보람과 만족을 가져다 줄 것이다.  

오늘의 나를 감당하기도 분주한 시간을 살며, 한편으로 나의 한정된 능력과 시간 내에서 할 수 있는 좀더 보람 있는 일이 무엇인지를 생각해본다. 이것이 우리에게 마지막까지 남겨진 중요한 숙제가 아닐까? 
 

구학서 · 신세계 사장
출처:조선.2004.3.16

출처 : 愚公移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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